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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김기현, '꽃다발 자충수-거센 安風'에 동공 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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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윤심' 세몰이 직후 난관 봉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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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권주자 김기현 의원이 민심과 당심의 '역풍'에 직면한 모양새다. 윤심으로 세몰이에 성공하자마자 당혹스러운 상황에 놓였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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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김정수 기자] 국민의힘 당권주자 김기현 의원이 민심(民心)과 당심(黨心)의 역풍에 직면한 모양새다. 김 의원은 이른바 '꽃다발 진실공방'에서 기존 주장을 번복해 거짓말 논란에 휩싸였고, 최근 여론조사에선 안철수 의원에게 '오차 밖' 선두 자리를 내줬다.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으로 세몰이에 성공하자마자 당혹스러운 상황에 놓였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연경·남진이 줬다"→"모른다"...번복에 '반쪽짜리 사과'까지

김 의원은 1일 배구 선수 김연경과 가수 남진에게 "표현 과정에서 다소 오해받을 소지가 있었다면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달 27일 페이스북에 김연경, 남진과 찍은 사진을 올리며 "당 대표 선거에 나선 저를 응원하겠다며 귀한 시간을 내주고 꽃다발까지 준비해 준 김연경 선수와 남진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당 대표 선거를 응원하며 꽃다발을 준비해줬다'는 김 의원의 주장으로 김연경과 남진에게는 정치적 성향과 관련한 비난이 쇄도했다. 이에 김연경과 남진 측은 "꽃다발은 김 의원 쪽에서 가지고 온 것"이라며 반박했다. 진실공방이 확산하자 김 의원은 지난달 31일 "(꽃다발을 어디서 준비한 건지) 그건 제가 알 수 없다"며 번복해 거짓말 논란을 자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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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배구 선수 김연경과 가수 남진으로부터 꽃다발을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알 수 없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1일에는 "오해받을 소지가 있었다면 유감이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김 의원이 SNS에 게시한 사진. /김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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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이 김연경과 남진에게 유감을 표했지만 반쪽짜리 사과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 의원은 "표현과정에서 '오해받을 소지가 있었다면'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표현과정이 오해였는지 아닌지는 모르겠고 유감이라는 말로 풀이된다는 것이다. 김 의원이 언급한 '표현'에서는 오해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애초 김 의원은 "꽃다발까지 준비해 준 김연경 선수와 남진 선생님께 감사하다"고 했다. 이에 당사자들이 반박하며 논란이 커지자 "모르겠다"며 번복한 게 전부다.

김 의원의 자충수는 경쟁주자들의 표적이 됐다. 안철수 캠프 윤영희 대변인은 논평에서 "누구도 준비하지 않았다면 꽃다발은 하늘에서 떨어진 건가. 땅에서 솟은 건가"라며 "이 사건은 거짓으로 홍보하고 거짓으로 대응한 스스로가 반성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윤상현 의원은 "아무리 지지율이 급하다지만 이런 식의 구태의연한 홍보는 오히려 당의 위신을 떨어뜨린다"며 "향후 총선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가 있다. 과연 총선 승리를 위한 당 대표의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러울 따름"이라고 직격했다.

◆'나경원 사태' 후 선두 뺏겨...윤심(尹心) 부작용?

김 의원은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양자대결 여론조사에서 안 의원에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달 26~27일 국민의힘 지지층 410명을 대상으로 결선 양자대결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김 의원은 37.1%에 그쳤고 안 의원은 60.5%를 얻었다.

김 의원은 수도권뿐 아니라 보수 텃밭인 PK(부산·경남)와 TK(대구·경북)에서도 모두 안 의원보다 낮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김 의원은 서울 35.6%, 인천·경기 40.8%를 기록한 반면 안 의원은 서울 59.5%, 인천·경기 58.4%를 얻었다. 부산·경남과 대구·경북의 경우 김 의원은 각각 38.9%와 38.1%를 얻었지만 안 의원은 57.2%, 58.7%로 앞섰다(이하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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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최근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양자대결 여론조사에서 안 의원에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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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선 '나경원 사태'에 따른 비토 정서로 인해 김 의원이 안 의원보다 낮은 지지율을 기록한 것이라고 해석한다. 앞서 나 전 의원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하며 전당대회 출마로 입장을 좁혔지만, 윤 대통령은 이를 수용하지 않고 해임 조치하며 사실상 불출마를 종용했다. 이어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관계자)과 국민의힘 초선 의원 50명이 나서 나 전 의원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기에 이르렀다. 그 과정에서 발생한 거부감이 여론조사에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것이다.

나 전 의원 불출마 이후 진행된 또 다른 여론조사 결과도 이 같은 해석에 힘을 실는다. 뉴시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8~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17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김 의원은 다자구도 적합도에서 36.2%로 1위였지만 안 의원(35.9%)과의 격차가 오차범위 내인 0.3%포인트에 불과했다.

앞선 지난달 14~16일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김 의원이 35.5%, 나 전 의원이 21.6%, 안 의원이 19.9%였다. 김 의원은 0.7%포인트 소폭 상승한 데 비해 안 의원은 16%포인트 급증한 것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이준석 전 대표에 이어 나 전 의원까지 주저앉히는 것에 대해 상당히 불만이 많은 것"이라며 "나 전 의원 지지층뿐 아니라 반친윤, 반윤핵관 등 비주류 표심이 안 의원 쪽으로 옮겨간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js881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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