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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단독 인터뷰]'K3→대표팀→포르투갈' 박지수, "유럽 전혀 두렵지 않다...김민재에게도 연락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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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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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박지수(28, 포르티모넨세)가 자신만의 '동화'를 쓰고 있다. K3에서 출발해 태극마크를 달았고, 월드컵 직전 부상으로 카타르에 합류하지 못했지만, 유럽에 입성한 또 한 명의 국가대표 출신 중앙 수비가 됐다.

박지수는 어린 시절 대건고에서 프로를 꿈꿨지만,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 프로에서 경쟁하지 못해 좌절했고 PC방을 다니며 축구의 꿈을 접었다. 하지만 가족들의 설득으로 다시 축구화 끈을 동여매 K3 의정부FC에서 심기일전했다.

피를 깎는 노력 끝에 경남FC에 합류, 첫 번째 프로에 발을 담궜다. 김종부 감독 시절 핵심으로 활약하며 K리그1 승격과 준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당시 파울로 벤투 감독 눈에 들며 K3에서 국가대표팀까지 동화같은 이야기를 만들었다.

K리그에서 맹활약에 중국 슈퍼리그가 손짓했다. 광저우 에버그란데(현 광저우FC)로 이적하며 새로운 도전을 결정했다. '발롱도르 수상자' 파비오 칸나바로 감독 지도를 받았고, 꾸준히 벤투 감독에게 발탁돼 월드컵을 향한 꿈을 키웠다.

도쿄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지 못해, 병역을 위해 K리그에 돌아왔다. 상무에서 뛰었지만 경기력은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월드컵을 앞둔 11월 A매치에서 왼쪽 발목 부상을 당해 카타르행 비행기에 탑승하지 못했다. 벤투 감독도 "부상이 없었다면 월드컵에 차출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월드컵이 끝난 뒤에 자유계약대상자(FA) 신분으로 팀을 찾았다. 꽤 많은 팀이 박지수에게 영입 제안을 했는데, 박지수의 결정은 유럽이었다. 지난달 26일 포르투갈 포르티모넨세 이적을 결정하면서, 김민재에 이어 유럽 주요 리그에서 뛰는 또 한 명의 중앙 수비 탄생을 알렸다.

'스포티비뉴스'는 포르티모넨세 이적 뒤에 박지수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은 팀이 박지수에게 영입 제안을 했다. K리그를 포함해, 중국, 일본, 호주, 중동, 미국, 폴란드, 러시아, 튀르키예(터키) 등이 러브콜을 보냈다.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을 겨냥한다면, 미국메이저리그사커(MLS)도 나쁘지 않았다. 박지수에게 포르투갈 무대를 결정한 이유를 묻자 "항상 이적을 결정할 때는 다음 스텝을 생각했다. 에이전시(스퀘어스포츠)와 수 개월 동안 상의했고 포르투갈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아내도 유럽행을 주저하지 않고 지지했다. 사실 MLS를 가장 고민했지만, 이번이 유럽에 진출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공식 기자회견에서 언급했듯, 벤투 감독의 추천도 있었다. 박지수는 "포르티모넨세와 계약한 뒤에 감독님과 면담에서 들었다. (벤투 감독이) 팀에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추천했다.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먼저 이탈리아 세리에A에 진출한 김민재에게 축하 메시지를 받기도 했다. 김민재에게 연락이 와서 "리스펙하고 응원한다"며 유럽에서 도전에 힘을 줬다. 박지수는 중국슈퍼리그에서, 대표팀에서, 이제는 유럽에서 김민재와 경험을 공유하게 됐다.

유럽은 처음이지만 중국에서 2년 동안 해외 생활을 했고, 브라질 선수들과 뛰어봤기에 포르투갈어와 적응을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 박지수는 "어려움이 없다. 최대한 많은 경기에 뛰고 싶다. 하루하루 후회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다부진 각오와 미소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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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박지수와 단독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Q. 많은 영입 제안이 있었던 걸로 알고 있다. 포르투갈 무대를 결정하게 된 배경은?

K리그, 중국, 일본, 호주, 중동, 미국, 폴란드, 러시아, 터키 등 여러 리그에서 제안이 있었다. 항상 이적을 결정할 때는 다음을 생각하며 결정했다. 발전하기 위해서 포르투갈이 가장 좋다고 판단했다. 대리인과 수개월 동안 논의했다. 아내도 주저하지 않고 유럽 도전을 지지했다. 어렵지 않게 결정했다.

Q.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을 바라본다면, MLS를 선택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유럽에서 도전을 결정하게 됐다

사실 MLS는 가장 고민했던 리그 중 하나다. 하지만 지금보다 더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이 어디인지가 제일 중요했다. 지금이 유럽에 진출할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다.

Q. 파울로 벤투 감독의 추천이 있었다고 들었다. 이야기를 듣고 싶다.

포르티모넨세와 계약을 한 이후에 파울로 세르지오 감독님과 면담에서 들었다. 벤투 감독님이 세르지오 감독님께 "박지수는 정말 좋은 선수다. 월드컵에 데리고 가려고 했지만 부상 때문에 아쉽게 차출하지 못했다. 팀에 반드시 도움이 될 선수"라고 말했다. 벤투 감독님은 항상 나에게 동기부여를 주시고 발전을 하게 해주셨다. 정말 감사한 분이다.

Q. 김민재 이후에 유럽 주요 리그 중앙 수비다. 대표팀 동료 김민재와 연락도 했을 것 같다

그렇다. 김민재에게 연락이 왔고, 리스펙하고 응원한다고 하더라. 김민재를 포함해 많은 동료 선수들이 축하를 해줬다.

Q. 월드컵 직전에 발목 부상을 당했다. 정말 마음이 아팠을 것 같은데 이제 유럽에서 뛰는 선수가 됐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월드컵 출전이라는 목표를 가슴에 품고 4년 동안 달렸다. 부상 이후에 처음에 힘들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 또한 내가 단단해지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지난 4년 동안 준비했는데 마지막에 미끄러져 아쉬웠다. 지금은 괜찮아졌다.

Q. 유럽은 아시아와 다른 문화권이다. 언어적인 장벽도 있다. 어떻게 이겨내야 할까?

아시아지만 중국에서 2년 동안 해외 생활을 경험했다. 포르투갈어는 꽤 친숙하다. 대표팀에 벤투 감독님과 코칭 스태프분들이 포르투갈어를 썼다. 광저우 시절에는 파울리뉴, 탈리스카, 엘케손 등 브라질 선수들과 함께했다. 포르투갈어가 익숙하다. 포르티모넨세에는 한국 선수 김용학도 뛰고 있다. 여기에 모든 코치진과 선수들이 처음이지만 가족처럼 잘 챙겨주고 있다.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Q. 후반기에 들어왔기 때문에 곧바로 주전 경쟁이다. 어떤 장점을 팀에 어필하고 싶을까

월드컵 직전 부상 이후에 차근차근 재활을 했다. 포르투갈에 와서 이제 필드 훈련으로 감각을 올리고 있다. 곧바로 경기에 나간다는 생각보다, 천천히 컨디션을 올려 100%를 만드는 게 우선이자 목표다. 감독님께서는 내 경험을 중심으로 어린 선수를 도와주길 원하신다. 스리백 혹은 포백 모두를 고려하고 있는데, 어떤 포지션에 출전하던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 내 개인 능력을 어필하기보다 팀과 감독님이 원하는 부분을 잘 따라가는 게 훨씬 중요하다.

Q. 유럽에서 이루고픈 목표와 각오를 부탁드린다

후반기에 합류했지만, 팀의 순위가 높은 위치에서 끝내는 게 목표다. 최대한 많은 경기에 출전해 도움이 되고 싶다. 포르투갈 무대 도전의 결과가 성공인지 실패인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축구를 시작한 뒤에 언제나 그랬듯이 더 발전하고 위로 올라가기 위해서 날 단단하게 할 수 있는 어느 정도의 실패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일어나서 도전하면 된다. 여기까지 온 만큼, 후회 없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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