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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보릿고개' 지나는 SK하이닉스, '믿을맨'은 프리미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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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분기 10년 만에 적자전환
설비 투자 전년 比 50%↓…"추가 감축 없어"
DDR5·176단 등 첨단 공정에 집중


더팩트

지난해 4분기 10년 만에 영업적자를 낸 SK하이닉스가 고부가가치 제품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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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최문정 기자] SK하이닉스가 유례없는 반도체 한파에 지난해 4분기 10년 만의 분기 적자 성적표를 받았다. SK하이닉스는 설비 투자비용 축소 등 비용 효율화를 추진하는 한편, 하반기 반도체 시황 반등에 맞춰 고부가가치 제품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매출 7조6986억 원, 영업손실 1조7012억 원(영업손실률 22%), 순손실 3조5235억 원(순손실률 46%)을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SK하이닉스가 분기 단위 영업 손실을 낸 것은 2012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보다 훨씬 악화한 실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지난해 4분기 SK하이닉스의 영업손실 규모를 1조2105억 원으로 예상했다.

연간 실적 역시 악화됐다. 매출은 44조6481억 원으로 전년 대비 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7조66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44% 줄어든 실적이다. 당기순이익은 2조4389억 원을 기록해 같은 기간 75% 폭락했다.

실적 충격에 빠진 SK하이닉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강도 높은 비용효율화와 생산량 조절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투자는 전년 대비 50% 이상 축소해 집행할 계획"이며 "필수적인 인프라 투자 등을 고려하면 이미 적정 수준으로 축소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추 투자 감축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특히 올해 하반기부터 수요가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는 고부가가치 상품인 DDR5와 HBM3, 10나노급 4세대(1a나노미터) 176단 기반 제품 생산을 위한 투자는 지속하며 미래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의지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감산의 영향으로 올해 D램과 낸드플래시의 비트그로스(메모리 용량을 1비트 단위로 환산해 생산량의 증가율)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업계의 높은 재고수준을 정상화하고 수급 균형 시점을 앞당기기 위해 회사는 레거시와 수익성 낮은 제품을 중심으로 웨이퍼 투입량을 축소했다"며 "신규 캐파 투자없이 일부 공정 전환에 따른 캐파 감소를 고려하면 올해 D램과 낸드 웨이퍼 생산은 전년 대비 줄어들 것이며, 공정 전환 속도도 둔화되는 만큼 D램 비트그로스는 전년 대비 역성장, 낸드 비트그로스 생산증가도 미미할 것이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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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는 올해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시황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SK하이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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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는 이날 메모리 반도체 시황 개선 시점을 올해 하반기로 꼽았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고점 대비 절반 이하 수준으로 내려왔고, 가격 탄력성이 높아져 사용량이 늘어나는 추세가 관측되는 만큼, 올해 연간 전체로 보면 전년 대비 높은 수요 성장세를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모바일의 경우,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리오프닝 이후 경기부양 정책을 발표하거나, 스마트폰 보조금 등의 정책 변화를 시도한다면, 신제품 위주의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서버의 경우 신규 중앙처리장치(CPU) 출시에 따라 고용량 DDR 등이 기회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업계의 감산 영향이 1분기부터 가시화하고 투자 축소로 향후 공급 여력 또한 줄어들게 되면 올해 중 재고 정상화가 이뤄질 것"이며 "내년에는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업턴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지금이 전 세대 D램 제품인 DDR4의 재고는 줄이면서, 데이터센터 서버용으로 주목받고 있는 DDR5 제품군 수요 대응에 나서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재고는 지난 2019년 다운턴 때와 비슷하고, 업게 전반으로 확대하면 아마도 사상 최대 수준으로 판단된다"며 "DDR4의 재고를 줄여나가는 동시에 하반기 수요가 클 것으로 전망되는 DDR5는 오히려 생산을 늘려나가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제품군인 1a나노미터 D램과 176단 낸드플래시 제품 역시 성숙 수율에 도달하며 수요 개선에 따라 양산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이 제품들은 지난해 말 기준 생산 비중이 각각 20%, 60% 수준에 도달했다.

후속 제품인 10나노급 5세대(1b나노미터) D램과 238단 낸드플래시 개발 역시 추진 중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차세대 1b나노미터와 238단 낸드플래시 노드 설비투자는 차질 없이 집행해 2024년 시장에 대비할 계획이다"며 "1b나노미터는 1a나노미터 대비 넷다이(웨이퍼당 생산가능 칩수) 효율성이 40% 증가하고 원가경쟁력도 높다. 238단 낸드플래시는은 이미 코어제품 개발을 완료했고, 올해 단위 넷다이 효율성이 50% 높아진 1테라바이트 기반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고 강조했다.

첨단 공정으로 꼽히는 극자외선(EUV) 적용도 점진적으로 확대한다.

SK하이닉스는 "EUV 장비의 높은 투자 비용과 관련 기술의 성숙이 계속되는 상황을 고려해 EUV 적용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에 초점을 맞춰왔다"며 "현재 업계 최고 수준의 EUV 생산성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a나노미터 공정에서는 원가절감 효과가 가장 큰 공정에 EUV를 적용 중이고, 기존 심자외선(DUV) 대비 공정 스텝수를 줄이고 양산일과 수율 안정화 통해 EUV를 적용하지 않는 이전 기술수준의 원가 절감률을 달성했다"며 "EUV 적용을 어디까지 할 것인지 단언할 수는 없지만 1b나노미터, 10나노급 6세대(1c나노미터) 공정에서 EUV 적용 개수를 점진적으로 늘릴 계획이다"고 밝혔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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