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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겹악재에 수출 안갯속…“반등” “불확실” 엇갈린 정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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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계절적 요인 줄고, 중국 경제활동 재개 효과 곧 반영”

에너지·반도체 복병, 대중 수출 확대 불투명…산업부는 ‘신중’

경향신문

무역수지 ‘흐림’ 새해 첫 달 무역수지 적자 폭이 126억9000만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된 1일 부산항 신선대와 감만 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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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출입 전망을 두고 정부 부처 내에서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무역수지 적자가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는 데 반해,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신중론을 펴고 있다.

1일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달 무역수지 적자가 사상 처음으로 100억달러(126억9000만달러)를 넘었다. 계절적으로 에너지 수요가 가장 큰 1월인 데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여전히 에너지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간 영향 탓이다. 수출 쪽에서는 반도체 품목 가격 하락과 중국 경기 둔화 등에 따른 수요 위축이란 악재가 겹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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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재정경제금융관 간담회에서 “향후 무역수지는 여러 변수가 작용하겠지만 1월을 지나면서 계절적 요인이 축소되고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문동민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수출입 브리핑을 하며 “수출 경기의 저점이 언제인지에 대해서는 말씀드리기가 어렵다”면서 보다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문 실장은 “추 부총리의 발언은 경기 저점을 시사한 것으로 보이고, 산업부의 전망은 무역 환경에 대한 설명”이라며 “상반기에는 어렵고 하반기 들어 회복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서울 무역보험공사에서 수출상황점검회의를 연 안덕근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도 “세계 경기 둔화와 반도체 가격 하락세 지속 등의 영향으로 향후 우리 수출 여건은 당분간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부의 전망이 엇갈린 것은 대외 환경이 여전히 안갯속이기 때문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계절적으로 1월이 에너지 수요가 가장 많았지만 현재는 물량보다 가격 영향이 더 크게 작용한다”며 “에너지 가격과 함께 반도체 단가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에 향후 전망을 하는 데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도 무역수지가 악화되고 있는 점을 반영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1.7%)를 낮췄다.

실제 반도체와 에너지 가격 등 대외 변수에 따라 수출액과 수입액이 출렁이고 있다. 지난해 1월 3.41달러였던 D램 가격이 지난해 9월 2.85달러까지 떨어지자 반도체 수출액도 10월부터 두 자릿수 감소폭을 기록했고, 수출 증가율도 내림세로 전환했다. 반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액화천연가스(LNG)와 석탄 가격은 모두 전년 대비 100% 넘게 뛰면서 수입액은 1년 내내 대폭 늘었다.

올해 수출 반등의 계기로 기대되는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의 효과가 나타나는 시점도 불투명하다. 최근 중국 내 방역지침이 완화됐지만 반도체(-46.6%), 일반기계(-42.7%), 석유화학(-22.0%) 등 대부분 품목에서 수출이 줄어들었다.

산업부는 중국의 리오프닝에 따른 코로나19 재확산, 물가 상승 등의 위험요인도 여전하다고 판단한다. 문 실장은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가 우리 수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현재까지의 대중 수출을 봐서는 긍정적 효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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