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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문화人터뷰]테이 "무대가 더 신나고 재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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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뮤지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 세 번째 출연
베토벤 말년 연기…"이제야 몸에 맞아가는 느낌"
2012년 뮤지컬 데뷔…"연습장 채워가는 재미 커"
뉴시스

[서울=뉴시스]뮤지컬 '루드윅' 공연 사진. (사진=과수원뮤지컬컴퍼니 제공) 2023.02.0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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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음악이 인생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게 같아요. 음악으로 즐거웠고, 괴로웠죠. 하지만 베토벤은 위대한 음악가이고, 저는 소박한 음악가라는 게 다르죠.(웃음)"

뮤지컬 배우 겸 가수 테이는 뮤지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 시즌을 거듭하며 더 신이 난다고 했다. 그는 초연 이듬해인 2019년 재연에 합류해 이번 시즌까지 내리 세 번을 연속으로 출연했다.

1일 서울 종로구 공공그라운드에서 만난 그는 "처음엔 저만 생각했던 것 같다.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커서 힘이 많이 들어갔다"며 "지금은 확실히 보이는 게 많아졌다. 무대가 더 신나고 재밌어졌다"고 말했다.

테이는 극 중 중년의 베토벤인 '루드윅'을 맡고 있다. 처음 제의를 받았을 땐 당연히 청년 역의 베토벤인 줄로만 알았다. 당시 30대 중반이었던 그에게 노년까지 소화해야 하는 배역이 몸에 맞지 않은 옷 같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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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뮤지컬 '루드윅' 공연 사진. (사진=과수원뮤지컬컴퍼니, 이준용(스튜디오눈) 제공) 2023.02.0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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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40대에 들어서니까 캐릭터가 몸에 맞아가는 느낌이에요. 마치 청약 저축을 넣은 것과 같죠. 이제는 청년 시절에 욕심이 없어요. 4년 정도를 했는데, 앞으로 20년은 더 해도 되지 않을까요?"

작품은 베토벤의 인간적인 면모를 조명한다. 어린 시절 트라우마부터 청력을 잃기 시작한 청년 시절, 인생을 되돌아보는 말년까지 담았다. 군인을 꿈꾸는 조카 '카를'과 그를 자신의 뒤를 이을 음악가로 키우려는 베토벤의 갈등을 극적으로 그려낸다. 청력을 잃어 절망에 빠진 그의 앞에 진취적인 여성 '마리'가 나타나 삶의 새로운 의미를 깨우치는 과정도 담겼다.

그는 "다른 뮤지컬을 하면서도 그리워했던 작품"이라며 "광기를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더 각오를 다지고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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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뮤지컬 '루드윅' 공연 사진. (사진=과수원뮤지컬컴퍼니, 이준용(스튜디오눈) 제공) 2023.02.0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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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끊임없이 자만하고, 또 깨닫게 되죠. 위대한 경지에 오른 사람이라 할지라도 마찬가지죠. 베토벤도 자기 음악세계를 누가 이해할 수 있을까 했지만 새로운 존재는 깨달음을 줬어요. 저 역시 늘 자만하고, 다시 반성해요. 무대 위에서 노래를 잘 불렀을 때 자만했다가 다음 무대에서 실망하는 걸 반복하고 있어요. 햄버거 가게를 운영하면서도 늘 겪고 있는 일이죠."

지난 2004년 가수로 데뷔해 음악 활동을 하며 겪어온 고뇌와도 맞닿아있다. "가수 생활과 맞물려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어요. 극에서 '아이는 키우는 게 아니라 자라야 한다'는 대사가 있어요.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대로 둬야 하죠. 사랑이 집착으로 변하는 순간 모든 게 망가져요. 음악을 사랑하지만 무리하게 욕심내거나 소유하려 하면 망가지죠. 음악으로 괴로워했던 부분이 음악으로 치유된다는 점도 공감됐어요."

'루드윅' 외에도 베토벤을 소재로 한 창작 뮤지컬 '베토벤'이 현재 초연 중이다. 관람 예정이라는 그는 "베토벤에 대한 사랑이 크다 보니 잘되기를 응원하고 있다. 시츠프로브 영상을 봤는데 음악이 '루드윅'과 다르게 쓰여서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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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뮤지컬 배우 겸 가수 테이. (사진=과수원뮤지컬컴퍼니 제공) 2023.02.0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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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배우도, 가수도 그에겐 모두 "본업"이다. 지난해 발매한 리메이크 '모놀로그'와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 해'가 좋은 반응을 얻으며 힘을 얻었다. 올해 신곡 발표와 콘서트도 구상하고 있다. "그동안 햄버거집이 이슈가 됐는데, 요즘엔 노래하는 사람으로 봐주는 시선이 다시 많아져서 즐겁다. 음악을 할 때 신나는 게 베토벤 연기에도 묻어난다"고 했다.

지난 2012년 '셜록 홈즈'로 뮤지컬에 뛰어들어 어느새 10년이 넘었다. 뮤지컬은 그에게 빼곡히 채울 수 있는 '연습장'과 같다고 했다. "연기가 재밌어서 뮤지컬을 시작했다"며 "이 연습장을 채워가는 재미가 크다"고 웃었다.

"공부할 때 여기저기 메모를 하다가 연습장을 마음먹고 사잖아요. 더 열심히 해보자고, 내 기록을 남겨보자고 결심한 거죠. 그동안 제가 어떤 작품을 했고, 어떤 배우들과 함께했는지 최근에 돌아봤어요. 첫 뮤지컬팀도 얼마 전 만났죠. 다음에 이 팀과 다시 봤을 때 나눌 수 있는 얘기가 더 많은 배우가 돼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연습장에 적을 게 너무 많아요. 다음 페이지로 계속 넘기고 고민할 수 있는 무대가 제겐 정말 고맙죠."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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