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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미 국무부 "러시아, 핵통제 협정 위반…현장 사찰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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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2026년 만료 뉴스타트 연장없이 종료 위협

아시아투데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외곽 관저에서 볼로그다주 주지사와 화상 회의를 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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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이장원 기자 = 러시아가 미국과의 핵무기 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에 따른 핵사찰을 거부하며 양국 간 합의를 위반했다고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이날 의회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했다. 뉴스타트는 미국과 러시아 간에 남은 마지막 핵무기 통제 조약으로, 러시아는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불만으로 협정 폐기 가능성을 시사하며 미국을 압박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은 2020년 3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잠정 중단했던 사찰을 재개하자고 지난해 8월 러시아에 요청했지만, 러시아는 다시 코로나19를 이유로 이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린 루스턴 핵위협방지구상(NTI) 부총재는 "팬데믹이 진정된 상황에서 조약에 의한 사찰을 할 수 없다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 국무부는 보고서에서 현장 사찰이 진행되지 않을 경우 러시아가 핵탄두 수량 제한 약속을 지키고 있는지 확인하기가 어렵다고 우려했다. 지난 2010년 체결된 뉴스타트는 양국이 핵탄두를 1550개 이하로 제한하고 협정 준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 사찰을 제공하기로 규정하고 있다. 조약은 한 차례 연장을 거쳐 2026년 2월까지 유효한 상태다.

WSJ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취임 직후 뉴스타트의 5년 재연장을 촉구했고, 모스크바도 이에 동의하면서 양국이 협정에 보호장치를 마련하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었다. 최근 러시아의 태도 변화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주도하는 미국에 대한 불만 때문일 것으로 미 국무부는 분석했다.

러시아는 실제 2026년 기간 만료 후 대체 조약 없이 협정을 종료할 수 있다며 미국에 경고장을 날렸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현지 언론에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적대적인 정책을 바꾸지 않는다면 원하는 것을 이루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은 지난해 11월 이집트에서 조약 이행을 위한 회의를 예정이었으나, 러시아가 회의 직전 연기를 통보했고 새 날짜를 잡지 못하고 있다. 대릴 킴벌 군비통제협회 사무총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핵협정 대화를 막을수록 미국과 러시아의 핵탄두는 1972년 이후 처음으로 무방비 상태에 놓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미 국무부는 러시아가 지난해 9월 핵탄두 개수를 1549개로 통지했다며 설령 이보다 많다고 해도 군사적으로 큰 의미는 없을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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