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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이재명 “대선 졌으니 또 출석” 검찰 “일반인이면 진작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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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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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대선에 패배한 대가로 모욕적이지만 검찰에 또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 28일 대장동 1차 조사 이후 “수사가 아닌 정치” “기소를 목표로 한 조작”이라며 이달 31일 또는 2월 1일 나와 달라는 검찰 재출석 요구엔 거부 의사를 보이다가 입장을 바꾼 셈이다.

이번 주말인 4일엔 서울 숭례문 검찰 규탄 국민보고대회에서 직접 연설하는 등 장외투쟁을 벌일 예정이다.

법조계에선 이 대표의 2차 출석은 “조사에 성실히 응했다”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향후 체포동의안 부결 명분을 축적하고 민주당 내부 결속도 노린 고도의 전략이란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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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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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검찰에선 “이 대표가 영장 청구를 피하려고 협조적인 모습을 연출하고 싶은 모양”이라며 “‘검사 선서’ 같은 엉뚱한 주장을 적은 서면진술서를 내고 묵비권만 행사한 비협조적인 피의자는 신병 확보가 필수”라는 반발이 나왔다. 일각에서 “일반 피의자였다면 진작 구속됐을 것”이란 반응도 나왔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참으로 옳지 않은 일이지만 결국 제가 부족해 대선에서 패했기 때문에 그 대가를 치르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모욕적이고 부당하지만 패자로서 오라고 하니 또 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승자에게 발길질당하고 또 밟힌다 한들 우리 국민 고통에 비교하겠느냐”며 “그렇게 간절하게 재차 소환하고 싶어 하니 또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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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욱 변호사가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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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서 이 대표의 재출석과 장외투쟁 병행은 헌정사 초유의 야당 대표 체포동의안 청구가 예고된 상황에서 야권 지지층을 결집할 시간을 벌고 국면 전환까지 노리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기소 이후 법정 공방을 대비한 장기전에 돌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국민보고대회를 이태원 참사 100일 하루 전날(2월 4일) 열리는 광화문 시민 추모대회 직후 숭례문에서 열기로 하면서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검찰에선 “피의자가 스스로 소환조사 날짜를 정하는 건 이례적”이라면서도 이 대표 측과 이번 주 또는 다음 주 주말로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한다.

대검 관계자는 “측근들이 구속되며 검찰에 주도권이 있으니, 법률적인 대응보다 출석 날짜를 바꾸는 등의 방식으로 지지자들에게 호소하려는 의도로 본다”고 말했다.

검찰은 다만 이 대표가 2차 출석하더라도 28일 제출한 33쪽 “진술서로 갈음하겠다”고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 대표는 진술서에서 “대장동 일당이 특정금전신탁에 숨어 있었던 사실은 사건이 문제되고 나서야 알았다”며 “유동규 등 관련자들의 부패행위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모든 의혹을 부인했다.

검찰은 이에 33쪽 진술서에 없는 부분을 집중 분석해 새 질문지를 작성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 대표는 대장동 일당은 모른다고 하고선 최측근 정진상, 김용이 이들과 어울려 저지른 불법 정치자금 및 뇌물 범죄에 대해서도 설명이 아예 없다”고 지적했다.

오현석·김철웅·강보현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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