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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300만달러는 방북비용’ 김성태 진술에… 이재명 “檢 신작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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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차 열리는 김성태의 ‘입’

2019년 대북송금 800만달러 중

‘300만달러’ 방북비용 취지 주장

“金 모친상 때 李 비서실장 조문”

전 쌍방울 직원 법정서 진술도

李 “檢 신작소설… 잘 안 팔릴 것”

한동훈 “증거·팩트로 대응해야”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검찰 조사에서 북한에 전달한 돈의 액수를 800만달러라고 특정하며 이 중 300만달러는 당시 경기지사였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방북을 위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또 이 대표가 경기지사로 있을 당시인 2019년 이 지사의 비서실장이 김 전 회장 모친상에 조문을 갔다는 법정진술이 나왔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구속수감돼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에서 조사를 받아온 김 전 회장은 최근 ‘대북 경제협력 사업권을 위한 대가’라고 주장해왔던 대북 송금 이유에 대해 진술을 바꿨다. 그는 2019년 1월과 4월에 건넨 500만달러는 ‘경기도의 북한 스마트팜 지원사업 비용’이며, 11월에 건넨 300만달러는 ‘당시 도지사였던 이 대표의 방북을 위한 비용’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검찰이 관련 자료를 제시하며 추궁하자 결국 이같이 털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최근 주변에는 “이 전 지사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주려고 했다”는 취지의 얘기도 했다는 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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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해외 도피 중 태국에서 체포된 김성태 쌍방울 전 회장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공항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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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 북한 스마트팜 지원은 2018년 추진된 사업으로 이화영 당시 경기도 평화부지사(구속기소)가 같은 해 10월 북측과 합의했다고 발표한 6개 교류협력 사업에 포함된 내용이다. 북측이 쌍방울에 “경기도가 약속한 스마트팜 지원 비용 50억원을 대신 지원해달라”고 했고, 김 전 회장이 이에 응했다는 것이다. 김 전 회장은 이 대표와 통화한 적 없다는 기존 진술도 뒤집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통화에서 “고맙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의 진술을 토대로 대북 송금 규모와 배경을 더욱 구체화하고, 쌍방울이 경기도를 대신해 거액을 건넨 이유 등을 규명할 예정이다.

쌍방울 전 비서실장 A씨는 이날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신진우) 심리로 열린 이화영 전 부지사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지사의 비서실장이 김 전 회장 모친상에 조문을 갔다고 진술했다. A씨의 진술에 따르면 당시 이 지사의 비서실장 B씨는 김 전 회장과 친분이 없는 사이로, 경기도를 대표해 장례식장을 찾았다. 당시 조의금은 B씨가 본인 명의로 냈다고 한다. 검찰은 이와 관련, 김 전 회장이 2020년 3월 이 대표 모친상에 측근 방용철 부회장을 조문 보냈다는 진술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 대표는 이날 “아마 검찰의 신작 소설이 나온 거 같은데 종전의 창작 실력으로 봐서 잘 안 팔릴 것”이라고 비꼬았다. 검찰 출석 일자 조율 여부를 묻는 말에는 답하지 않았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다른 국민과 똑같이 증거와 팩트로 대응하라”고 맞받았다. 이 대표가 검찰 소환을 ‘대선 패배의 대가’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선 “대선에서 이겼으면 권력을 동원해서 사건을 못 하게 뭉갰을 거란 말처럼 들린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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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 한동훈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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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3부(부장검사 엄희준·강백신)는 이날 김만배씨와 정영학 회계사를 불러 조사하며 이 대표의 추가 소환을 대비했다. 검찰은 이들에게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 문제 등 지난 28일 이 대표가 검찰에 제시한 진술서의 사실관계를 교차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본부장은 이날도 “(이 대표가) 모든 걸 부인하고 있고 들통나면 또 다른 말을 하는 일이 반복된다”면서 이 대표 측이 대장동 수익 일부를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대장동 개발)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는데, 어떻게 일사천리로 다 진행될 수 있었겠나”라며 사업의 배후로 이 대표를 재차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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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를 받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3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정 전 실장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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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조병구) 심리로 열린 이 대표의 최측근 정진상 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정 전 실장 측은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또 자신에 대한 구금이 부당하다는 취지로 재판부에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다.

이종민·김현우 기자, 수원=오상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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