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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군창건일에 김정일 생일까지…北, 무력 도발 재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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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군 창건일·김정일 생일 등 대형 행사 줄줄이

새해 첫날 탄도미사일 발사 후 다시 도발 가능성

“최근 고체연료 사용 발사체 엔진 시험 정황” 보도도

새해 첫날 탄도미사일(SRBM·북측은 초대형방사포 주장)을 발사한 후 잠잠한 1월을 보낸 북한이 2월 다시 무력 도발을 재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2월은 인민군 창건일(건군절·2월8일)과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생일(광명성절·2월16일) 등 대형 정치행사가 예정돼 있는 데다, 한미 양국이 북한 핵 공격 시나리오에 대비한 훈련을 시행하기 때문이다.

세계일보

김정은 국무위원장. 평양노동신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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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북한 전문가 등에 따르면, 북한은 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의 주요 기념일마다 열병식과 무력 시위 등으로 정세를 긴장시켜 체제 결속을 꾀하고 대외 메시지를 발신해왔다. 올해 건군절은 75주년이다. 이미 북한이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는 동향은 지속해서 포착됐다. 미국의 상업 위성들은 평양 김일성 광장과 미림비행장 일대에서 1만명 이상의 병력과 주민, 차량 수백대가 집결해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는 모습을 관측했다. 위성 사진에 열병식 훈련에 동원된 인원들이 ‘2·8’, ‘75군’ 등을 형상화한 모습이 포착돼 건군절 75주년을 기념하는 열병식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열병식을 전후해 직접적인 무력 도발에 나서지 않더라도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신형 무기를 공개해 긴장 수위를 끌어올릴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2018년 2월 건군절 70주년 열병식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4형’과 ‘화성-15형’을 공개했으며, 2017년 4월 김일성 전 주석의 105번째 생일을 기념해 열린 열병식에서는 ‘화성-12형’을 처음 공개한 바 있다.

광명성절 이후에도 대형 고체로켓 발사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 북한은 대표적인 로켓 시험장인 동창리 발사 시설 현대화 작업을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인데, 현재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의 움직임이 수상쩍다. 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북한전문매체 ‘분단을 넘어’는 지난 18일 촬영된 위성사진 분석 결과를 토대로 동창리 공사가 비약적 진전을 보이고 있으며, 시험대들은 언제라도 발사 가능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이곳에서 정찰위성 시험품 운반체라고 주장하는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2발을 발사하고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최종 단계의 중요 시험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은 “2023년 4월까지 군사정찰위성 1호기 준비를 끝낼 것”이라고 발표했다.

한미 양국이 다음 달 미국에서 북한의 핵 공격 시나리오를 가정한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DSC TTX)를 실시할 계획인 것도 북한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비록 병력이 움직이지 않는 도상훈련이지만 북한의 핵 공격 시나리오에 대비한 훈련이라는 점에서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북한 선전매체들은 한미의 확장억제 강화 움직임에 대해 ‘한계를 넘어선 반공화국대결망동’이라거나 ‘호전광들의 히스테리적 발작’ 등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여왔다.

한편 최근 북한이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발사체 엔진 시험을 한 정황이 포착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미국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가 전날 공개한 민간 위성사진 서비스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에 함경남도 함주군 마군포 엔진시험장의 변화된 모습이 포착됐다. 지난 29일 오전 10시53분 촬영된 사진에선 별다른 변화가 없었지만, 30일 오전 9시3분 사진에는 엔진시험장 내 시험대 바로 옆 들판이 검게 그을려 있었다. 그을린 흔적은 엔진 시험대 끝부분에서 시작돼 기다란 나팔 모양으로 뻗어있으며, 길이는 120m에 달해 현장에서 강력한 화염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VOA는 전했다.

북한이 이번에 고체연료 엔진 시험을 한 게 맞다면 지난달 15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출력 고체연료 발동기 지상분출시험을 한 지 한 달 반 만에 재시험에 나선 것이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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