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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파월, 아무리 세게 말한다 한들…행동이 이미 완화적[오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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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정리합니다.

머니투데이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1일 오후 2시(한국시간 2일 오전 4시)에 공개된다.

뒤이어 오후 2시30분부터 제롬 파월 연준(연방준비제도) 의장의 기자회견이 이어진다.

이번 FOMC에서는 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상폭이 지난해 12월 0.5%포인트에서 더 낮아지는 것이다.

연준은 지난해 3월부터 금리 인상을 시작해 이번 FOMC까지 8번 연속으로 금리를 올리게 된다. 이번에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 4.5~4.75%가 된다.

이는 지난해 말 공개된 연준 인사들의 최고 금리 전망치 5~5.25%에 비해 0.5%포인트 낮은 것이다.

하지만 파월 의장으로선 이번 FOMC에서 금리 인상폭을 결정하는 것보다 더 곤혹스러운 과제가 있다. 금융시장에 고조되고 있는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느냐의 문제다.

올 1월 들어 증시는 경제가 소프트랜딩(연착륙)에 성공하면서 인플레이션은 금리를 인하할 수 있을 만큼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큰 폭으로 상승했다.

블리클리 파이낸셜 그룹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피터 북크바르는 CNBC에 "긴축 사이클의 끝이 가까웠다는 사실에 사람들이 너무 흥분하지 않고 감정을 가라앉힐 수 있도록 어떻게 말할 수 있을지" 파월 의장으로선 고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파월 의장은 연준이 당분한 긴축 스탠스를 유지할 것이란 말로 사람들이 너무 흥분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연준이 물가 안정 목표를 달성했다는 것이 곧 통화 완화로의 빠른 전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블랙락의 글로벌 채권 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릭 리더는 "파월 의장은 금융 여건을 다시 조이려 할 것이고 시장은 이를 예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신용 스프레드가 얼마나 많이 움직였고 증시가 얼마나 많이 올랐고 기술주가 얼마나 많이 반등했는지 생각해보라"고 말했다.

또 "파월 의장의 발언은 매파적일 것이고 시장이 이를 유도했다고 생각하지만 그가 매파적이지 않다면 시장은 또 다른 상승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S&P500지수는 1월 한달간 6.2% 상승했다. 이 중 기술업종은 9.2% 올랐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지난해 말 3.89%에서 3.49%로 하락했다.

연준이 곧 금리 인상을 끝내고 올해 안에 최소한 금리를 한 번은 낮출 것이란 기대감이 금융시장 랠리의 동력이 됐다.

연방기금 금리 선물시장은 최고 금리가 5%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오는 3월에 금리가 0.25%포인트 오른 뒤 금리 인상이 끝날 것이란 기대감을 반영하는 것이다. 금리 선물시장은 또 올해 안에 금리가 최소 0.25%포인트 인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모간스탠리 투자관리의 글로벌 채권 부문 거시전략 팀장인 짐 캐런은 CNBC에 " 파월 의장의 발언은 시장에 반영된 기대보다는 매파적일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그는 연준이 금리 인상폭을 0.25%포인트로 낮춘 것 자체가 완화적이기 때문에 파월 의장이 어떤 매파적인 발언을 해도 시장의 통화 완화 기대감을 꺾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캐런은 "파월 의장은 최고 금리 5~5.25%의 정당성을 방어하고 싶겠지만 그는 기록적인 주택 가격 하락을 목격하고 있고 자동차시장과 소매 판매가 그리 좋은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임금 인플레이션이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하락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준이 아무리 매파적으로 보이려 해도 현재 경제 여건상 이번에 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뒤에는 오는 3월에 한 번, 혹은 오는 5월까지 두 번 금리를 올리면 더 이상 긴축을 이어갈 명분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역시 그 자체로 이미 완화적이다. 이 때문에 연준은 이번 FOMC 성멍서에서 굳이 문구를 온건하게 바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FOMC 성명서에서 유지했던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기 위해 목표금리 범위의 "지속적인 상승이 적절하다"는 표현을 이번에도 고수할 것이란 전망이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최고 미국 이코노미스트인 마이클 개펀은 "연준은 금융시장이 더 이상 완화되기를 원치 않을 것이기 때문에 FOMC 성명서 내용에 거의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금리의 '지속적인 상승이 적절하다'는 문구도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연준이 실제로 취하는 행동이 말보다 더 영향력이 있다"며 "연준이 금리 인상폭을 지난해 12월에 0.5%포인트로 낮춘 뒤 이번에 다시 0.25%포인트로 낮춘다면 그 자체로 완화적이기 때문에 어떤 노골적인 매파적 표현도 매파적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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