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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손톱크기 방사성 캡슐 분실 발칵…호주 1400㎞ 도로 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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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8일 호주 퍼스 외곽의 화물 운송로에서 서호주주 소방재난국이 분실된 방사능 캡슐을 찾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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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한 광산회사가 서부에서 방사성 물질인 세슘-137이 들어있는 캡슐을 운송중 분실해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당국은 캡슐을 못 찾을 수도 있다고 밝힌 가운데 방사선 측정기를 동원해 1400㎞에 이르는 트럭 이동 경로를 훑고 있다.

30일(현지시간) 호주 ABC 방송 등에 따르면 서호주주(州) 소방재난국(DFES)은 지름 6㎜, 높이 8㎜ 크기의 은색 원형 캡슐이 사라졌다는 분실 신고를 받고 경보 발령을 내렸다.

이 캡슐이 고속도로에서 잃어버렸을 경우 다른 차량의 타이어에 박혀 수색 지역에서 수백㎞ 떨어진 곳에 있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데이비드 길 소방재난국장은 “캡슐을 발견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 캡슐은 서호주주 뉴먼의 한 광산에서 채굴 작업에 사용되던 방사선 측정기에 들어있었다. 이 측정기는 지난 12일 수리를 위해 포장돼 1400㎞ 떨어진 서남부 도시 퍼스 북동쪽 교외 지역으로 보내졌고, 나흘 뒤인 16일 퍼스 수리 공장 창고에 도착했다.

하지만 지난 25일 소포가 개방했을 때 측정기는 나사가 풀린 채 분해돼 있었고, 캡슐은 사라졌다. 현재 경찰은 도난 등 범죄 가능성은 배제한 채 소포가 트럭으로 운송되는 과정에서 나사와 볼트가 풀렸고 캡슐이 패키지에서 떨어져 트럭 틈으로 빠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국은 위치정보시스템(GPS) 데이터로 트럭의 정확한 이동 경로와 정차 위치 등을 파악해 그 일대를 수색하고 있다. 수색은 며칠째 계속되고 있다.

한 전문가는 “긴 거리를 고려할 때 건초 더미에서 바늘을 찾는 것과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캡슐을 분실한 호주 광산업체 리오 틴토는 성명을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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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서부에서 분실된 방사성 물질 캡슐.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주 DFES 페이스북 이미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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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 틴토 측은 “우리는 이 사건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서호주 지역 사회에 야기된 불안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분실한 캡슐을 안전하게 운송하기 위해 인증을 받은 전문 업체를 고용했다며 이번 사건이 벌어진 경위에 대해 자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슘은 감마선과 베타선을 모두 방출하는 방사성 물질로 반감기는 30년이다. 호주 보건 당국은 캡슐 반경 1m 내에서 1시간 있으면 엑스레이를 10번 받는 것과 같은 방사선에 노출되기에 일반인은 반드시 5m 이상 떨어져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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