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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미 “F-35·항모 등 더 많이 전개”…확장억제 ‘불신’ 잠재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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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위협 고조 속 한·미 국방장관 회담

경향신문

마주보는 한·미 이종섭 국방부 장관(오른쪽 앞에서 두번째)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장관 맞은편)이 31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한·미 국방장관회담을 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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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연합훈련 확대·강화…한·미·일 안보회의 조속 개최
양국 인·태 전략 연계도…윤 대통령 “실효적 확장억제를”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높아지고 일각에서 핵무장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서울에서 만난 한·미 국방장관은 확장억제 실행력을 계속 강화하기로 했다. 힘에 의한 평화 구현을 위해 연합연습 및 훈련의 규모와 수준을 확대·강화하기로 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은 31일 국방부 청사에서 회담을 하고 이같이 합의했다. 두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최근 무인기 침투 등 연이은 도발 행위를 강력히 규탄하고 단호한 대응을 재확인했다.

두 장관은 북핵에 대한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를 위해 올해 한·미 안보협의회의(SCM) 이전에 한·미 맞춤형억제전략(TDS) 개정이 완료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진전을 만들어나가기로 했다. 또 북한의 핵 위협 억제 및 대응방안과 관련한 동맹 간 논의를 증진하기 위해 2월 중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DSC TTX)을 실시키로 했다. 더불어 적시적이고 조율된 전략자산 전개가 이루어지도록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

확장억제 공동실행 분야에선 올해 예정된 전반기 연합연습을 포함한 양국의 연합연습 및 훈련을 강화하면서,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 시도를 포함한 안보환경 변화를 반영하기로 했다. 또 올해 연합야외기동훈련의 규모와 범위를 확대하고, 대규모 연합합동화력시범 등을 시행하기로 했다.

이번 회담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을 재확인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오스틴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방위 공약은 철통같고 확장억제 공약은 확고하다”고 천명했다.

그는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은 핵, 재래식(무기), 미사일방어 능력 등 모든 범주의 미 군사능력이 포함된다”면서 “F-22와 F-35 스텔스 전투기와 핵 추진 항공모함 등 전략자산 전개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확장억제는 동맹이 핵 공격을 받거나 위협에 직면했을 때 미 본토 공격으로 간주하고 재래식 전력과 핵무기, 미사일방어 등의 수단으로 억제한다는 개념이다.

오스틴 장관이 확고한 확장억제 공약을 강조한 데는 최근 한국 내에서 제기되는 독자적 핵무장 여론을 무마시키고, ‘찢어진 핵우산’ 비유 등 일각에서 제기되는 확장억제 공약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파악된다. 그는 “한·미 양국은 한반도는 비핵화를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미국의 한국 방위 공약은 확고하고 이것은 확장억제 공약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한·미 움직임에 북한은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 연합훈련을 ‘전쟁연습’으로 규정하는 북한은 지난해에도 연합훈련 기간이나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에 비례적·즉각적 도발로 응수했다.

오스틴 장관은 한·미·일 3각 안보협력도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위협에 맞서 (한·미) 양자와 한·미·일 3국이 긴밀히 공조했다”면서 “한·미·일 3국 협력이 모두의 안보를 증진한다”고 말했다. 양국은 한·미·일 3국 안보협력 강화를 위해 빠른 시일 내 한·미·일 안보회의(DTT)를 개최하기로 했다.

중국 견제를 위한 양국 간의 협력 문제도 언급됐다. 두 장관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인·태)’에 대한 공동의 인식을 바탕으로 양국 인·태 전략의 연계성을 강화하고, 동남아시아 및 태평양 도서국 우방국들과의 협력방안을 모색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오스틴 장관은 “다가올 70년 동안에도 한반도 안정과 안보 그리고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이라는 공동비전을 위해 양국이 지속해서 협력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은 미국이 중국을 견제할 때 주로 쓰는 표현이다. 미국은 중국 견제 차원에서 동남아 국가들과 연합 전선을 구축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한국의 역할 확대를 강조한 것으로 읽힌다.

윤석열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오스틴 장관을 접견하고 “북한 핵 위협에 대한 실효적이고 강력한 확장억제 체계가 도출되도록 한·미 간 협의를 진행해달라”고 당부하며 한·미 연합연습의 실전적 시행을 강조했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전했다.

오스틴 장관은 이날 오후 출국해 다음 행선지인 필리핀으로 향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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