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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방음터널 ‘불쏘시개’ 아크릴 걷어내고 대피로·소방시설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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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도로 방음시설 화재 강화대책’

방음터널 34%가 화재 취약 아크릴 사용

내년 2월까지 PC, 강화유리로 교체키로


한겨레

지난해 12월 경기도 과천시 갈현동 제2경인고속도로 북의왕교차로(IC) 인근 방음터널 화재사고 현장.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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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최근 잇따른 도로 방음시설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화재에 취약한 아크릴 소재를 교체하는 등 강화된 안전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로 5명이 사망하자 전수 조사를 거쳐 긴급히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총리 주재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도로 방음시설 화재안전 강화대책’을 확정했다.

국토부 전수조사 결과 전국에 설치된 170개 방음터널 중 58개(34%)와 1만2118개 방음벽 중 1704개(14%)에 화재에 취약한 폴리메타크릴산메틸(PMMA) 소재가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내구성이 강한 아크릴 소재 계열로, 불에 잘 타는 피엠엠에이는 방음터널 화재에서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 또 화재 발생 시 대피와 연기 배출이 어려운 밀폐형 방음터널도 110개로 전체의 65%를 차지했다.

이에 국토부는 우선 피엠엠에이 소재를 사용한 방음터널 58곳을 화재 안전성이 높은 재질인 폴리카보네이트(PC)나 강화유리로 조속히 교체하기로 했다. 국토부 소관 고속도로와 국도 구간의 방음터널부터 소재 교체에 돌입하고, 올해 말까지 공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지방자치단체 소관 방음터널도 교체계획을 수립하도록 해 내년 2월까지 교체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방음터널 58곳을 폴리카보네이트로 교체하려면 최소 2천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폴리카보네이트는 인화점이 피엠엠에이(섭씨 280도)보다 높은 섭씨 450도로, 옆으로 불이 번지지 않는 특성이 있다.

국토부는 앞으로 설치되는 방음터널이 화재 안전성을 갖추도록 피엠엠에이 소재 사용을 금지하고, 비상대피로 설치 의무화 등 설계 기준도 마련하기로 했다. 또 방음터널을 소방시설법상 ‘특정소방대상물’에 포함해 일반 터널에 준하는 소방시설 설치를 의무화하고, 도로안전법(가칭)을 제정해 화재에 안전한 자재·공법 인증제도, 도로 안전도 평가제도 등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도시계획을 세울 때 간선도로 주변에 소음 영향이 적은 업무시설이나 공원을 배치하도록 해 방음터널과 방음벽 설치도 억제할 방침이다.

김형철 국토부 도로시설안전과장은 “최근 도시개발이나 택지지구 사업 때 아파트 단지와 지나치게 가깝게 간선도로가 통과하는 사례가 많아졌고, 이로 인해 방음터널과 방음벽 설치 수요가 덩달아 늘어난 측면이 있다”며 “택지·도시개발 관련 업무지침을 개정해 간선도로 옆에는 가급적 아파트 단지 배치를 제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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