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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이란 “군사시설 드론 공격 배후는 이스라엘”…보복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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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경미한 피해”…이스라엘 언론은 “상당한 타격”

미 국무장관의 “모든 선택 가능” 발언에도 날선 반응

경향신문

중동을 순방 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왼쪽)이 30일(현지시간) 두 번째 방문국인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회담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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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동안 ‘그림자 전쟁’을 벌여온 이란과 이스라엘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1일(현지시간) 전했다. 지난 28일 밤 이란 이스파한의 군사시설에서 발생한 드론(무인기) 공격의 배후로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지목되면서다.

이란 정부 관계자는 30일 알자지라 방송 인터뷰에서 “이번 드론 공격이 실패했다”고 주장하면서 “이스라엘이 배후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란은 드론 3대 중 1대는 방공 시스템에 요격됐고, 2대는 ‘방어용 함정’에 잡혀 군사시설 지붕에 경미한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이스라엘은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이란의 보복을 받게 될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불장난을 하는 사람은 가장 먼저 화상을 입는다”고 경고했다.

반면 예루살렘포스트 등은 이번 작전에 정통한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모사드가 이란의 첨단 무기 생산 시설에 상당한 타격을 입혔다고 전했다. 공격을 당한 군사시설은 수도 테헤란에서 남쪽으로 약 350㎞ 떨어진 이스파한에 있다. 드론·미사일·위성 등 핵무기 개발과 관련한 프로젝트 연구가 진행되는 연구소도 이곳에 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곳에서 이스라엘을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를 가진 샤하브 중거리 미사일이 조립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격 이후 이란은 미국에도 날을 세우고 있다. 중동을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이란은 이스라엘과 지역의 위협일 뿐만 아니라 점점 더 세계의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며 이란 핵합의 복원이 실패할 경우 “모든 선택이 테이블 위에 놓여 있다”고 말한 점도 이란의 심기를 자극했다.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30일 성명을 발표해 “미 국무장관은 협박성 발언들을 한 것과 관련해 국제법에 의거해 모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이란의 영토와 국익에 대한 어떤 공격에도 결정적인 대응을 하겠다”고 경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란과 이스라엘·미국 간 갈등이 더 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한 이란을 제재하기 위해 두 나라가 더 강경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2010년 이후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려는 목적으로 비공식 공격을 펼쳐왔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0년간 이란 핵과학자 5명이 암살됐고, 이란 내부 핵시설에 대한 여러 차례 공격의 배후에도 이스라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란은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으로 레바논의 헤즈볼라에 무기를 제공해 이스라엘을 대리 공격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유라시아그룹 창립자인 이언 브레머는 “중동에서 지정학적으로 고립된 이란과 유럽에서 경제·외교적으로 고립된 러시아 두 나라가 더 밀착하면서 최악의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결국 두 나라의 밀착으로 서구 나라들은 전쟁과 분쟁에 더 광범위하게 휘말려들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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