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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한파 속 집앞서 숨진 60대, 경찰이 또...할머니 업은 사진 '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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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최근 부산에서 경찰이 추위를 피해 지구대를 찾아온 70대 여성을 끌어내 논란이 일었는데, 서울에서도 한파 속 술에 취한 사람을 방치해 숨지게 한 경찰관 2명이 입건됐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미아지구대 소속 경찰 2명을 지난 26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지난해 11월 30일 오전 7시 15분께 서울 강북구 수유동 다세대주택 대문 앞에 한 남성이 쓰러져 있다는 신고가 소방 당국에 접수됐다.

당시 서울 지역의 최저 기온은 영하 8도를 밑도는 수준으로, 전역에 한파경보가 내려졌다.

구조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남성은 이미 숨진 상태였다. 이 남성은 주택 위층에 혼자 살던 60대 남성 A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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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경찰이 지난 26일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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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사고 당일 새벽 술에 취한 상태로 지구대에 인계된 뒤 순찰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경찰관들은 A씨의 정확한 거주지가 확인되지 않자 오전 1시28분께 야외 계단에 앉혀 놓고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해당 경찰관 2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입건 한 뒤 업무에서 배제했다.

앞서 부산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해 사회적 공분을 샀다.

지난달 14일 자정께 부산에서 다른 지역으로 가는 막차를 놓친 70대 여성 B씨가 추위를 피해 인근 지구대를 찾아다가 경찰에 의해 밖으로 끌려나갔다. 다른 경찰은 지구대 문을 걸어잠그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거세지자 부산 동부경찰서는 지난 28일 홈페이지에 “사회적 약자를 더욱 배려하고 국민들의 작은 목소리도 세심하게 살피는 등 공감 받는 경찰이 되기 위한 노력을 다하겠다”는 서장 명의의 사과문이 올라왔다.

또 해당 지구대에 시민들의 항의가 빗발쳤는데, 항의 전화를 받은 경찰이 “아! 그럼 계속 화내세요”라고 응대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에 기름을 붓기도 했다.

B씨는 당시 지구대 근무자들에 대해 고소장을 냈고, 경찰은 자체 진상 파악과 함께 고소장에 따른 수사도 진행하고 있다.

해당 근무자들은 B씨가 직원들에게 무례한 말을 해 밖으로 내보냈다고 주장했지만, B씨는 “노숙인도 아니니 친절하게 대해달라”는 취지의 말을 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MBN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B씨가 지구대 CCTV 영상을 요구하자, 경찰관이 ‘모자이크 비용만 몇백만 원이 든다’며 정보공개청구를 포기하도록 회유한 정황도 확인됐다. 모자이크 전문 업체에선 30만 원도 안 되는 견적이 나왔다.

해당 경찰서는 “CCTV 분량과 모자이크 양에 따라 돈이 많이 들 수도 있다는 걸 상세히 안내했을 뿐”이라며 회유 의혹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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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여성 B씨가 지난달 14일 0시5분께 부산역에서 마지막 기차를 놓친 뒤 부산 동부경찰서 관할의 한 지구대에 추위를 피해 들어갔다가 40여분 만에 쫓겨났다. 사진은 당시 B씨가 경찰에 의해 끌려 나가는 장면 (사진=MBN 뉴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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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부산 경찰이 지난 26일 페이스북에 공개한 사진이 역풍을 맞았다.

경찰관이 백발의 할머니를 업은 채 걷는 사진과 함께 “설날 당일 아흔이 다 된 연세의 할머니가 두꺼운 외투도 걸치지 않은 채 나오셨다가 길을 잃었다. 넘어지셨는지 타박상도 있었다. 출동 경찰관은 119구급대원에 요청해 응급조치한 후 이전 신고내역으로 거주지를 확인, 보호자에게 안전히 인계해 드렸다”는 글을 남겼다.

또 “추운 날씨에 피를 흘리고 계셔서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지만, 단순 타박상을 응급조치한 후 따뜻한 집으로 신속히 모셨기에 건강 상태에 큰 이상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평소 같으면 훈훈한 장면으로 여겨졌을 이 장면은 B씨 논란으로 인해 “연출”, “쇼”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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