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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거침없이 말하는 尹대통령…수습하는 통일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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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 방송 : CBS 라디오 <정다운의 뉴스톡 530>
■ 채널 : 표준FM 98.1 (17:30~18:00)
■ 진행 : 정다운 앵커
■ 패널 : 정치부 김학일 선임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주 남쪽 제체와 시스템 중심으로 통일이 되어야 한다며 자칫 흡수통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권영세 장관이 나서 그 뜻이 아니라고 해명했는데요.

대통령은 거침없이 말하고 장관은 수습하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는데, 통일부를 출입하는 김학일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질문)

김 기자, 먼저 윤 대통령의 발언부터 보죠. 어떤 내용이었습니까?

(기자답변)

윤 대통령이 지난 주 금요일 통일부의 올해 업무보고를 받은 뒤 마무리 발언에서 한 말이었습니다.

통일을 하려면 냉정하게 준비를 잘 해야 한다는 요지의 발언을 이어가다 몇 가지 질문을 했습니다.

첫째가 "통일은 어떤 방식으로 돼야 되는지, 더 나은 쪽으로 돼야 되지 않겠습니까?", 이 질문였구요.

두 번째가 "만약에 북한이 지금 우리 남쪽보다 더 잘 산다면 그쪽 중심으로 통일돼야 될 거고, 남쪽이 훨씬 잘 산다면 남쪽 체제와 시스템 중심으로 통일이 돼야 되는 게 상식 아니겠습니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남쪽 시스템 중심으로의 통일이 상식이다, 바로 문제의 발언이었습니다.

노컷뉴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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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질문)

흡수통일이라고 콕 짚어 말하지는 않았지만 듣기에 따라서는 흡수통일론으로 비쳐지는데요.

(기자답변)

그렇습니다. 남북 국력 격차가 현저한 상황에서 남쪽 중심으로 통일을 해야 한다고 했으니 일각에서는 흡수통일론을 언급한 것과 다르지 않다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오늘(30일) 한 방송에 출연에 대통령이 한 발언을 해석했습니다.

"흡수통일은 상대방의 의사와 상관없이 다른 사회를 흡수하겠다는 이야기인데. 윤 대통령의 발언은 그게 아니"라는 겁니다.

"국민들이 더 큰 자유를 누리고 더 크게 번영하는 자유 민주 질서에 따라 평화적으로 통일해야한다는 이야기는 틀림없이 맞지만, 상대 의사와 상관없이 하는 흡수통일을 말한 것은 절대 아니"라는 게 권장관의 설명입니다.

논란이 되는 대통령의 발언을 통일부 장관이 수습하는 느낌도 듭니다.

(앵커질문)

윤 대통령은 최근 자체 핵무장이 필요하다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기도 했죠?

(기자답변)

윤 대통령은 지난 11일 국방부 업무보고에서 조건부로 유사시 자체 핵 보유의 필요성을 언급했습니다.

북한의 도발로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면 "대한민국에 전술 핵을 배치한다든지 자체 핵을 보유할 수도 있다"면서 "만약 그렇게 된다면 우리 과학기술로 빠른 시일 내 우리도 (핵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인데요.

한국의 자체 핵 보유 발언은 지난 70년대 박정희 대통령 이후 처음이어서 국내외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왔습니다.

대통령 실은 이후 "핵확산금지조약, NPT 체제를 준수한다는 대원칙에 변함이 없다"고 해명했고, 권영세 장관도 어제(29일) 한 방송에 출연해 핵 보유 담론이 확산되는 것에 분명한 선을 그었습니다.

권 장관은 "윤 대통령이 핵 보유 발언을 할 정도로 북핵 위협에 강한 의지를 갖고 대응하자는 취지이지 미국의 확장억제력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불편한 방향으로 나가는 건 현재로선 옳지 않은 방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무역 국가인 우리나라가 NPT체제를 벗어나 경제보복을 당하면 큰 일"이고, "전술 핵의 한반도 배치가 핵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앵커질문)

김 기자가 말 한 거처럼 윤 대통령이 논란이 되는 발언을 하면 권 장관이 수습하는 느낌도 드는데요.

노컷뉴스

권영세 통일부장관.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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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답변)

윤 대통령의 발언은 모두 국방부와 통일부의 업무 보고를 다 듣고 마무리하는 순서에서 나왔습니다. 게다가 대통령 실이 당일 저녁에 배포한 서면 브리핑 보도 자료에 담긴 내용입니다.

윤 대통령이 다변이고 직설적으로 말하는 기질로 알려졌지만 이런 발언을 우발적인 것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종현 학술원이 오늘 여론 조사를 발표했는데 독자 핵 개발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76퍼센트나 됩니다.

대통령은 아마 이런 국내 여론도 의식하는 게 아닌가 합니다.

반면 통일부는 남북대화를 통해 관계를 개선하고 평화통일로 한 걸음 나가는 게 기본 업무인 부서입니다.

따라서 강경으로 치달을 수 있는 논의의 균형을 위해 윤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다고 하는 통일부 장관이 적극 나서서 역할 분담을 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앵커질문)

그래도 대통령의 발언은 좀 아슬아슬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기자답변)

우리 정부에서 하는 말 중에서 북한이 가장 경기를 일으키는 발언이 무엇인지, 정 앵커 혹시 아시나요?

바로 독일 흡수통일 관련 얘기입니다.

북한으로서는 가장 기분 나쁘고 반발할 수 있는 말이 흡수통일입니다.

대통령이 나서서 오해를 야기할 수 있는 발언을 하는 게 과연 평화관리와 남북관계에 도움이 되는지.

윤 대통령이 북한의 도발에는 아주 강력하고 용감하게 대응해야하지만, 불필요하게 북한을 자극할 필요가 있는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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