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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HMM 새주인 찾기 난항 예고…"정부, 민영화 적기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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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운임 급락…'어닝쇼크' 예고

금융시장 경색으로 M&A 시장 위축

유력 후보 포스코 "인수 의향 없어"

아시아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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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이선영 기자 = 국내 유일의 국적선사인 HMM의 민영화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에 따른 물류난으로 지난해에만 10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관측되지만 최근 해상운임이 급락하면서 올해 '어닝쇼크'가 예고되고 있어서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경기침체 우려에다 금융시장 경색으로 인수합병(M&A) 시장이 위축되면서 당분간 마땅한 인수자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업계에선 정부가 HMM의 민영화 적기를 놓친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30일 관련업계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등에 따르면 HMM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0조334억원으로 전망된다.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전년에 비해서도 36% 증가한 것으로 예상됐다. 매출도 33.3% 늘어난 18조3868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처럼 호실적이 예상된 상황에서 정부는 HMM의 민영화 작업을 본격화했다. 해양수산부는 올 초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HMM의 민간 매각 타당성에 대한 외부 컨설팅 작업에 착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재 HMM의 주요 주주는 한국산업은행(20.69%), 한국해양진흥공사(19.96%) 등이다.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지분을 민간에 넘기는 것이 주요 과제인 셈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를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정부의 지분이 약 7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리스크가 꾸준히 제기되는 이유다.

HMM의 인수를 희망하는 곳이 있더라도 인수 가격에 대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올해부터는 실적이 악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민간 기업에서도 HMM의 실적이 악화된다면 선뜻 인수하겠다고 나설 수 없게 된다.

업계에서는 인수 가격을 부담할 수 있고,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현대차그룹, 포스코그룹 등을 유력한 새주인 후보로 꼽아왔다. 특히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포스코그룹이 주목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태풍 침수피해로 영업이익이 반토막난 포스코는 최근 HMM 인수 의향이 없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지난해부터 해상운임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 글로벌 해상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1월 5109.06까지 올랐었지만, 지난 20일 기준 1029.75까지 내려앉은 상태다. 1000선도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해상운임 약세가 이어지면서 HMM의 영업이익도 지난해 10조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내리막길을 걸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올해 HMM의 영업이익이 2조6629억원으로 전년보다 70% 넘게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1월 SCFI는 미주 서안은 2019년 5월 수준으로, 유럽은 2020년 1월 수준까지 하락했다"며 "운임 급락 영향으로 2023년 5월부터 적용될 장기고정계약(SC) 운임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 올해 영업이익이 급감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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