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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사일 발사 전 타격... 美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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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등이 발사 시험에 성공한 극초음속 미사일 개념도. DARP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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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방부가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적이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기 전에 타격해서 무력화하는, 이른바 ‘발사의 왼편(Left of Launch)’ 전략의 실행 방안이 구체화된 셈이다. 최근 한미 국방장관회담에서 재확인한 대북 '확장억제'의 수준을 높이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될 전망이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미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미 공군연구소(AFRL), 방위산업체 록히드마틴과 에어로젯 로켓다인 연구팀은 전날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에 성공했다. 이번 미사일은 B-52 전략폭격기에서 발사돼 음속의 5배 속도(마하 5)로 고도 6만 피트(약18.3㎞) 상공에서 300마일(약 483㎞) 비행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마하 1부터는 초음속, 마하 5를 넘으면 극초음속으로 분류한다.

미사일이 날아간 300마일을 한반도 지형에 대입하면, 군사분계선(MDL) 인근에서 북한 주요 시설을 타격할 수 있는 거리다. 우리 군이 도입할 경우 유사시 북한을 선제 타격하는 ‘킬체인(Kill Chain)’을 비롯해 한국형 3축 체계 역량을 강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달 11일 연두 업무보고에서 킬체인 역량을 높이기 위해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 무력화하는 발사의 왼편 개념을 발전시키겠다고 보고한 바 있다. 당시 국방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물리적·비물리적 수단으로 북한의 핵·미사일과 인프라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겠는가 하는 부분을 기술적·개념적으로 검토해 나가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특히 발사 플랫폼이 미국의 주력 전략폭격기 B-52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B-52에 극초음속 미사일이라는 신형 무기를 장착한다면 유사시 한반도 방어 역량을 한층 강화할 수 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신범철 차관은 지난해 각각 미국을 찾아 확장억제의 상징인 B-52를 운용하는 앤드루스 공군기지를 방문해 B-52를 직접 가리키며 한미동맹의 압도적인 군사력을 강조한 바 있다.

다만 새 극초음속 미사일을 당장 전력화해 실전에 배치하는 건 아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RFA에 “북한이 한국과 미국을 공격하려고 할 때 극초음속 미사일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대와 저장된 미사일을 효과적으로 파괴할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실용화에는 5년 정도가 더 지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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