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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사설]1월 한 달 무역적자만 127억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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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월 무역수지가 126억9000만 달러(약 15조6594억원) 적자를 기록, 지난해 3월부터 11개월 연속 흑자를 내지 못했다고 1일 밝혔다. 이날 부산 남구 신선대(사진 아래)와 감만 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2023.02.01.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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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한국의 무역수지 적자가 126억9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월간 무역적자가 100억 달러를 넘은 것도 1956년 무역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연간 무역적자의 27%를 불과 한 달 만에 쌓은 셈이어서 증가 속도가 무서울 정도다. ‘반도체 한파’로 수출이 흔들리는 데다 에너지 수입 부담도 여전해 당분간 반전의 기회를 찾기 힘들다는 우울한 전망도 나온다.

1월 수출은 1년 전보다 16.6% 감소한 462억7000만 달러에 그쳤다. 벌써 넉 달 연속 감소세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과 수요 감소로 반도체 수출액이 1년 전보다 45% 가까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으로의 수출도 31%나 줄었다. 수입액은 다소 줄긴 했지만 원유와 가스, 석탄 등 3대 에너지원 수입액이 158억 달러로 대규모 수입세가 유지됐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25년여 만에 처음으로 11개월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정부는 겨울철 에너지 수입 증가 등 계절적 요인이 축소되고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무역수지가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가격도 신규 서버 중앙처리장치(CPU) 출시 등으로 하반기 이후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중국과 반도체 시장의 회복세만 기대하고 있다간 글로벌 경기 침체 등 상황이 예상과 달리 전개될 경우 대응하기 어렵다.

근본적으로 반도체, 특히 경기 변동에 민감한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편중에서 탈피해야 한다. 시황이 좋을 땐 전체 수출이 상승세를 보이다가 하강 국면엔 한국 경제가 동반 침체에 빠지는 구조에서 이젠 벗어날 때가 됐다. 설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장비 등 반도체 전반의 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장기 대책이 필요하다. 중국 경기 회복으로 특수를 누리는 시대가 끝났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산업 구조조정도 서둘러야 한다.

어려울 때일수록 수출 활성화와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정부와 정치권이 초당적 협력에 나서야 한다. 반도체 세액공제율을 최대 25%까지 올리는 법안을 이달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키는 것이 급선무다. 반도체를 이을 새로운 성장산업을 발굴하고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려는 노력도 시급한 과제다. 시간이 지나면 상황이 호전될 것이란 기우제 식 접근으로는 위기를 넘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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