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30 (토)

中 숨통 죄는 바이든, 화웨이에 기술수출 전면 중단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블룸버그 “인텔·퀄컴·AMD 수출 라이선스 중단”

5G 외 기술도 차단…트럼프 행정부보다 더 엄격

제재에도 화웨이 매출 반등…네트워크·자율주행 다각화

폴슨 전 재무 “동맹국은 중국 배제 준비 안돼 있다” 비판

헤럴드경제

[로이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미국 정부가 중국 통신업체 화웨이에 대해 인텔과 퀄컴을 포함한 미국 기업들의 부품 공급을 전면 차단하기로 했다. 최근 일본·네덜란드의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를 이끌어 내는 등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견제 전략이 트럼프 행정부보다 더 강력해지는 모습이다. 다만 화웨이에 대한 수출 통제의 실제 효과가 미미해 미국 경제의 발목만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화웨이를 인텔과 퀄컴 등 모든 미국 공급업체로부터 차단하는 방안을 바이든 정부가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상무부는 화웨이에 기술을 수출하는 일부 기업에 더 이상 수출 라이선스를 부여하지 않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치가 시행되면 인텔과 퀄컴, AMD 등 미국 반도체 업체들의 화웨이 수출 역시 전면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인텔과 AMD는 메이트 노트북 시리즈에 사용되는 프로세서를, 퀄컴은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인 프로세서와 모뎀을 화웨이에 납품하고 있다. 다만 블룸버그 공급망 분석에 따르면 이들 업체의 총 수익에서 화웨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1%에 미치지 못한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인 2019년 5월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등재하고 수출 통제를 가하기 시작했다. 이듬해에는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을 적용해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생산된 제품이라도 미국산 소프트웨어, 장비, 기술 등을 사용한 제품을 화웨이에 판매하려면 상무부의 승인을 받도록 규제했다.

그동안 5G 통신과 관련 없는 사업에 한해서는 미국 업체들의 요청에 따라 수출 라이선스를 부과해왔다. 이번 조치로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행정부보다 더 강력한 대중 견제 조치를 취하는 셈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10월 미국 기술과 장비를 활용한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를 중국에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대중국 수출 통제를 발표했다. 최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주재로 고위급 협상을 진행해 일본과 네덜란드의 동참을 이끌어 냈다. 이로써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와 램리서치, KLA와 네덜란드 ASML, 일본 도쿄일렉트론 등 세계 5대 반도체 장비 업체가 수출 공동전선을 형성하게 됐다.

지난 12월에는 중국 플래시 메모리 회사인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를 포함해 수십개의 중국 기업을 제재 법인 목록에 추가했다. YMTC는 화웨이 최첨단 스마트폰에 미국 기술이 포함된 반도체를 제공해 미국 수출 통제를 위반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는 미국 정부의 제재 조치가 중대한 제한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화웨이는 직원들에게 주당 1.61위안 씩 총 625억위안(약 11조500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매출이 6369억위안(116조원)으로 전년보다 0.02% 상승하며 반등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2021년에는 미국의 제재로 전년 대비 매출이 29%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에릭 슈 화웨이 회장은 “지난해 우리는 성공적으로 위기에서 벗어났다”면서 “이제 미국의 제재를 새로운 일상으로 받아들이고 2023년에 전념해야 한다”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화웨이의 스마트폰 매출은 20% 이상 감소 추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통신 장비 부문에선 꾸준한 성장세가 유지되고 있다. 화웨이의 글로벌 5G 시장 점유율은 28.7%로 2위 스웨덴 에릭슨(15%)의 2배에 육박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주로 분석하는 미국 외교전문매체 더 디플로맷은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에 맞서 항만 관련 네트워크, 자율주행 차량 기술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에는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300억달러(39조원) 규모의 투자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는데 핵심은 사우디 정부가 추진하는 ‘비전 2030’의 주력 사업인 ‘네옴(NEOM) 시티’ 건설이다. 화웨이는 이 스마트 도시의 모바일·통신분야 인프라 구축을 관장한다. 5G 네트워크, 데이터 센터,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플랫폼 구축을 맡아 글로벌 선도 디지털 도시를 조성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화웨이의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미국의 대중 견제 정책이 실패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헨리 폴슨 전 재무장관은 포린어페어스 기고에서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고 압박하기 위해 아시아와 유럽의 민주주의 국가의 연합을 조직하려고 시도하고 있지만 이는 장기적으로 중국보다 미국에 더 많은 피해를 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유럽연합(EU)의 최대 무역파트너에 미국을 제치고 중국이 올라선 것에서 보듯이 워싱턴의 가장 가까운 전략적 파트너조차도 미국만큼 광범위하게 중국에 맞서거나 견제를 시도하거나 경제적으로 붕괴시킬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why37@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All Rights Reserved.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