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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우크라 격전지 바흐무트에 러시아 병력 대거 투입해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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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동남부 점령지 빼앗긴 것 만회하려 바흐무트에 의미 둬

와그너그룹이 주로 싸웠으나 최근엔 러 정규군 투입

뉴스1

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지역 최전선 바흐무트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보초를 서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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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우크라이나 동부의 최대 격전지 바흐무트에 러시아가 병력을 대거 투입하면서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 관리들을 인용, 러시아가 바흐무트 지역에서 인해전술을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예비군 30만명을 소집해 상대적으로 경험이 부족한 신병들을 불러 모으면서까지 전력을 끌어올렸다. 우크라이나 장병들은 NYT에 "우크라이나 군대가 더 잘 훈련된 것처럼 보이지만, 때로는 (러시아군의) 숫자에 압도당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여름 이후 동부와 남부 점령지를 빼앗기자 이를 만회하기 위해 동부 바흐무트를 공략하는 데 정치적인 의미를 두고 있다.

마이클 코프먼 해군분석센터(CNA) 러시아 연구책임자는 최근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러시아 장병들이 장갑차에 타지 않고 걸어서 전투를 치렀기 때문에 더 큰 인명 손실을 입었다"며 "이들 중 대부분은 러시아 정규군이 아닌 민간 용병단체 와그너그룹의 소속이거나 수감자들 중에 모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코프먼은 "우크라이나도 이번 전투에서 많은 비용을 치렀다"며 "러시아의 소모성(expendable) 병력에 맞서 우크라이나는 본질적으로 더 양질의 군대를 교환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손실이 향후 우크라이나의 공격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앞으로 수 주, 혹은 수 달 내로 우크라이나는 미국 등 서방 동맹국들이 공급하는 전차와 로켓 시스템을 조달받을 예정이지만, 현재로서는 러시아군의 인해전술이 전장에서는 더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게 NYT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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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바흐무트에서 러시아 군의 포격을 받아 박살난 건물이 보인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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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까지만 해도 이곳에서의 전투는 와그너그룹이 주도했으나, 바흐무트와 불레다르 근처에서는 러시아 정규군의 포격이 점점 두드러지는 추세로 알려졌다.

올렉시 다닐로프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의장은 지난 31일 TV 연설에서 "최근 러시아가 동원한 병력의 절반은 전선에 투입됐고 나머지는 러시아나 벨라루스에서 훈련을 받고 있다"며 "우크라이나는 동맹들의 지원이 들어오고 있기에 이에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는 바흐무트 포위에 유리한 지점인 블라호다트네를 점령했다고 주장했다. 블라호다트네는 우크라이나가 퇴각 사실을 밝힌 솔레다르와 바흐무트 사이에 위치한다. 또 바흐무트에 주둔하는 우크라이나군의 주요 보급선이 지나는 곳이다.

군사 분석가들은 바흐무트의 전략적 위치가 이 지역의 고속도로가 교차하는 지점이라는 데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도시를 점령한다고 러시아가 동부에서 큰 우위를 점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기 위한 발판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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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의 바흐무트 전선에서 병사가 러시아 군을 향해 발사할 박격포를 발사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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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는 최근 전선을 떠난 우크라이나 병사들을 인용, 바흐무트로 들어가는 주요 보급로였던 포장도로가 현재는 우크라이나의 통제 하에 있으나 러시아 포병과 전차의 사정권에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는 기존 보급로가 아닌 서쪽의 도로에 의존하게 됐는데, 이 도로 또한 러시아의 빈번한 공격 대상이 되는 마을에 가깝다는 맹점이 있다.

우크라이나 군 관계자는 최근 TV에 출연해 며칠 동안 바흐무트 주변의 전투가 격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러시아군이 바흐무트 북쪽의 마을을 부분적으로 통제하고 있으며, 와인 공장과 육류 가공 공장을 공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러시아군이 바흐무트 시내 쪽으로 더 가까이 이동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런 상황을 의식한 듯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9일 도네츠크에서 군 지도자들과 만난 뒤 "상황이 매우 어렵다"며 "바흐무트와 불레다르 등 도네츠크 지역이 러시아의 지속적인 공격 하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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