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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만화와 웹툰

네·카, 외국서 발굴한 '웹툰 보석' 반짝반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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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네이버웹툰이 발굴한 미국 작가 마이클 버첼의 '에브리싱 이즈 파인'.


한국 웹툰 플랫폼이 해외에서 발굴한 작품을 연이어 한국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 작품을 수출하며 세계 시장 확장을 강조한 것과 또 다른 행보다. 누구나 향유할 수 있는 재미있는 작품을 다양한 지역에서 생산할 수 있도록 생태계를 조성해온 플랫폼의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지난해 12월부터 미국 웹툰 작가 마이클 버첼의 '에브리싱 이즈 파인'을 한국어로 연재하고 있다. 주인공인 샘과 매기 부부가 평범한 동네에서 살면서 겪는 기이한 일상을 그린 스릴러다. 고양이 탈을 쓴 등장인물을 단조롭고 귀엽게 표현한 것과 달리 회차를 거듭할수록 숨어 있던 기괴한 이야기가 밝혀지면서 반전 매력을 전한다. 2021년 영어를 시작으로 스페인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 다국어로 번역돼 전 세계적으로 누적 조회수 8300만회 이상을 돌파한 인기 작품이다.

앞서 2020년부터 한국어로 연재되고 있는 '로어 올림푸스'는 뉴질랜드 출신 레이철 스마이스 작가 작품이다. 지하 세계의 왕 하데스와 풋내기 여신 페르세포네의 그리스 신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로맨스 판타지로 지난해 아이즈너, 하비, 링고 등 미국 3대 만화상을 휩쓸면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지금까지 한국어로 번역된 해외 작품은 많았지만, 두 작품은 네이버웹툰이 해외에서 직접 발굴해 현지에서 작품성을 평가받은 뒤 한국어로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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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북미 플랫폼에서 발굴한 웹툰 '오빠 베프와 데이트하기'.


두 작품이 처음 공개된 것은 네이버웹툰이 북미에서 운영하는 '캔버스'를 통해서다. 네이버웹툰은 한국에서 신인 작가 등용문으로 자리 잡은 '도전만화' 모델을 그대로 캔버스에 적용해 외국 작가를 발굴해왔다.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현재 북미 연재 작가 중 절반 이상이 캔버스 출신으로, 향후 한국 독자들에게 선보일 작품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연재를 통해 쌓은 번역 기술도 해외 작품의 한국어 연재를 가능하게 한 원동력이 됐다. '에브리싱 이즈 파인'은 자연스러운 한국어 번역으로 독자들 사이에서 "작가 이름을 보기 전까지 외국 작품인지 몰랐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국어 번역을 담당한 함지연 와이랩어스 PD는 "단순히 대사를 번역하는 것만으로는 원작의 맛을 그대로 살리기 어렵다"며 "이번 작품은 작가가 의도적으로 숨긴 내용을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알아차릴 수 있도록 염두에 두고 번역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웹툰 플랫폼 업체들이 해외 웹소설 플랫폼을 인수하며 확보한 지식재산권(IP)을 한국어 웹툰으로 제작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12월 북미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의 '데이팅 마이 베스트 프렌즈 시스터'를 '오빠 베프와 데이트하기'라는 이름의 웹툰으로 한국에서 연재하고 있다. 카카오엔터는 '더 빌리어네어스 서로게이트' '마이 파이러트 프린스' 등 래디쉬 인기작을 연내에 한국어 웹툰으로 제작할 계획이다. 네이버웹툰은 2021년 인수한 캐나다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의 인기작 '나이트 오울스 앤드 서머 스카이스'를 원작으로 한 웹툰 작품을 올해 한국어로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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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해외에서 검증된 작품이 국내에 '역수출'되면서 국내 웹툰 시장 확장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정근 네이버웹툰 한국웹툰 리더는 "글로벌 창작 생태계 구축을 통한 '크로스보더 콘텐츠' 확장은 사용자들에게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국내에서 보기 힘든 특색 있는 장르의 작품을 선별해 한국 독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소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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