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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3월 말부터 다주택자 규제지역 LTV 30%까지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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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I 70% 넘으면 주담대 원금 상환 3년 유예
임대·매매사업자에게도 주담대 3년 만에 허용
만기연장 등 대환 시 기존 대출 시점 DSR 적용
정부 잇따른 완화책 "집 살 사람은 사도록 해야"
한국일보

29일 오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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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말부터 규제지역 내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30%까지 허용된다. 금리 상승으로 인해 매월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상환이 어려운 차주는 원금 상환을 최대 3년간 유예할 수 있다.

30일 금융위원회가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러한 내용이 담긴 '2023년 금융위 업무보고'를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업무보고 이후엔 대통령실의 제안으로 '끝장토론' 형식의 토론회도 이어졌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을 비롯해 한덕수 국무총리,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금융지주 회장 등 금융권 인사 100여 명이 총출동했다.

다주택자도, 임대사업자도 강남서 주담대 가능


우선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위해 관련 금융 규제들이 풀린다. 남아 있는 규제지역(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구) 내 다주택자 주담대 LTV가 3월 말부터 30%까지 허용된다. 그간 규제지역 내 다주택자들은 주담대 자체가 불가능했지만 숨통을 틔워 거래가 이뤄지도록 유도한다. 금융위는 무주택자 LTV도 향후 가계부채 및 주택시장 상황을 보면서 추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무주택자 LTV는 규제지역 50%, 비규제지역 70%다.

2020년 6월 이후 전면 금지된 주택임대·매매사업자에 대한 주담대도 3월 말부터 허용하기로 했다. 규제지역 LTV는 30%, 비규제지역은 60%까지다. 부동산 상승기였던 지난 정부 시절 도입된 과도한 규제가 '거래 절벽'에 시달리는 현재 상황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에 규제를 완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일보

김주현 금융위원장.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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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상환 어려우면 최대 3년간 유예 가능


금리 상승으로 이자부담이 커진 차주들에게 원금 상환을 최대 3년간 유예하는 내용의 지원 방안도 업무보고에 담겼다. 그간 은행권은 폐업·휴업·비자발적 실직 등 상환이 곤란할 경우에만 원금 상환을 유예해 줬는데, 앞으로는 총부채상환비율(DTI)이 70% 이상인 차주도 유예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주택 관련 대출을 받은 이후 추가로 신용대출을 받아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차주가 해당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유예 대상은 보유 주택가격이 9억 원 미만이어야 하며, 대출 이자는 유예되지 않는다.

주담대 만기연장 등 대출 갈아타기를 할 경우 기존 대출 시점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적용된다. 현재는 가계대출 총액이 1억 원을 초과할 경우 DSR 40% 규제를 받고 있는데, 금리가 높아진 상황에 대환 대출을 받을 경우 대출 한도가 낮아지는 점을 감안했다. 기존 대출 시점으로 DSR 적용 기준이 바뀔 경우 새로운 대출 한도는 유지될 수 있다. 다만 적용 시기 소급적용은 1년만 한시 운영된다.

이번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로 '빚내서 집 사라'라는 식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지적에 금융위는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은 "여유가 있는 사람은 살 수 있게 해야지 꽁꽁 막아놓으면 위기대응이 가능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기존 대출 시점 DSR 적용 등은) 예외적 사항이고 DSR 규제 완화의 어떤 흐름에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과잉부채가 문제가 되는 상황에서 부채를 늘리는 방향으로의 정책은 적어도 지금 시점에서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 "가격 상승 기대감 없어 제한적"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규제 완화가 적절하다고 평가하면서도 거래 활성화에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이자부담·집값 고점 인식에 거래가 빠르게 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도 "규제 완화에도 불구, 다주택자들도 섣불리 나설 것 같지 않다"며 "임대사업자 입장에서도 가격 상승 기대감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는 전혀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서현정 기자 hyu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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