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는 없어, 목 말라도”...항공요금 뛰었는데 서비스 ‘시들’

여객수요 느는데 서비스는 제자리
신문 비치·특화공연 등 다 사라져
대한항공 마일리지 차감은 늘어나
외국항공사는 할인 상품 내놓고
잡지 비치…운행편수도 정상화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 출처 = 픽사베이]

코로나가 잦아들면서 국내외 항공여객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항공기 내 서비스는 여전히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신문과 잡지가 여전히 비치돼 있지 않고 기내 공연 등 특화 서비스도 사라졌다.

30일 항공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국내외 여객기 탑승자는 총 379만여 명에서 11월 445만여 명, 12월 458만여 명으로 점점 증가하고 있다. 올 상반기 중 500만명 돌파가 유력하다. 코로나19 발발 직전인 2020년 1월 국내외 여객기 탑승자는 676만명을 넘었다.

하지만 현재 항공기 내 서비스 가운데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한 건 기내식 정도다. 코로나 발발 직후 기내식을 대폭 축소하거나 음료 없는 간편식 위주 음식을 제공해온 항공사들은 지난해부터 기내식에 한해선 코로나19 이전처럼 코스 요리(프레스티지석 이상 기준) 등을 내놓고 있다.

여객기 탑승객들의 가장 큰 불만은 탑승구 직전에 무료로 제공되던 국내외 일간지나 각종 잡지를 여전히 읽지 못한다는 점이다. 신문·잡지 제공 서비스는 국제선은 물론이고 국내선에도 현재 찾아볼 수 없다.

한 소비자는 “기존 프레스티지석(비즈니스석)에 발 붓기를 예상해 비치해 뒀던 양말도 사라진 상태여서 황당했다”고 말했다.

신문·잡지는 각 항공사가 특정 유통업체와 계약을 맺어 배치한다. 대한항공 측은 “코로나 때 해당 유통업체와 계약을 해지한 후 아직도 계약을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사도 마찬가지다.

신문은 아니어도 각종 잡지 등 독서물을 채워넣을 인력도 현재는 없는 상태다. 항공사들이 여전히 여객기보단 화물기로 매출을 채워가고 있는 상황과도 맞물린다. 대한항공의 경우 유급휴직자 비율은 코로나19 사태 초반 70%에서 현재 20% 수준으로 많이 줄어들었지만 아직 인력 정상화는 요원하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코로나19 이전엔 기내 승무원들이 마술쇼나 각종 공연 등 특화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지만 이 역시 코로나19 직후 사라진 뒤 아직 시행되지 않고 있다.

각 항공사들은 현재 여객 수요가 늘고 있긴 해도 여전히 코로나19 이전의 절반에 불과한 점을 이유로 든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측은 “여객 수요는 코로나 이전의 아직 50%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그만큼 노선 스케줄 축소가 서비스 축소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항변했다. 대한항공의 기타 유럽 장거리 노선도 3월 말은 돼야 회복된다.

국내선에 제공되는 음료 서비스가 사라진 경우도 있다. 특히 각 항공사의 인천공항 내 라운지 운영도 축소됐다. 아시아나항공 인천공항 내 라운지 4개 중 현재 가동 중인 건 절반인 2개뿐이다.

반면 해외 항공사 중 캐세이퍼시픽은 코로나19 이후 중단됐던 마일리지 프로모션을 재개했다. 호텔과 항공을 묶어 파는 ‘캐세이 홀리데이’라는 상품을 이용하면 할인과 마일리지 제공 혜택을 받는다. 신문은 아니지만 잡지는 비치해 두고 있다. 핀어에는 코로나19 이후 인천~헬싱키 주 7회 운항을 주 3회로 축소했다가 이달부터 7회로 운항을 재개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내 항공사 서비스 핵심인 ‘마일리지 공제량’도 앞으론 늘어난다. 대한항공은 발권일을 기준으로 오는 4월 1일부터 ‘지역군’ 대신 ‘운항거리’ 기준으로 마일리지를 공제해 장거리를 이동할수록 더 많은 마일리지를 차감한다. 이렇게 되면 최고 인기 노선인 인천~뉴욕의 경우 일반석은 3만5000마일에서 4만5000마일로, 프레스티지석은 6만2500마일에서 9만마일 차감으로 치솟는다.

현재 기업결합 심사 승인을 받고 있는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이 최종 통과할 경우 오는 2024년 말께부터 통합 대한항공이 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마일리지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역시 대한항공과 같은 마일리지 차감 방식을 도입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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