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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미국 전략자산 뜨자 북한 “초강력 대응” 반발…끝없는 ‘도발 대 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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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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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일 미국 전략자산이 동원된 한·미 공중연합훈련 직후 “초강력 대응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전략자산 전개 수준에 따라 일일이 맞대응한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한·미 확장억제력 강화와 북한의 군사적 도발이란 출구 없는 대립이 올해도 반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공개한 외무성 대변인 명의 담화에서 “미국은 2월부터 남조선과 핵무기 사용을 가상한 확장억제수단 운용 연습과 역대 최대 규모의 야외 기동 실탄사격 훈련을 비롯하여 규모와 범위가 대폭 확대된 연합훈련들을 연이어 강행하는 것으로 우리와의 전면 대결의 도화선에 불을 지피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날 서해 상공에서 실시된 올해 첫 한·미 연합공중훈련에 대한 즉각적인 반발로 해석된다. 훈련엔 미국 B-1B 전략폭격기와 F-22, F-35B 전투기 등 전략자산이 참가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시사한 전략자산의 “더 많은 전개”가 다음날 바로 현실화된 것이다.

외무성은 오스틴 장관 발언을 거론하며 “조선반도 지역을 하나의 거대한 전쟁 화약고로, 더욱 위태한 전쟁지역으로 변화시키는 결과만을 빚게 하는 미국의 위험천만한 기도의 집중적인 표현”이라고 비난했다.

외무성은 미국에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외무성은 “미국의 그 어떤 군사적 기도에도 ‘핵에는 핵으로, 정면대결에는 정면대결로’라는 원칙에 따라 초강력 대응할 것”이라며 “미국이 조선반도(한반도)와 주변지역에 전략자산들을 계속 들이미는 경우 우리는 그 성격에 따라 어김없이 해당한 견제 활동을 더욱 명백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위협에 “정비례” 대응도 강조했다. 외무성은 “미국이 적대시 정책과 대결 노선을 추구하는 한 미국과의 그 어떤 접촉과 대화에도 흥미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내부 정비를 일단락지은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을 빌미로 공세적인 군사 행동을 재개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지난해에도 북한은 미국 전략자산인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의 한반도 전개를 문제삼아 각종 도발적 행동에 돌입했고, 한·미 대규모 공중연합훈련(비질런트 스톰)에 군사적으로 강력 대응했다. 전략자산 전개를 체제 위협으로 여기는 동시에 한·미 훈련을 탓하며 핵무력을 고도화하려는 의도가 담겨있다.

북한이 미국 전략자산 전개에 일일이 비례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힘에 따라 올해 한반도 정세 악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한·미는 확장억제력 강화로 맞서고, 이에 또다시 북한이 도발적 행동 수위를 키우는 ‘강 대 강’ 대치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담화전 이후 본격적 행동으로 이어지는 경험적 사례에 비춰보면 오는 2~3월부터 북한의 본격적인 전략·전술핵무기 개발 준비 및 시험 발사가 예상된다”며 “2월 대규모 열병식, 3월 한·미 군사훈련에 대한 강 대 강 맞대응, 4월 (군사)정찰위성 발사 등이 예고돼 있어 한반도 긴장은 최고조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이 일단 외무성 대변인 담화 형식으로 반발 수위를 조절하며 향후 정세를 지켜보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도 보인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를 긴밀히 주시하되 경우에 따라 일일이 반응하지 않을 수 있다고도 시사했다”며 “미국의 노림수에 마냥 휘말리지만은 않겠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제안한 담대한 구상에 호응해 비핵·평화·번영의 한반도를 만들어가기 위한 대화의 길에 동참하라”고 북한에 촉구했다. 안은주 외교부 부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한·미의 대화 제의를 거부하고 핵 미사일 도발·위협 등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것은 북한”이라고 말했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1일(현지시간) “우리는 파트너들과의 역내 연합훈련이 북한에 대한 도발이 된다는 생각을 거부한다”며 “우리는 북한에 대해 적대적 의도가 없다”고 밝혔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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