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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손흥민, FA컵 16강서 불사의 영웅 '데드풀' 대적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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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잉글랜드 프로축구 렉섬 구단주인 할리우드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 렉섬이 8일 FA컵 32강에서 셰필드를 꺾으면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과 맞붙을 수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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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31)이 영화 속 ‘죽지 않는 괴짜 영웅’과 대적할 가능성이 열렸다. 토트넘이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16강에서 마주할 지 모를 렉섬 A.F.C(5부리그)의 구단주가 영화 ‘데드풀’에서 불사의 주인공으로 출연한 캐나다계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47)기 때문이다.

앞서 토트넘은 지난달 28일 FA컵 32강전에서 손흥민의 멀티 골을 앞세워 프레스턴(2부리그)을 3-0으로 꺾었다. 오는 8일 열리는 렉섬과 셰필드 유나이티드(2부)의 32강전 재경기 승자가 향후 토트넘과 8강행을 다툰다.

앞서 렉섬은 지난달 30일 32강전에서 셰필드와 3-3으로 비겼다. 렉섬이 3-2로 앞서다 종료 직전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하자, 구단주인 레이놀즈가 관중석에서 얼굴을 감싸 쥐며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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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손흥민은 지난달 28일 FA컵 32강전 프레스턴전에서 멀티골을 터트려 3-0 승리를 이끌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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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남자’로 꼽히기도 했던 레이놀즈는 지난 2021년 동료 배우 롭 매컬헤니(46)와 함께 200만 파운드(30억원)에 잉글랜드 내셔널리그(5부리그) 구단 렉섬을 인수했다. 지난 1864년 웨일스의 렉섬을 연고로 창단해 세계에서 3번째 오래된 축구 팀을 되살리기 위해서다.

구단 경영권을 갖고 있던 팬 모임 ‘렉섬 서포터스 트러스트’의 특별 총회에서 97.5%에 달하는 찬성표를 받았다. 레이놀즈는 인수 공약으로 다큐멘터리 제작을 내걸었는데, 지난해 미국 유료 채널 FX에 구단 일상을 담은 ‘웰컴 투 렉섬’ 시리즈가 방영된 뒤 연일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할리우드 스타가 노동자가 많은 ‘블루 컬러 도시’ 렉섬에서 시설이 형편없는 축구단을 벼락치기로 운영한다는 내용의 논픽션 다큐멘터리다. 렉섬 구단의 소셜미디어 팔로워는 150만명을 돌파했고, 유니폼은 2만4000장 이상이 팔렸다. 홈 경기엔 데드풀 복장을 입은 팬까지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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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렉섬 선수들이 작년 11월 손흥민의 전매특허인 찰칵 세리머니를 따라했다. 손흥민을 위한 깜짝 이벤트였다. 렉섬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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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도 다큐를 보고 렉섬 팬이 됐다. 지난해 11월 렉섬 선수들이 리그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손흥민의 ‘찰칵 세리머니’를 따라했다. 카타르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안와골절로 수술을 받은 손흥민의 쾌유를 기원하는 깜짝 이벤트였다. 웨일스 출신의 토트넘 팀 동료 벤 데이비스가 렉섬 구단에 손흥민을 위한 격려의 메시지를 부탁한 결과였다. 지난 1일 FA컵 16강 대진이 발표되자, 렉섬 구단은 토트넘과 맞대결을 꿈꾸며 구단 트위터에 손흥민 세리머니를 따라하는 선수들 사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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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팬과 사진찍는 레이놀즈(오른쪽) 렉섬 구단주.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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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섬은 FA컵 64강에서 2부팀 코벤트리에 4-3 역전승을 거두며 32강에 올랐다. 아울러 리그 2위(20승5무2패)로 4부리그 승격에 도전 중이다. 미국과 웨일스를 수시로 오가며 렉섬을 챙기는 레이놀즈는 “10년 내 프리미어리그에 도달하는 게 목표다. 안될 게 뭐가 있나”라고 말했다. 두터운 팬 층과 수많은 스폰서를 확보해 새 경기장도 짓고 있는 렉섬이 본머스, 브렌트포드처럼 1부리그로 올라오지 말란 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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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널 투자에 의향을 보인 할리우드 배우 리즈 위더스푼.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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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영화 ‘금발이 너무해’로 유명한 여배우 리즈 위더스푼(47·미국)은 프리미어리그 명문 아스널에 푹 빠졌다. 최근 영국 BBC 더원쇼에 출연해 ‘레이놀즈처럼 영국 축구팀에 투자할 의향이 있는가’란 질문을 받고 “아스널에 (투자할) 기회가 있다면 아들과 모두가 기뻐할 거다.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팀”이라 답했다. 위더스푼은 지난해 제작사 ‘헬로 선샤인’을 1조원에 매각하는 등 순 자산이 4800억원에 달하는 연예 재벌이다. 미국 프로축구 내슈빌SC 지분도 갖고 있다.

지난달 프리미어리그 본머스를 인수한 공동 투자자 중엔 영화 ‘블랙 팬서’에 출연한 배우 마이클 B.조던(36·미국)도 있었다. 한국 배우 김수로(53)는 지난 2018년 런던 연고 구단 첼시 로버스를 인수해 구단주가 됐다. 팀은 지난 시즌 13부리그에서 우승해 12부로 승격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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