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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진짜인가…할 때는 제대로 해주는 제퍼슨, 그래서 더 고민이다 [MK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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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수가 아니다. 그래서 고민이다.

전주 KCC는 지난 1월 31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4라운드 안양 KGC와의 홈 경기에서 대접전 끝에 81-83으로 분패했다. 이로써 연패 탈출의 기회를 잃었다.

이날 경기는 론데 홀리스 제퍼슨(37점 11리바운드 1어시스트 2스틸 1블록슛)과 오마리 스펠맨(34점 11리바운드 5어시스트 2블록슛)의 쇼다운으로 설명할 수 있었다. 2쿼터부터 불꽃이 튄 NBA 출신 두 선수의 환상적인 맞대결에 전주는 뜨거워졌다.

매일경제

제퍼슨은 상수가 아니다. 그래서 고민이다.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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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제퍼슨의 활약은 돋보였다. 1쿼터를 14-30,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출발한 KCC를 이끌고 대추격전을 펼쳤다. 달리는 순간 이미 득점이었다. 당황한 KGC는 순식간에 동점, 그리고 역전까지 허용하는 등 휘청거렸다.

자신의 스피드, 그리고 리듬을 주체하지 못해 잠시 오버 페이스를 겪기도 했던 제퍼슨. 그럼에도 스펠맨과의 자존심 싸움에선 단 한 발도 물러서지 않았다. 스펠맨이 넣으면 제퍼슨도 넣었다. 기복 있었던 미드레인지 점퍼도 이날만큼은 마이클 조던 부럽지 않았다.

그동안 제퍼슨에 대해 냉정한 평가를 이어갔던 전창진 KCC 감독조차 “그의 득점력은 정말 폭발력 있었다”며 극찬했다. 곁에서 제퍼슨과 스펠맨의 쇼다운을 ‘직관’한 문성곤은 “무슨 NBA 게임 보는 것 같았다. 경기 종료 2분 전에 투입됐을 때 쟤네 사이에 끼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웃음)”고 말할 정도.

이처럼 제퍼슨이 한 번 폭발하는 날은 정상급 외국선수가 전혀 부럽지 않다. 트랜지션 게임에서 단독으로 이와 같은 파괴력을 선보이는 건 김선형과 함께 KBL 최고 수준이다. 미드레인지 점퍼는 주사위와 같은데 KGC전과 같이 ‘6’이 나오는 순간 제어하기 힘들다. 김상식 KGC 감독도 승리 외 아쉬운 부분으로 제퍼슨을 막지 못한 것을 언급하기도 했다.

제퍼슨은 분명 KBL 내에서 좋은 기량을 가진 외국선수라고 평가할 수 있다. 포지션을 구분하지 않고 전체적인 능력만 놓고 보면 그는 분명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실력자다. 문제는 덩치 큰 외국선수, 그리고 스코어러 타입의 외국선수조차 3번이 아닌 4번을 선호하는 KBL에서 제퍼슨이 가진 가치가 100% 드러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2-3번 자원이 많은 KCC와 제퍼슨의 궁합은 사실 그리 좋지 않다. 그들이 최근 제퍼슨을 교체하려 했던 이유다.

현실적으로 현재 KCC에 필요한 외국선수는 라건아를 충분히 쉴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빅맨이다. 제퍼슨보다 득점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겠지만 평균 10~15분 이상은 페인트 존을 지켜줄 수 있는 빅맨이 절실하다. 이승현이 없는 지금은 더욱 그렇다.

그러나 제퍼슨을 놓치기도 아쉽다. 상수는 아니지만 폭발하는 날은 스펠맨과 쇼다운을 펼칠 정도로 퍼포먼스가 대단하다. 적은 시간에 많은 점수를 넣을 수 있는 선수이기도 하다. 잘 활용만 하면 쓰임새가 많다.

결국 문제는 좋고 나쁨의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기복이 심하다. 일정 수준의 활약으로 평균을 내는 것이 아닌 경기마다 보이는 모습이 하루마다 다르다. KCC는 고민이다. 대체 외국선수를 찾기 어려운 현재 상황에서 제퍼슨이 갑자기 최고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렇다고 해서 다음 경기에 잘한다는 보장이 없다. 5연패를 떠나 제퍼슨만으로도 머리가 아픈 KCC다.

[전주=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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