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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이슈 원내대표 이모저모

거듭된 이재명 檢 소환에 움직이는 비명계… 시선은 차기 원내대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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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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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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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대표적인 비명계로 분류되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재명 당대표가 기소됐을 경우 당헌 제80조에 따라 당무정지를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가 거듭 검찰 조사를 받자 대선 이후 침묵했던 비명계가 다시 꿈틀대는 모습이다.


"이재명 기소되면 당무 정지 논의해야…당대표 사법리스크는 숙제"


박 의원은 1일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기소되면 절차대로 진행해야 되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렇다. 당에 있는 시스템인데 이 부분에 대해서 아무 이야기도 안 하고 넘어갈 수는 없다"고 답했다.

민주당 당헌 제80조는 사무총장이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부정부패와 관련한 법 위반 협의로 기소된 각급 당직자의 직무를 기소와 동시에 정지하고 각급 윤리심판원에 조사를 요청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박 의원은 "만일 사무총장이 당무를 정지시키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면 그 이유와 근거가 무엇인지를 발표해야 한다"며 "그게 설득력을 가지면 되지만 설득력을 못 가지면 당내 논란도 있을 테고 국민적 논란도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는 당헌 제80조 제3항에서 정치탄압 등 부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당무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달리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한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현재 민주당 내에서는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를 야당 탄압으로 규정하고 있어 그가 기소되도 당무가 정지되진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박 의원 인터뷰에 앞서 전날(31일) 비명계 의원 약 20여명은 '민주당의 길'이라는 비전모임을 출범시키고 첫 토론회를 열었다. 이들은 다가오는 총선을 대비해 당이 보완할 점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라고 설명했지만 당내에서는 비명계가 다 세력을 이뤄 목소리를 내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토론회가 끝난 뒤 친문 성향의 김종민 의원은 취재진과 만나 '민심 변화가 검찰 수사 때문이라고 했는데 이 대표에 대한 수사도 포함되냐'는 질문에 "국민의 시선과 지지가 소극적으로 되고 있는 불가피한 면이 있다"며 "터널을 어떻게 넘어갈지 이런 숙제가 있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 대표 수사와 관련된 부정적인 영향에는 어떻게 대응할 생각이냐'는 질문에는 "검찰의 일방적인 과잉 수사 요소가 있다"면서도 "이 문제에 관해서는 민주당에 어떤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는 게 현실이다. 어떻게 대응할지는 아직 논의하지 못했다"고 했다.

'민주당의 길'과 더불어 당내 최대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도 이날 오전 강연을 계기로 모였다. 강훈식 더미래 대표는 모인 이유에 대해 "새로운 변화의 모습을 만들어가기 위한 노력으로 해석해주시기 바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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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의 길 1차 토론회 '민심으로 보는 민주당의 길'에 참석해 홍영표 의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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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대는 비명계에 흔들리는 단일대오…시선은 차기 원내대표에?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본격화를 기폭제로 다양한 의견이 나오기 시작하자 당내 시선은 차기 원내대표에 쏠린다. 향후 당의 대여·대정부 투쟁을 이끌어야 하고 만에 하나 당대표 궐위 시 비상대책위원장 역할까지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차기 원내대표를 누가 맡아야 할 지는 의견이 갈린다. 당 지도부가 친명계로 구성된 만큼 원내대표도 친명계 의원이 맡아 결속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과 친문계 의원이 맡아 외연 확장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 완전히 새로운 인물이 맡아야 한다는 의견 등이다.

친명계 원내대표가 나와야 한다는 주장은 야당 탄압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이 대표의 중점 추진 법안을 힘있게 밀고나갈 리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과거 검찰개혁을 추진할 때처럼 상황에 따라 강행처리도 불사할 만큼 강력한 리더가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한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금 박홍근 원내대표의 경우 의원총회 같은 절차를 중시하고 여러 의견을 모아 결정내리기를 선호한다"며 "오랜 정치생활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도 가깝고 그러다보니 민주당이 추진해야 할 법안들을 힘차게 끌고나가지 못하는 경향이 있어 보인다"고 했다.

비명계 의원이 원내대표를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은 친문·친노 등 친명 외의 세력을 끌어안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무래도 이 대표가 중앙정치에서 민주당과 함께한 역사가 상대적으로 짧아 지금은 많이 약해진 기존 기득권 세력까지 한팀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친명계 의원은 "이 대표가 앞으로도 당을 하나로 이끌어 나가려면 친명계가 아예 원내대표 선거에 나가지 말아야 한다"며 "지금도 친명이 당을 장악했다는 시선이 당내에 있다. 원내대표는 비명계가 맡아 당의 결속력을 조금 더 강화시킬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민주당 내에서는 차기 원내대표 선거를 언제 치르는 게 맞을지 논의가 진행 중이다. 본래 민주당은 5월에 원내대표 선거를 치렀는데 박 원내대표의 경우 대선 패배 후인 지난해 3월에 취임해 다음달이면 1년 임기를 채운다. 당내에서는 1년 임기를 채우는 3월에 원내대표 선거를 해야한다는 의견과 관행대로 5월까지 임기를 연장해줘야 한다는 의견이 부딪히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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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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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기자 goron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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