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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뚜렷한 매 1명' 빼고 금통위원 '장기간 동결 기조'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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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금통위 의사록 공개

"기준금리 그동안 많이 올렸다…추가 인상 신중"

가계부채 디레버리징은 계속돼야 한다는 의견도

매파 1명 "필요시 추가 기준금리 인상도 고려해야"

이데일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데일리 최정희 하상렬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 대다수는 앞으로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가계부채 디레버리징(감축)의 필요성이 제시된 만큼 기준금리 3.5% 수준의 긴축 기조가 장기간 유지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뚜렷한 매파(긴축 선호) 성향을 가진 1명의 금통위원만이 필요할 경우 추가 기준금리 인상도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금통위원 6명 중 5명, 추가 금리 인상 신중

31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1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이창용 총재를 제외한 6명의 금통위원 중 5명은 대체로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이창용 총재가 13일 금통위 본회의에서 최종금리 수준을 3.5%로 보는 위원이 3명, 3.75%로 열어둬야 한다는 위원이 3명이라고 밝힌 것보다 더 완화적인 모습이다.

기준금리 3.5% 인상에 찬성표를 던진 4명 중 3명은 추가 금리 인상에 신중해야 한다거나 중장기적 과제를 제시하며 장기간 동결 가능성을 내비쳤다. 한 금통위원은 “향후 기준금리 운영에 있어 물가상승률이 현재의 전망대로 둔화 흐름을 이어간다면 실질금리 상승에 따른 경기부진 및 금융안정 리스크 측면의 부담을 감안해 추가 인상 여부를 신중히 결정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위원은 “향후 통화정책은 높은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 수렴해가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둬야 한다”면서도 “지난해까지는 전례 없는 인플레이션의 빠른 상승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이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인상하는 데 주력했으나 이제는 금리가 긴축 영역으로 진입한 만큼 앞으로는 기조적 물가 압력을 제어하고 기대인플레이션의 안착을 유도하는 것이 정책 운용의 핵심이 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추가 인상보다는 현재의 긴축 수준의 금리를 장기간 유지할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또 이 과정에서 단기적인 성장세 둔화는 감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은 “거시경제의 안정적 성장 기반을 되찾기 위해 물가가 목표수준으로 수렴하는 추세가 확인될 때까지 긴축 기조를 확고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를 차단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다른 위원은 “그동안의 금리 인상이 시차를 두고 물가의 하방압력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점, 실물 경제가 하강세를 보이는 점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금리 인상 논거들이 다소 약해졌다”면서도 인플레이션 리스크와 이에 따른 대응, 한미 금리 역전폭 확대에 따른 외환부문의 불안 요인 등을 고려해 금리 인상에 표를 던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매우 높은 점 등을 고려해 가계부채 디레버리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위원은 “가계부채 비율이 주요국 가운데 높은 수준”이라며 “중장기적 시계에서 금융안정을 도모하고 자본이 국민경제에 더 도움되는 방향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가계 부문의 완만한 디레버리징을 유도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금리 동결 의견을 낸 주상영, 신성환 위원은 긴축 통화정책의 효과가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에 추가 금리 인상에 따른 실익이 적다고 평가했다. 동결 의견을 낸 한 금통위원은 “그동안의 금리 인상이 실물경제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고 물가가 완만하게 하락하기 시작했다”며 “금융여건이 충분히 긴축적 영역에 진입해 추가 긴축 여부는 그동안의 지속된 긴축정책 파급효과 정도, 실물경제 흐름, 대외여건 등을 지켜본 후에 결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위원은 “수요 측면에서 물가 상승 압력 확대를 경계할 단계는 이미 지났다”며 “국고채 금리가 만기와 무관하게 대부분 3% 중반에서 등락하면서 금리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 이는 미래의 경제성장 전망이 결코 낙관적이지 않음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파 위원 “물가, 단기간 내 목표치 수렴 확신 없다”

다만 나머지 가장 매파적인 위원 1명은 전혀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이 위원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율 상승세가 정점을 지나고 성장 전망이 잇달아 하향 조정됨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율이 각국의 물가목표대로 단기간 내 수렴해 나갈 것이란 확신이 아직 서지 않고 있어 주요 중앙은해을이 긴축 통화정책 기조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물가상승률이 빠른 시일내에 목표 수준 가까이 수렴될 것이란 확신이 설 때까지 긴축 기조를 유지하고 필요시에는 추가 금리 인상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긴축 통화정책 기조를 충분한 기간 동안 유지하는 것이 그동안 과도하게 증가해 온 가계부채의 디레버리징을 원활히 하고 우리 경제의 장기적 건전성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은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의 불안 가능성을 피하면서 장기적인 금융시스템 안정을 도모하는 것이 쉽지 않은 과제이나 우리 경제와 금융시장 상황에 비춰보면 지금의 디레버리징과 경기 위축의 비용을 감내하는 과정이 향후 안정적 성장 기반의 조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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