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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코로나 특수 끝, 재고 급증…SK하이닉스 10년 래 첫 분기 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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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분기 영업손실 1조7012억

경향신문

전체 영업익은 전년비 43.5% 감소
고물가·고금리·반도체 수요 급감
90%가 메모리…타사 대비 큰 타격

올 상반기도 D램 가격 하락 전망
투자 절반으로 줄이고 감산 공식화
비용 절감해 ‘보릿고개’ 넘기 전략

SK하이닉스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10년 만에 적자 전환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도 코로나19 특수 종료, 물가 상승, 금리 인상에 따른 정보기술(IT) 제품 출하량 감소로 시장 전망이 어둡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이 1조7011억7000만원으로 적자 전환했다고 1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영업이익은 4조2195억2400만원으로 흑자였다. SK하이닉스가 분기 영업손실을 본 것은 2012년 3분기 240억원 손실을 기록한 이후 10년 만이다.

지난해 전체 매출은 44조6481억원으로 전년 대비 3.8%, 영업이익은 7조66억원으로 전년 대비 43.5% 감소했다.

SK하이닉스는 “하반기부터 반도체 하강 국면이 지속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며 “회사는 투자와 비용을 줄이고, 성장성 높은 시장에 집중해 업황 악화로 인한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반도체 경기가 호황이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고금리와 경기침체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코로나19 특수가 사라지며 반도체 수요가 급감했다. 특히 SK하이닉스 주력 제품인 메모리 반도체는 PC와 스마트폰 수요 부진으로 재고자산 증가 속 가격이 폭락해 실적이 나빠졌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가늠하는 중요 지표인 재고가 역대 최대인 3∼4개월치 공급량에 이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시스템 반도체 등에 사업이 분산된 삼성전자와 달리 SK하이닉스는 전체 매출에서 메모리 반도체 비중이 90% 이상이어서 충격파가 훨씬 강력했다.

반도체 실적 부진은 올해 상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반도체 시장이 전년 대비 6.5% 감소한 5627억달러(약 692조)로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1분기 글로벌 D램 가격이 전 분기보다 13∼18%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비용 절감에 나섰다. 올해 투자는 지난해(19조원) 대비 50% 이상 줄인다. SK하이닉스는 실적 발표 후 가진 콘퍼런스콜에서 “설비 투자와 팹(공장) 규모, 필수적인 인프라 투자 등을 고려하면 이미 적정 수준으로 투자를 축소했다”며 “현재로서는 추가적인 투자 감축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인위적 감산도 공식화했다. SK하이닉스는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로 업계 전반의 높은 재고 수준으로 예년에 비해 더욱 수요가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며 “신규 캐파(생산능력) 투자 없이 일부 공정 전환에 따른 감소를 고려하면 올해 D램과 낸드의 웨이퍼 생산은 전년 대비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대신 서버와 PC 시장에서 고용량 D램 제품 공급을 늘리고, 성장세가 커진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제품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 기업들의 감산 효과는 올 하반기쯤 수급 불균형 해소와 함께 시장 안정화를 촉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후 경기부양 정책, 예를 들어 스마트폰 보조금 등의 변화가 있다면 하반기 출시되는 신제품 위주로 고용량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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