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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중국 내 반도체 사업 불확실성 확대.. 삼성·SK하이닉스 거점 다변화 고심 [위기의 K반도체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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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수출통제 유예 10월 종료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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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사업인 메모리반도체 동반 부진에 빠진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또 다른 고민거리는 오는 10월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통제 유예조치의 재연장 여부다.

국내 메모리 업계가 미국에 중국 내 장비공급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전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 미칠 파장이 큰 수출통제 유예조치가 단기간에 종료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미·중 갈등 심화에 따른 중국 내 반도체사업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국내 기업들이 중장기 관점에서 생산거점 다변화를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중국 공장에 대해 1년간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지 않고, 반도체 장비를 수입할 수 있는 수출통제 유예기간이 10월 종료된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 낸드플래시 공장을, SK하이닉스는 다롄(낸드)과 우시(D램)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시안 공장에서 전체 낸드플래시의 40%가량을 생산한다. SK하이닉스도 D램의 절반가량을 우시에서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10월부터 18나노미터(1㎚=10억분의 1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14나노 이하 로직반도체 생산장비의 중국 수출을 사실상 금지하고 있다. 업계는 일단 올해 미국이 대중국 수출통제 유예조치를 마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자국 주도의 반도체공급망 재편을 추진하고 있는 미국 입장에서 메모리 패권국이자 동맹국인 한국 기업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생산차질이 전 세계 공급망 불안으로 직결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당분간 신중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중장기적으로 사업계획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중 분쟁 수위가 격화되면서 그 여파가 국내 반도체 업계에도 속속 미치고 있어서다. 최근 미국의 대중국 수출규제 조치에 일본과 네덜란드도 동참하기로 결정한 게 대표적이다. 이에 따라 반도체 핵심장비를 만드는 어플라이드·램리서치·KLA 등 미국 기업뿐만 아니라 네덜란드 ASML, 일본 도쿄일렉트론(TEL) 등도 중국에 첨단장비를 공급하지 못한다.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서 언제든지 국내 기업들의 적극적 동참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국내 메모리 기업들은 중국 외 한국, 미국 등 반도체 생산거점 다변화에 가능성을 열어두며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시안 공장 운영계획에 대해 "안정적으로 운영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됐고, 이미 많은 투자가 이뤄졌기 때문에 매우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중장기 시장·글로벌 거래처 수요, 경제성·수익성 등 다방면의 검토를 통해 최적의 고객대응을 한다는 원칙을 기준으로 미래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레거시(구형) 공정은 중국에서, 최첨단 공정은 국내에서 만들며 생산체계에 변화를 줄 가능성이 있다"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평택캠퍼스와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투자를 늘리고 있는 만큼 추후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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