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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밑빠진 독인줄 알았던 이 사업, 삼성·LG 희망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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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인수한 하만, 성장사업으로 자리매김
LG전자 VS사업본부 흑자전환…수주잔고 80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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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비즈니스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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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해 주력 사업들의 부진 속에서도 희망을 봤다. 바로 전장(자동차 전자부품) 사업이다. 그동안 존재감이 미미했던 전장 사업은 최근 차량 전동화가 진행되면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두 회사는 전장사업의 성장성을 확인한 만큼 미래 먹거리로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고민거리서 희망으로

삼성전자의 전장 자회사 하만(Harman)은 지난해 88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전년(6000억원) 대비 46.7%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도 13조2100억원으로 2021년보다 31.6%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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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하만 연간 실적 /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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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아직 삼성전자 내에서 큰 역할을 담당할 만큼 성장한 것은 아니다. 지난해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43조3800억원)에서 하만이 차지하는 비중은 2%에 불과하다. 2016년 11월 하만을 인수할 당시 80억달러(약 9조7800억원)을 투자했지만, 지금껏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만은 인수 이후 지난해까지 총 2조8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다만 중요한 건 성장성이다. 지난해 4분기 하만은 전 분기 대비 600억원 증가한 37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주력 사업인 DS(반도체)부문 영업이익(2700억원)을 뛰어넘었다. 이 기간 삼성전자의 모든 사업부 영업이익이 줄어든 상황 속에서도 전장 사업만 유일하게 성장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삼성전자도 하만의 잠재력에 주목했다. 서병훈 삼성전자 IR팀장(부사장)은 지난달 31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하만과 관련 "올해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전장 및 소비자 오디오 시장이 소폭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전장사업은 디지털 콕핏(디지털화한 운전석 공간)과 카오디오 중심으로 수주를 늘려 매출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장 부문에서 가능성을 본 건 LG전자도 마찬가지다. LG전자에서 전장 사업을 담당하는 VS(Vehicle component Solution)사업본부는 지난해 영업이익 1696억원을 기록했다. 연간기준 흑자를 기록한 건 2015년 이후 처음이다. 작년 매출도 8조6496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전체 매출(83조4673억원)의 10%를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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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VS사업본부 연간 실적 /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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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까지 쌓인 수주 잔고도 80조원에 달한다. 김주용 LG전자 VS경영관리담당 상무는 지난달 27일 컨퍼런스콜에서 "(VS사업본부는) 2022년 신규 수주 급증에 힘입어 80조원 수준 수주잔고를 기록했다"며 "제품별 비중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제품이 총 잔고 규모의 60%대 중반, 전기차 부품이 20% 수준, 차량용 램프가 10% 중반 수준"이라고 밝혔다.

일감이 두둑히 쌓여있다보니 올해도 '꽃길'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완성차 생산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전장 사업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전기차가 많이 보급되고 자율주행 기술이 발달할수록 전장 사업은 더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속 페달 밟는다

전장 사업은 미래 전망도 밝다. 전 세계적으로 자율주행 기술이 고도화되고 전기차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차량 내 전장 부품 비중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전 세계 전장사업 시장 규모는 2024년 4000억달러(약 487조7600억원), 2028년 7000억달러(약 853조5800억원)를 넘어설 전망이다.

전장 사업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차량용 반도체 △디스플레이 △텔레매틱스 등으로 나뉜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IVI(In-Vehicle Infortainment)다. IVI는 영화·게임·TV·SNS와 같은 엔터테인먼트 기능과 내비게이션, 모바일 기기와 연동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기나 기술을 의미한다. 최근 자율주행 기능이 고도화되면서 IVI 역시 다양한 기능을 요구하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하만을 중심으로 IVI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하만은 앞서 주요 자동차 회사들로부터 IVI, 디지털 콕핏 등을 수주받으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메르세데스-벤츠 EQS의 MBUX 플랫폼을 공급한 데 이어 BMW iX에 5G 통신 장비를 업계 최초로 공급했다.

또 삼성전자는 지난해 2월 독일의 '아포스테라'를 인수하고 전장 사업 경쟁력을 강화했다. 아포스테라는 자동차용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및 내비게이션 등에 증강현실(AR)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하만의 디지털 콕핏 기술에 아포스테라의 AR 솔루션을 더해 IVI 시장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LG전자는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 업체인 마그나와의 협력을 통해 전장 사업 강화에 나섰다. 마그나는 동력계 부품인 파워트레인부터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 자율주행 솔루션까지 다양한 자동차 부품을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LG전자의 IVI 기술력과 마그나가 보유한 자율주행 관련 솔루션을 통합해 자율주행 시대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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