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매출 7조6986억원, 영업손실 1조701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37.8% 감소했고, 영업손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연간기준 매출은 44조6481억원, 영업이익 7조66억으로 매출은 전년 대비 3.8%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43.5% 감소했다.
SK그룹이 하이닉스를 인수한 2012년 3분기 240억원의 손실을 낸 이후 적자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줄고, 제품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손실의 주요 원인은 재고평가와 일회성비용이다. SK하이닉스 측은 “3분기 대비 재고가 증가하고 판가도 하락하면서 6000~7000억원 규모의 재고평가손실이 생겼다”면서 “1분기 중에 업계의 재고 수준은 정점을 기록하고 점진적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낸드 사업과 관련해 키옥시아와 솔리다임 등에서도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영업 외 손실이 2조5230억원에 달하며 실적 부진의 결정타가 됐다.
SK하이닉스는 “키옥시아의 경우 가치 평가 결과 4분기에 약 6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면서 “인텔에서 인수한 솔리다임은 낸드 시황 악화로 사업 손실과 함께 무형자산 손상액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의 낸드 관련 무형자산 손상액은 1조5500억원 수준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부진은 회사의 현금 흐름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SK하이닉스의 차입금은 17조6000억원에서 23조원으로 1년 만에 30.7% 급증했다.
SK하이닉스는 부진한 실적에 발 빠른 대응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기로 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실적발표에서 결정한대로 올해 투자 규모를 전년 19조원 대비 50% 이상 줄인다는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최근 중국 우시 등 주요 생산라인에서 웨이퍼 투입량을 줄인 것을 시작으로 올해 D램과 낸드 웨이퍼 생산량을 전년 대비 감소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장 1분기 SK하이닉스의 D램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10% 이상 감소하고, 낸드는 10% 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SK하이닉스 [사진 = 연합뉴스] |
SK하이닉스는 어려운 상반기를 버티고 나면 올해 고사양 제품들을 중심으로 시장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PC 부문은 게이밍 PC와 고사양 노트북 등 프리미엄 제품 증가로 PC당 D램 채용량이 올해 1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봤다.
서버 시장도 신모델인 DDR5를 채용한 고사양 수요가 증가하면서 D램은 10% SSD 제품군 수요는 30% 후반의 확대를 기대했다. 모바일 시장도 중국의 리오프닝 정책을 기점으로 하반기부터는 수요가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CFO)은 “업계 감산 영향이 1분기부터 가시화되고 투자 축소로 향후 공급 여력 또한 줄어들게 되면 올해 중 재고 정상화가 이뤄질 것”이라면서 “내년에는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상승 국면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사기 진작 차원에서 전 임직원에게 지난해 성과급으로 연봉의 41%를 지급하기로 했다. 회사 측은 “함께 위기를 극복하자는 격려의 의미”라며 지급 취지를 설명했다. 초과이익분배금(PS)을 연봉의 41% 수준인 기준급 820%로 정하고, 오는 3일 전 구성원에게 지급할 예정이다.
한편, 부진한 실적에도 감산 등이 긍정적인 요인으로 비쳐지면서 이날 주식시장에서 SK하이닉스 주가는 전날보다 3.28% 오른 9만1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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