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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종합] 中 경제 연이은 낭보…글로벌 경제 구원 투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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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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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중국 경제에 연이은 낭보가 날아들었다. 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와 같이 이번에도 중국이 세계 경제의 구원 투수로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31일(현지시간) 중국 국가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1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1로, 작년 9월 이후 4개월 만에 경기 확장/수축 분기선인 50선을 넘어섰다. 같은 시간 발표된 1월 비제조업 PMI 역시 54.4를 기록하며 작년 6월 이후 7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제조업과 비제조업을 합친 1월 공식 종합 PMI는 52.9로 전월 대비 10.3포인트나 급증하며 작년 6월 이후 7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제조업, 비제조업 전반에 걸쳐 중국 기업들의 경영 상황이 크게 개선된 것을 시사한다. 따라서 올해 중국 경기 전망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국가통계국은 "1월 PMI가 다시 확장 구간으로 접어든 것은 기업들의 생산·경영 경기 상황이 2022년 12월 대비 분명하고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언급했다. 싱크탱크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닛의 쉬톈천(徐天辰) 애널리스트는 2, 3월 PMI 역시 빠르게 회복할 것이라며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감소하며 억눌렸던 수요가 폭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경제의 희소식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날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를 발표하고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작년 10월 전망치인 4.4%에서 5.2%로 0.8%포인트나 대폭 상향 조정했다. IMF는 중국 리오프닝(오프라인 경제활동 재개 및 국경 재개방) 이후 이동성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 점을 반영했다며 성장률 전망 상향 이유를 설명했다.

피에르 올리비에 구린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보고서 발표회에서 중국 리오프닝이 원자재 가격에 상방 압력을 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전체적으로는 중국 리오프닝을 글로벌 경제에 호재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IMF는 올해 중국과 인도 경제가 글로벌 성장률의 50% 이상을 책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오프닝 효과 나타나나?

연초부터 중국 경제에 희소식이 전해진 것은 단연 리오프닝의 효과가 크다. 중국 정부는 작년 말 '위드 코로나' 전환을 선언하고 각종 오프라인 활동 제재를 해제했다.

지난 해 중국은 4월 '상하이 봉쇄'에서 볼 수 있다시피 봉쇄, 격리, 검사로 대표되는 고강도 방역 정책 '제로 코로나'를 유지한 탓에 경제 활동이 크게 위축됐다. 이는 결국 작년 중국 경제 성장률이 3%로 떨어지며 40여년 만에 글로벌 평균 성장률을 밑도는 결과를 낳았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감염자 및 사망자 등이 확연하게 줄어드는 등 '위드 코로나' 전환 이후 혼란 사태가 진정 국면을 보이면서 경제에도 온기가 돌기 시작한 모습이다. 그 기폭제가 된 것은 지난 21~27일 있었던 춘제 연휴로, 위드 코로나 전환 이후 처음으로 맞이한 이번 연휴에서 3년간 억눌렸던 중국인들의 소비 욕구가 분출되다시피 했다.

중국 문화관광부가 발표한 춘제 소비 잠정 집계치에 따르면 지난 21~27일 춘제 연휴 기간 중국 전역 관광객 수는 지난해 동기 대비 23.1% 증가한 3억800만명(연인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2019년 춘제 연휴의 88.6% 수준을 회복한 것이다. 또 춘제 기간 중 중국 영화 박스오피스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11.89% 증가한 67억5800만 위안으로, 사상 최대였던 2021년에 이어 역대 2위를 달성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춘제 기간 중 중국의 여행 및 외출 데이터는 한동안 부진했던 여행 관련 산업이 점차 회복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춘제 기간 중 나온 데이터들은 중국 경제 회복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춘제 기간 중 우려 요소였던 코로나19 확산도 일어나지 않은 모습이다.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는 "춘제 기간 중 코로나19의 뚜렷한 반등이 나타나지 않았고, 전체적인 유행 과정 중에 새로운 변이가 나타나지 않았다"며 "중국의 이번 유행이 이미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언급했다.

앞서 24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중국의 전국 가계가 보유한 위안화 예금이 17조8000억 위안(약 3239조원)에 달한다며, 리오프닝으로 해당 자금이 본격적으로 풀릴 경우 중국을 넘어 글로벌 경제 전반에 그 여파가 확산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인 2009년, 중국이 4조 위안 규모의 부양책을 시행해 세계 경제 전반에 자극을 줬던 것을 떠올리는 부분이다.

그러나 중국 경제 전망을 무조건 낙관하기만도 쉽지 않다. 무엇보다도 지금까지 중국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 온 부동산 부문이 헝다 사태 등으로 크게 위축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중국이 소비 진작을 통해 경기 회복을 꾀하는 모습이지만 중국 경제의 주요 성장 견인차였던 부동산 부문이 살아나기 전까지 경제가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IMF는 이날 전망에서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상향 조정한 반면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종전과 같은 4.5%로 유지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구린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부동산 부문이 경제 성장에 계속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이 '정리'되기 전까지는 성장 엔진 역할을 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동산 섹터는 매우 중요한 섹터이고, 지난 기간 동안 성장의 중요 요소 중 하나였다"며 "앞으로는 부동산 섹터가 좀 '정리'되기 전까지는 별다른 성장 엔진은 못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주경제=장성원 국제경제팀 팀장 sotg813@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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