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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한국이 유럽 탱크 시장 휩쓸 수 있다"-美 외교전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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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戰, 구형 무기 소진 후 유럽 방위체계 업그레이드 '전환점'…'K-방산' 활약 기대

뉴스1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2022년 12월 6일(현지시간) 그디니아의 해군기지에 인도된 '한국산 명품무기' K-2 전차와 K-9 자주포의 첫 수출 물량 인수식에 도착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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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독일 주력 탱크 레오파르트2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승인되면서 유럽 여러 나라가 보유분 공여를 준비하는 가운데, 앞으로 유럽 탱크 시장을 K2 등 한국 주력 전차가 휩쓸 수 있다고 30일(현지시간)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가 전망했다.

유럽의 리더격인 프랑스와 독일은 각각 자국 주력 전차인 르클레르(Leclerc)와 레오파르트2를 대체할 신형 무기 개발 계획을 세웠지만 추진이 지연되면서, 유럽에는 2차 대전 이후 냉전기 개발한 레오파르트의 변형 모델을 대체할 신형 탱크 라인이 없는 상태였다.

그러는 사이 한국의 탱크 라인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폴란드 군비청은 지난해 현대로템·한화디펜스와 K2 1000대 및 K9 자주포 672문,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FA-50 경공격기 48기를 구매하는 25조~40조원 상당 수출 총괄계약을 맺어 'K-방산' 신호탄을 세계에 알렸다.

특히 폴란드는 이 중 탱크 180대를 2025년까지 우선 인도 받기로 했다. 이후 나머지 820대가 인도되는 과정에서 처음 받은 180대는 K2PL 표준 사양으로 업그레이드 될 예정이다.

FP는 "폴란드에 있어 한국과의 거래는 독일 라인메탈사(社)가 공급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탱크를 얻는 것을 의미한다"며 "뿐만 아니라 폴란드의 자국 방위산업 발전을 위한 기술 이전 열망도 충족시킨다"고 평했다.

폴란드는 레오파르트2 전차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가장 먼저 발표한 나라인데, 그에 앞서 한국 방산업체들과의 구매 계약이 먼저 이뤄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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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인근 드미트리우카에서 유명한 거리 화가 티브이보이의 작품이 그려진 파괴된 러시아 군의 탱크가 보인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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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불거진 안보 위기가 유럽 방위체계를 업그레이드하는 전환점이 되는 셈이다.

FP는 "일각에선 K2를 레오파르트2의 모방형으로 폄하하지만, K2는 일반적으로 레오파르트2와 유사한 능력을 가진 세계적 수준의 주력 전차"라며 "성능 비교에서도 좋은 퍼포먼스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K-방산'의 무대는 폴란드뿐만이 아니다.

FP는 "튀르키예의 알타이 주력 전차도 K2의 파생형이며, 슬로바키아 등 일부 국가는 한국과 협력해 구형 T-72 전차 교체 옵션을 논의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동유럽의 소련 시대 구식 탱크 중 상당수가 이미 우크라이나로 보내졌기 때문에 K2 기반 설계는 방위 체계를 업그레이드하고 다양화하려는 나라들에 적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폴란드에 이어 우크라이나에 레오파르트2 지원 계획을 발표한 노르웨이도 신형 전차 구입 후보 명단에 K2와 레오파르트2A7을 올려놓고 비교평가 중이다. 한화디펜스에 K9자주포 28대를 주문하는 등 역시 K-방산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핀란드와 에스토니아 등 다른 유럽 국가들도 속속 한국 포병시스템을 채택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고 F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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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경기도 파주 무건리훈련장에서 육군 아미타이거 시범여단과 미2사단 스트라이커여단이 대대급 연합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이번 훈련에는 한미 장병 800여 명과 K808차륜형장갑차, 미 스트라이커장갑차, 정찰드론, 무인항공기(UAV), 대전차미사일(현궁) 등 다양한 무기체계가 투입됐다. 2023.1.14/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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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P는 유럽 전체가 한국 탱크 보유로 완전히 전환할 가능성은 낮게 보면서도, 한국의 기술 이전 및 생산 현지화 의지는 유럽 국가들에 상당한 매력 요인이라고 짚었다.

한국이 러시아와 관련해 갖고 있는 민감성과 한국-유럽 간 지리적 거리는 한계 요인이지만, 폴란드와 현대로템·한화디펜스의 계약 내용을 보면 폴란드 내에서 유지·보수를 보장하고 유럽 내 생산 현지화 의지도 엿보이는 등 유럽 국가들 입장에서 이점이 많다는 것이다.

생산량 면에서도 미국과 독일을 포함한 많은 선진국이 심각한 생산 부족에 직면한 것과 달리, 한국은 대량생산을 위한 확장 역량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미국의 동맹인 한국군과 폴란드군이 양국에서 함께 훈련하는 등의 연결고리를 발전시킬 수도 있다고 봤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장비와 탄약이 빠르게 고갈되는 부분을 신속하게 해결할 '상업적 관계'를 지금 발전시키는 것이 합리적이라고도 덧붙였다.

FP는 "현재 유럽에서 운용 중인 레오파르트2는 약 2000대로 추정되지만, 앞으로 나토 내에서 최신 탱크를 보유한 유럽 강군으로 떠오를 폴란드에서만 약 1000대의 K2가 운용될 것"이라고 했다.

또 "현재 우크라이나에 레오파르트2 보유분을 보내려는 국가들은 K2 조달을 고려할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을 포함해 한국 역대 정상들이 2027년까지 방위 수출국 강국을 열망하는 점도 한국이 유럽의 더 많은 사업을 장악할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무엇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가져온 유럽 안보 지형 변화도 한국의 기회 요인이다. 지난주 유럽 9개국(에스토니아·영국·폴란드·라트비아·리투아니아·덴마크·체코·네덜란드·슬로바키아)는 우크라이나에 전례 없는 군사 원조를 약속하는 '탈린 서약(Tallinn Pledge)'을 맺었다. 유럽내 리더를 자처하던 프랑스와 독일이 슬며시 빠지면서, 안보 강화 시급성 관련 각국의 '동상이몽'이 분명해졌다. 이들 국가로선 이제 역외 국가와의 방위 관계 구축 옵션도 중요해졌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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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4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항공기 조립 공장에서 열린 방산수출전략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2.11.2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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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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