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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시각장애 1000명 눈뜨게 했다, 기적을 선물한 세계 1등 유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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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지미 도널드슨(중간)의 도움으로 개안 수술을 받은 남성(오른쪽)이 수술 거즈를 떼어낸 뒤 처음으로 아들의 또렷한 얼굴을 마주하는 모습. /유튜브 채널 '미스터 비스트'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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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많은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지미 도널드슨(25)이 실명 위기에 놓인 시각장애인 1000명에게 기적을 선물했다. 저마다의 사연으로 흐린 삶을 살아온 각국 사람들에게 개안 수술을 후원하고, 새 출발 할 수 있는 격려금을 지원한 것이다.

29일(현지시각) CNN 등 외신에 따르면, 구독자 1억3000만명을 가진 유튜브 채널 ‘미스터 비스트’를 운영하는 지미는 최근 비영리 단체 ‘씨(SEE·보다)인터내셔널’과 협업해 전 세계 시각장애인 1000명의 안과 수술을 무료로 도왔다.

대상자는 미국뿐만 아니라 멕시코, 온두라스, 인도네시아, 베트남, 브라질, 케냐, 자메이카 등에서 선정됐다. 지미는 이날 공개한 영상에서 “치료 가능한 시각장애를 가진 사람 중 절반은 수술을 못 받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가능한 한 많은 분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번 선행은 지난해 9월 지미와 안과의사 제프 레벤슨이 주고받은 한통의 전화에서 시작됐다. 레벤슨은 백내장으로 실명한 비보험 환자들을 돕는 ‘시력을 선물합니다’(Gift of Sight) 프로젝트를 20여년간 진행해온 인물이다. 지미가 이같은 사연을 알게 돼 그에게 협업을 제안한 것이었다.

레벤슨은 “전 세계에 백내장을 앓거나 실명한 이들이 수억 명에 달한다는 사실에 충격 받고 프로젝트를 계획하게 됐다”며 “솔직히 미스터 비스트를 몰랐기 때문에 처음에는 전화를 끊을 뻔했다. 다행히 그러지 않아 이런 좋은 일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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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안 수술을 받은 뒤 "이제 안경은 필요 없다"고 말하는 여성. 아래는 수술 후 지미에게 1만 달러의 후원금을 전달받은 남성의 모습. /유튜브 채널 '미스터 비스트'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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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미의 전화를 받은 뒤 수술 받을 이들의 명단을 추리는 데도 참여했다. 노숙자 보호소와 무료 진료소 등에 전화를 돌리는 일이었다. 이후에는 미국에서 선정된 40여명의 개안 수술을 직접 집도했다.

지미는 수술을 후원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았다. 일부 저소득층 대상자들에게 현금이나 필요한 물건을 전달하며 또 다른 기쁨을 선물한 것이다. 오른쪽 눈이 실명된 채 태어났지만 이를 극복하고 대학에 합격한 학생에게는 장학금 5만 달러(약 6100만원)를, 시력을 되찾은 후 가장 먼저 운전을 하고 싶다는 청년에게는 테슬라 차량을 선물하는 식이었다. 이 과정을 함께 한 레벤슨에게도 10만 달러(약 1억2200만원)의 후원금을 전달했다.

미스터 비스트 채널에 올라온 영상에는 시력을 되찾고 감격하는 사람들의 표정이 그대로 담겨있다. 그들은 수술 거즈를 떼어낸 뒤 곧바로 눈물을 쏟거나 지미를 힘껏 끌어안았다. 환하게 웃으며 “내가 찬 손목시계를 태어나서 처음 봤다” “이제 안경 따위는 필요 없다” “다들 참 잘생기셨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아들의 얼굴을 또렷하게 보는 게 평생소원이었다는 한 중년남성은, 눈앞에 선 아들을 말없이 끌어안았다. 시력 저하로 직업을 잃었던 가장은 또렷해진 세상과 1만 달러(약 1200만원)의 후원금을 선물 받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한편 미스터 비스트의 지미는 우리나라 네티즌에게도 익숙한 인물이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속 세트를 구현하고 게임을 진행해 화제 몰이 한 ‘실사판’ 제작자이기 때문이다. 2021년에는 한 해 동안 무려 640억원 이상을 벌어들여, 미 경제 매체 포브스 선정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입을 거둔 유튜버’에 오르기도 했다.

[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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