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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발언대]다시 부상하는 중동, '제3의 중동 붐'을 노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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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풍부한 석유·천연가스 자원을 자랑하는 중동은 예나 지금이나 우리나라 해외건설 수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주력 시장이다. 최근에는 고유가에 힘입은 중동 산유국들이 막대한 오일머니로 원유 등 에너지 개발과 연계된 설비를 더욱 증강시키고, 역내 통합을 위한 전력·철도 등의 인프라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 석유 의존적 경제에서 탈피, 탄소 배출 저감 및 저탄소·친환경 국가로 전환하려는 것이다.

이를 주도하는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다. 각각 5000억달러 규모의 네옴(Neom)시티와 태양광·수소 등의 재생에너지 개발을 대표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중 네옴은 100% 재생에너지를 통해 전력이 조달되는 170㎞ 길이의 선형도시인 '더 라인', 2029 동계 아시안게임 개최지로 선정된 친환경 산악 관광단지 '트로제나', 100% 청정에너지로 운영되는 산업단지 '옥사곤' 등으로 구성된다.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개최국으로 선정된 UAE는 태양광 중심의 재생에너지 용량을 현재 5.7GW에서 오는 2031년까지 10.4GW(전체 발전용량의 18.7%)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2021년 11월 수립한 수소 로드맵(Hydrogen Leadership Roadmap)을 통해 전 세계 그린수소 생산시장의 25%를 점유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부응해 우리나라도 정부 간 협력·교류를 강화하고 있다. 사우디의 경우 지난해 11월 국토교통부 장관을 단장으로 해외건설 수주지원단을 파견했고, 이후 빈살만 왕세자가 방한해 양국 간 투자 협력이 급물살을 탔다. 올해 1월에는 대통령이 UAE를 방문해 원자력 협력·에너지·투자·방산을 4대 핵심 협력 분야로 하고, 양국 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최고 수준으로 발전시키기로 합의했다.

정부는 2027년까지 해외건설 연간 수주액 500억달러를 달성해 세계 4대 건설강국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중동 시장을 다시 담금질하고 있다. 수주지원단 가동과 함께 고위급 수주 외교, 금융지원 및 정보 제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역시 전략 프로젝트 지원을 위한 '원팀코리아 수주지원단 태스크포스(TF)'를 별도로 꾸려 기업-정부 간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해외건설 멘토링센터를 신설해 중동 시장 정보에 목마른 정보통신(IT), 스타트업 기업들에 컨설팅을 제공하고, 건설 기업과의 융·복합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상대국 발주처와의 강화된 네트워크를 통해 기존 토목·건축, 플랜트 외에 친환경에너지 부문에도 우리 기업들이 적극 진출할 수 있도록 뒷받침한다.

해외건설 기업들도 선별적 투자와 시공 참여를 통한 수익성 중심의 수주 전략을 수립하고, 방산·IT·스마트 팜·환경 분야 등 타 산업과의 원팀 코리아를 통한 협력 진출 전략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올해 세계 주요국의 경기 침체가 확산되고 원자재 가격과 환율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해외건설은 중동 주요 산유국의 재정 여력 증대와 원팀 코리아 스피릿을 통해 2010년 UAE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몇 년간 지속됐던 제2의 중동 붐에 이어 '제3의 중동 붐'을 현실화하고 있다. 모처럼 찾아온 기회 속에서 양질의 해외건설 프로젝트 수주 낭보가 계속 전해지기를 기대한다.

박선호 해외건설협회장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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