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빗썸 실소유 의혹 강종현 '600억 횡령' 혐의 구속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암호화폐거래소 빗썸의 관계사를 실소유하면서 회삿돈을 횡령했단 의혹을 받는 강종현(41)씨가 2일 구속됐다.

서울남부지법 권기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도망할 염려와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 채희만)는 지난달 25일 강종현씨와 빗썸의 단일 최대주주(34.2%) 비덴트의 계열사이자 휴대폰 판매업체인 아이티 조모 대표, 비덴트 임원 조모씨에 대해 특정범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중 조 대표는 강씨와 같은 사유로 구속됐고, 조씨는 “증거인멸이나 도망할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영장이 기각됐다. 강씨는 빗썸 관계사 비덴트의 전(前) 대표이자 인바이오젠·버킷스튜디오 현(現) 대표인 강지연씨의 친오빠다.

중앙일보

암호화폐거래소 빗썸 실소유주 의혹을 받는 사업가 강종현(41·사진)씨는 1일 오전 서울 신청동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구속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면서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에는 강종현씨가 비덴트 계열사인 아이티를 실소유하면서 동업자인 조 대표와 공모해 수차례에 걸쳐 회삿돈 약 600억원을 횡령한 혐의가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한 번에 많게는 수십억원씩 빼돌려 다른 곳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회삿돈을 사유화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강씨 측은 전날(1일) 영장실질심사에서 조 대표와 아이티를 동업한 건 맞지만 이미 수년 전에 자신 몫의 지분을 정리하고 분리한 상태라 횡령 의혹과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고 한다. 이어 유용 의혹이 제기된 자금 역시 신뢰할 만한 투자처에 정상적인 방법으로 투자한 뒤 원금에 이자까지 회수하는 등 오히려 회사가 이득을 본 것이라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검찰은 강지연 대표가 비덴트·인바이오젠·버킷스튜디오 대표로 취임한 2020년 8월 이후 수천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하고 콜옵션(매수선택권) 권리를 특정인에 넘기는 과정 등에 강씨가 관여해 수백억원대 배임을 저지른 것으로도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또 지난해 7월 비덴트가 “미국 암호화폐거래소 FTX 측과 빗썸코리아 및 빗썸홀딩스 출자증권의 처분을 위한 접촉 및 관련 협의를 한 사실이 있다” 등 FTX의 빗썸 인수 시도 관련 공시를 할 때 강씨가 개입하는 등 호재성 공시로 주가를 띄워 부당 이득을 거뒀다는 내용도 영장에 적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강씨 측은 비덴트 주가는 기본적으로 비트코인의 시세 등 빗썸의 가치를 따라가기 때문에 인위적인 시세조종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한편, 검찰은 지난해 10월 빗썸 관계사 세 곳(비덴트·인바이오젠·버킷스튜디오)을 압수수색할 무렵 이들 회사와 관계가 있는 복수의 상장사도 압수수색한 것으로 파악됐다. 법원이 이날 검찰의 손을 들어준 만큼 빗썸 관계사와 얽히고 설킨 상장사 여러 곳의 주가조작 의혹으로 수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한 법조계 인사는 “압수수색 과정에서 특이할 만한 단서가 발견되지 않았다면 수사망을 넓히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