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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길 잃은 치매 할머니 안전 인계”…경찰, 셀프 미담에 ‘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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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부산 경찰이 지난 26일 공식 페이스북에 길 잃은 할머니를 업고 이동하는 한 경찰관의 모습을 공개했다. 부산경찰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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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찰이 길 잃은 치매 노인을 보호자에게 안전히 인계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가 역풍을 맞았다. 최근 부산 한 지구대에서 추위를 피해 찾아온 70대 할머니를 내쫓은 사실이 알려져 여론이 싸늘해진 탓이다.

지난 26일 부산경찰 페이스북에는 “지난 일요일 설날 당일, 아흔이 다 된 연세의 할머니가 두꺼운 외투도 걸치지 않은 채 나오셨다가 길을 잃었다”며 한 경찰관이 할머니를 업고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이어 “출동 경찰관은 119구급대원에 요청해 응급조치를 한 후 이전 신고내역으로 거주지를 확인해 보호자에게 안전히 인계했다”며 “추운 날씨에 피를 흘리고 계셔서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지만, 단순 타박상으로 응급조치한 후 따듯한 집으로 신속히 모셔 건강 상태에 큰 이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미담에도 네티즌 반응은 냉랭했다. 최근 추위를 피해 찾아온 할머니를 내쫓아 논란이 된 경찰의 ‘보여주기식’ 연출이라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달 14일 부산의 한 지구대에서 경찰관들은 당시 부산역에서 마지막 기차를 놓치고 추위를 피해 찾아온 70대 할머니 A씨를 40여분 만에 밖으로 쫓아냈다. 경찰들은 A씨의 팔을 잡고 강제로 일으켜 세워 밖으로 끌어냈고, 다시 들어오지 못하도록 문을 걸어 잠그기까지 했다.

당시 상황이 담긴 파출소 내부 CCTV 영상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부산 경찰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당시 지구대 근무자들은 A씨가 직원들에게 무례한 말을 해 밖으로 내보냈다는 입장이지만 A씨는 “노숙인도 아니니 친절하게 대해 달라”는 취지의 말을 했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해당 관할 부산동부경찰서장은 지난 28일 사과문을 내고 “민원인이 처한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사안의 진상을 철저하게 조사해 결과에 따라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A씨는 해당 경찰관들을 고소했으며 부산경찰청은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이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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