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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인터뷰] "네이버 웨일, 원격교육 넘어 '블렌디드 러닝' 최적 플랫폼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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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클라우드 김주형 리더, 박지희 웨일북 PL

"외산 교육 플랫폼과 비교 우위 다툴 수준 달성"

데이터 주권 보장, 현장 요구 밀착 반영해 차별화

교육용 웨일 스토어 출시, 기업·글로벌 시장 도전

제2사옥 로봇 웨일OS 탑재…'팀 네이버' 전략 확대

아주경제

박지희 네이버클라우드 웨일 기획팀 웨일북 프로젝트 리더(왼쪽)와 김주형 네이버클라우드 웨일 기획팀 리더가 '팀 네이버' 미래 교육 플랫폼 전략을 주제로 아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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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올해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확 달라진 교육 현장에서 자체 웹 브라우저 기반 교육 플랫폼 ‘웨일스페이스(Whalespace)’ 보급을 확대한다. 네이버클라우드 이름 아래 하드웨어·소프트웨어·서비스 역량을 결합하고 기업 솔루션 시장과 글로벌 브라우저 수요 공략도 본격화한다. 네이버 전사 기술·생태계 연합을 뜻하는 ‘팀 네이버’ 체제 가운데 기업 간 거래(B2B) 분야 구심점인 네이버클라우드의 사업 전략에 한 축을 맡을 전망이다.

김주형 네이버클라우드 웨일 기획팀 리더는 30일 아주경제와 인터뷰에서 교육 플랫폼 성과에 대해 “브라우저라는 단일 제품을 넘어 출시 2년 된 교육 플랫폼과 1년 된 디바이스로 외산 플랫폼과 경쟁하는 수준이 된 데 의미가 있다”며 “웨일 팀이 네이버클라우드 B2B 전략에 녹아들 수 있도록 편제가 바뀌었고 앞으로 (네이버랩스 같은) R&D나 서비스 조직보다는 사업 조직에 가깝게 분류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전국 교육청, 초·중·고교 현장 수요 공략 집중…”외산 플랫폼 비교우위 논할 수준 만든 성과”

네이버클라우드는 웨일 제품·사업 총괄 담당자인 김 리더가 과거 네이버 비즈(Biz), 랩스(LABS), 웍스(WORKS), 지도 등 여러 서비스·사업 전략과 제휴를 맡은 경험을 통해 교육 플랫폼 확산을 가속할 것으로 기대 중이다.

김 리더는 코로나19 사태 3년 만에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고 전면 등교 수업과 출근 업무로 되돌아가는 상황에 대해 “(대면 활동이 전면 재개된) 일상이 되돌아오는 게 좋고 그게 맞는다고 본다”며 “다만 이제 팀원이 집에 머물러야 하더라도 필요하다면 원격으로 (협업하고) 회의에 초청할 생각을 하게 됐고, 학교에서 학생이 수업에 참여하는 방식도 이런 형태를 고려하도록 바뀌었다는 게 큰 차이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리더는 “어느 날 갑자기 대면 활동이 차단될 수 있다는 걸 염두에 두게 됐고 이들을 연결하고 묶는 플랫폼과 기술의 역할이 커진 점이 우리에게 큰 기회”라며 “어디서 일하거나 공부하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하느냐가 더 중요해졌고, 그간 교육 현장의 주된 의제가 ‘원격 수업’이었다면 지금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학습 활동을 아우르는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을 핵심 의제로 삼아 수업이 준비되고 있다”고 말했다.

웨일스페이스는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에 도입됐고, 대전 이문고와 경북 형곡고 등 일선 학교로 확산하는 추세다. 네이버는 웨일스페이스에 특화해 만든 교육용 노트북 ‘웨일북’을 한두 대가 아니라 한 학급 규모인 30대 정도씩 대여하는 렌털 프로그램을 가동해 교육자와 학생들이 정식 도입에 앞서 블렌디드 러닝을 체험할 수 있게 했다. 작년 말 공개된 영상에 전주 송북초등학교, 송파 송례중학교의 교실 내 웨일북 활용 모습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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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클라우드는 교육 플랫폼을 전국 초·중·고교에 더 확산할 기회를 찾는다. 김 리더는 “경남, 충남, 전남 등에서 인프라를 지원해 각 교육청을 대표하는 자체 플랫폼 구축에 기여했고 얼마 전 외산 플랫폼 업체도 함께한 서울교육청 업무협약에선 디지털 대전환 플랫폼을 만든다는 비전에 참여하게 됐다”며 “(외산 플랫폼의) 대안, 혹은 더 나은 국산 플랫폼이 될 수 있을 만한 (제품·사업) 준비를 해 온 것이 작년까지 성과”라고 설명했다.

교육 플랫폼 전략을 가속하기 위해 올해 ‘교육 전용 웨일 스토어’도 출시할 계획이다. 김 리더는 “서비스 제공자에게 부족한 인프라를 지원하고 사용자에게 필요한 도구와 기능을 만드는 역할을 넘겨 드리고 이들을 서로 연결하려고 한다”며 “당장은 교육청과 학교에 도움을 드리는 입장이지만 교육 전용 웨일 스토어가 만들어지면 서비스 제공자가 도움을 드리고 비즈니스 모델, 생태계를 만들어가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웨일스페이스는 사용자가 데이터 활용 권한을 갖는 정책으로 외산 플랫폼과 차별화한다. 김 리더는 “무료로 제공하던 외산 플랫폼이 유료화하고 다른 서비스로 옮겨 가려는 움직임도 있었지만, 특정 솔루션을 이용하기 위해 비용을 들여야 한다는 것에 대한 인식 전환으로 이어질 여지가 생겼다”며 “우리는 그 흐름을 잘 활용하되, 데이터 주권을 보장하는 계약 구조와 플랫폼 전략을 세웠다는 점에 (외산과) 근본적 차이가 있다”고 했다.
”학력 격차 최소화에 호응”…국내 교육 현장 목소리 담은 블렌디드 러닝 맞춤형 디바이스

박지희 웨일북 프로젝트 리더(PL)도 네이버클라우드 웨일 기획팀에서 하드웨어 제품에 인공지능(AI) 기술·서비스 역량을 담아 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네이버 사내독립기업(CIC) 클로바에서 디바이스팀, 서비스 기획팀을 거쳐 합류한 박 PL의 노하우는 네이버클라우드가 일선 학교에서 교육자와 학생의 요구사항을 빠르게 수용하고 웨일북과 웨일OS를 맞춤형 디바이스로 제공하기 위한 과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박 PL은 “블렌디드 러닝은 (장소와 무관하게) 선생과 학생을 이어 주는 개념을 이야기한다”며 “태풍이 왔을 때나 코로나19 감염 상황에 같은 교실에 없는 학생도 화상으로 수업을 듣게 하고 선생님들이 이들의 얼굴만 보는 게 아니라 (교실에 있는 학생과 마찬가지로) 실제로 학생이 참여하고 있는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피드백을 줄 수 있어, 학생이 결석해 도태되지 않게 하고 학력 격차를 벌리지 않도록 도운 점에 호응이 컸다”고 했다.

그는 MS와 구글도 교육·기업용 클라우드 협업 솔루션과 노트북PC를 결합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이들이 고유한 수업 여건과 교육 문화·제도가 있는 한국 시장에 맞춰 대응하는 덴 깊이·범위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웨일북과 웨일스페이스는 수업이 이뤄지는 환경과 지역의 요구에 가장 알맞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미 만들어 놓은 서비스를 배포하는 성격이 큰 외산 플랫폼과 차별화할 수 있다는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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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희 네이버클라우드 웨일 기획팀 웨일북 프로젝트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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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PL은 “타사의 AI 어시스턴트는 별도로 개발된 후 교육 서비스에 하나의 도구로써 묶였다면, 우리는 ‘팀 네이버’ 관점의 협업으로 (웨일북에 내장한 ‘클로바 AI 호출 키’처럼) 교육 분야에 특화해 만들어낸 상호작용 요소들이 있다”며 “얼마 전 출시한 ‘웨일북 챗봇’도 수업에 웨일북을 활용하려는 선생님들이 찾기 어려워하는 기능을 물어보면 바로 해당 페이지를 띄워 줘서 사용 편의성을 높여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일선 학교 학생과 교육자 목소리를 통해 ‘사용자와 함께 만드는’ 교육 플랫폼과 디바이스라는 평가를 받아 왔고, 이번 달 도출한 요구사항이 다음 달 반영될 정도로 빠른 체험·개선·확산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며 “웨일스페이스와 웨일북 성과를 숫자로 말하긴 조심스럽지만, 타사 서비스가 일반 용도로 개발된 애플리케이션을 (교육용으로) 보완하는 성격이 크다면 우리는 실제 수업 환경에 더 최적화돼 있다”고 자신했다.

웨일북과 웨일OS는 교육자가 진행 중인 수업을 학생 수십 명이 따라오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필수적인 모바일 기기 관리(MDM) 도구를 지원한다.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수업과 무관한 웹사이트를 차단하고 학생 기기 동작을 아예 잠그는 기능, 교육자의 발표 내용을 학생 기기에 직접 전송하고 학생의 문제 풀이 답안을 공유하는 기능, 수업 간 소통을 위한 교육자·학생 간 일대일 대화 기능도 갖췄다. 모두 현장 요구를 반영한 사례다.
올해 기업용 웹 플랫폼, 글로벌 브라우저 시장으로 보폭 확대…”웨일OS, 로봇에도 탑재”

2016년 말 데스크톱 브라우저 베타 버전으로 처음 등장한 웨일은 구글 크롬, 애플 사파리, MS 에지 등 글로벌 기업을 추격하며 점진적으로 국내 점유율을 늘려 왔다. 웨일의 국내 점유율은 ‘스탯카운터’ 2022년 12월 통계 기준으로 모바일 시장에서 11% 이상, 데스크톱 시장에서 6%가량을 기록하고 있다.

네이버는 웨일 출시 초기 개인 사용자를 위한 기능·편의성 제공에 집중했다. 웨일에 모바일 서비스 ‘그린닷’을 비롯해 마이박스, 파파고, 메모 등 네이버 서비스 연계 기능을 넣고, 내장 HWP 뷰어, 화상회의 ‘웨일온’, 두 웹페이지를 한 화면 좌우에 나란히 놓는 ‘듀얼 탭’ 등을 담았다. ‘웨일 스토어’로 확장 기능 생태계도 키우고 있다.

김 리더는 “그냥 웹으로 서비스를 쓰는 제품을 만든 게 아니라 사용자와 서비스 제공자가 모이는 ‘플랫폼’이 되도록 접점을 늘리고 시장에 안착시키는 게 목표였고 다행히 반응이 좋았다”며 “지금은 코로나19 상황에 원격 화상수업을 지원하고 브라우저 기반 OS와 디바이스를 결합한 웨일북, 이런 제품을 출시해 공교육 시장에서 외산 플랫폼 대비 더 앞선 점도 만들어냈다”고 자부했다.

네이버클라우드 차원에서 교육 분야를 넘어 일반 기업용 웹 플랫폼 수요도 공략한다. 그 일환으로 올 초 신한투자증권의 증권거래용 앱이 웨일 브라우저 확장 기능 형태로 개발돼 출시됐다. 미국 CES 2023에선 한 파트너사가 웨일 기반으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솔루션 브라우저를 시연했고 이는 실제 양산을 앞둔 차량에 탑재될 예정이다. 한국을 넘어 해외 시장을 겨냥한 웨일 글로벌 버전 출시도 추진 중이다.

김 리더는 “한국의 웨일 브라우저는 네이버 계정과 연동돼 이 서비스를 잘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지만, 글로벌 시장엔 그에 맞는 브라우저가 있다”며 “해외 사용자에게 얼마나 이점을 줄 수 있을 것인지 고려해 (웨일 글로벌 버전을) 준비했고 올해 중반께 출시해 여타 개발사와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중심으로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에 도전하는 네이버클라우드 전략에도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웨일OS는 웨일북뿐 아니라 네이버 제2사옥 ‘1784’에서 운영되는 네이버랩스의 자율주행 AI 로봇에도 탑재된다. 이는 로봇이 클로바 AI 솔루션으로 사람의 음성 명령을 처리하는 기능이나 다른 웹 기반으로 동작하는 인터페이스를 갖춰 부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 준다. 김 리더는 “로봇에 웨일OS를 탑재하면서 이전까지 각자 전개하던 사업 역량을 조합해 팀 네이버 차원의 서비스가 늘어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주경제=임민철 기자 imc@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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