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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1 (일)

신현송 BIS 국장 "올해 원/달러 환율 안정 기대…美 경기 연착륙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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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유효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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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1회 BOK-KCCI 세미나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와 한국경제의 대응방안’에 참석해 신현송 BIS 경제보좌관 겸 조사국장과 대담을 나누고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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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일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경제보좌관 겸 조사국장을 만난 자리에서 환율과 중국 경제성장률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두 전문가는 올해 중국 경제가 5%대 성장할 것이란 관측에 공감하면서 지난해 1400원을 넘어서며 급등했던 원/달러 환율도 올해 안정세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날 이 총재와 신 국장은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국은행-대한상공회의소 공동세미나'에서 대담 형식으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이 총재가 평소 궁금했던 사안을 신 국장에게 직접 질의하는 방식으로 대담이 이어졌다.

이 총재는 향후 원/달러 환율 전망을 묻는 산업계 질문을 전했다. 이에 신 국장은 "원/달러 환율이 지난해 10월을 기점으로 정점을 찍었는데 앞으로 큰 폭으로 뛰는 일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오늘 저녁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발표가 있는데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고 안정된다면 추가로 금융 긴축은 하지 않아도 될 상황이 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현 상황에서 물가가 변동이 없는 한 추세적으로 봤을 때 지난해 많이 올라간 달러 가치가 안정화되지 않겠냐는 전제"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가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 업체에 납품하는 중소 수출 업체의 중국 시장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고 전하자 신 국장은 "중국의 비중이 워낙 크고 중간재 무역에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중국을 배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도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몇몇 전략종목 외에는 미·중 갈등이 무역에 큰 영향을 미칠까 하는 의문이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미·중 마찰이 있더라도 한국에 일부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도 했다.

이 총재는 이와 관련 "중국의 낮은 임금이 올라가고 경쟁이 심화하면서 한은에서는 지난 20년간 중국 특혜를 누렸던 한국이 궁극적으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하는 상황으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와 신 국장은 중국 경제 회복세가 강화될 것이란 의견에 동감했다. 이 총재는 "전일 국제통화기금(IMF)이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4%에서 5.2%로 크게 올렸다"며 "한은은 지난해 4분기 중국 경제 성장률이 -2% 정도 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0%로 성장하면서 올해 성장률도 5%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여행객이 많이 오면 경상수지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중국 경제의 기술적 반등이 우리 경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선 신중한 의견을 밝혔다. 신 국장은 " 한국과 중국 간의 무역 관계는 중간재 수출·수입이고, 글로벌 가치 사슬의 중요한 두 나라이기 때문에 세계 경제가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답했다.

중국 경제가 회복되면 원유 수요가 증가해 유가가 다시 오를 수 있지 않으냐는 질의에 신 국장은 "1973년 첫 오일쇼크 때 국내총생산(GDP) 대비 원유 의존도는 아주 높았지만 지속해서 원유에 대한 의존도가 내려갔다"면서 "원유 가격이 올라가면 충격이 있겠지만 크게 걱정할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신 국장은 유럽과 미국의 경제가 침체 국면까지는 가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신 국장은 "지난해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동시에 달러가 강세로 돌아서면서 유로화나 엔화로 계산하는 원자재 가격이 아주 큰 폭으로 올랐다"면서 "원자재 가격이 오름과 동시에 인플레에 큰 충격이 왔고 경기침체, 경기냉각도 빨리 이뤄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유럽의 경우 여전히 경기침체 가능성은 있지만 최근 달러 가치와 원자재 가격이 안정화되면서 큰 쇼크가 없는 상황에서는 이전에는 기대 못 하던 연착륙도 조심스레 거론되고 있다"며 "미국도 고용시장 등에서 균형을 다시 찾고 경기를 가라앉힐 수 있다면 연착륙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 총재는 전 세계적으로 이자율이 높은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높은 가계부채와 부동산 부채가 경제 위기로 번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신 국장은 "가계부채는 금융안정 뿐만 아니라 이자 부담을 높여 소비를 줄어들게 하는 등 실물경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면서 "한국은 재정 건전성이 튼튼하지만 전세계적으로 봤을 때는 정부부채 비율이 높아져 있는 상태라 정부 재정 운영이 올해에는 새로운 큰 문제로 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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