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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알뜰폰, 단숨에 17만”…촉각 세운 통신업계, 과제 안은 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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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토스 앱을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알뜰폰 시장에 뛰어들었다. 금융권에서는 KB국민은행에 이어 두 번째다.

서비스 출시 전후만 놓고 보면 국민은행이 나섰을 때보다 파장이 크다. 토스 알뜰폰은 공식 출시를 앞두고 이뤄진 사전 신청에서만 17만여명을 끌어모았다.

통신업계는 토스의 알뜰폰이 미칠 파장을 놓고 온도차를 보였다. 국민은행처럼 금융 서비스와 결합한 다양한 상품이나 혜택을 제시해야 알뜰폰 이용자들을 끌어모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토스모바일, 데이터 7~100GB 요금제 4종 출시
30일 토스에 따르면 통신 자회사 토스모바일(옛 머천드코리아)은 이날 알뜰폰 요금제를 공식 출시했다. 요금제는 선호도가 높은 총 4종을 선보였다. 데이터를 각각 월 7, 15, 71, 100GB씩 제공하는 요금제로 구성됐다.

토스모바일 요금제는 모두 기본 제공량을 소진해도 무제한으로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 통화와 문자도 무제한으로 제공된다. 월 15GB짜리 요금제만 통화 100분, 문자 100건으로 제한된다.

토스모바일은 출시 기념으로 100GB 요금제를 3개월간 월 3만9800원 선보이는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이 요금제의 정가는 월 5만9800원이다.

71GB 요금제도 3개월간 정가(5만4800원)보다 저렴한 3만48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15GB, 7GB 요금제는 같은 기간 각각 2만5800원(정가 3만5800원), 1만4800원(정가 2만4800원)에 이용 가능하다.

토스모바일은 고객들이 고민하지 않고 선택할 수 있도록 선호도가 높은 요금제를 우선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토스모바일 관계자는 “가격 경쟁이 아닌 통신 서비스 경험 혁신을 통해 MVNO 시장의 저변을 넓혀나가겠다”고 말했다.

실제 토스모바일은 차별적인 서비스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토스모바일의 경우 가입 절차가 간편하다. 토스 앱에서 가입 신청하기를 누르면 토스인증서를 활용해 간편하게 유심을 배송받고 개통할 수 있다. 별도로 앱을 설치할 필요가 없다.

알뜰폰(MVNO·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 사업자 가운데 24시간 고객센터를 운영하는 첫 사례이기도 하다. 개인정보보호 체계가 높은 수준으로 구축된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모회사인 토스의 보안 가이드라인에 맞췄다는 설명이다.

미처 다 사용하지 못하고 남은 데이터를 토스포인트로 돌려주는 캐시백 형태의 요금제 설계도 차별적인 서비스 중 하나다. 토스페이로 결제할 경우에도 10%의 캐시백 혜택을 제공한다.

토스 이용자 절반 이상이 1030…경쟁력은?
토스모바일의 또 다른 경쟁력은 기존 토스 앱 이용자들의 연령이다.

토스 앱 이용자 2400만명 중 1982년생부터 2005년생은 1250만명이다. 전체 이용자의 절반이 넘는다. 알뜰폰 가입자 중 약 70%는 20~30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토스 앱 이용자와 알뜰폰 이용자 연령대가 상당 부분 겹친다.

토스모바일 사전 신청자 연령대를 보면 이 비율이 얼추 들어맞는다. 사전 신청자 중 20~30대는 약 68%를 차지했다. 40대는 22%로 뒤를 이었다.

토스모바일이 기존 통신3사(MNO·이동통신망사업자) 가입자를 얼마나 이탈시킬 수 있을지도 관심 대상이다. 사전 신청자 가운데 약 73%는 통신3사 가입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에서 첫 알뜰폰 주자로 나선 국민은행과 비교하면 출시 초기 파장은 토스모바일이 더 컸다. 토스모바일은 나흘간 국민은행 알뜰폰이 2년간 확보한 가입자보다 더 많은 사전 신청자를 끌어들였다.

국민은행 알뜰폰 브랜드 KB리브엠은 2019년 출시됐다. 이듬해 말에는 9만명대 후반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지난해 10월에는 가입자가 약 35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최근 39만명까지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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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모바일 알뜰폰 요금제 출시. [사진 출처 = 토스모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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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업계 “지각변동 불가피” vs “그 정돈 아냐”
통신업계 내의 반응은 다른 듯 같았다. 기존 시장에 영향이 있다는 데는 인식이 같지만 그 정도를 설명하는 표현의 수위는 조금씩 차이를 보였다. 한쪽에서는 ‘지각변동’, ‘충격’ 등의 표현을 사용한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그 정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토스 가입자가 2000만명을 넘는 상황에서 알뜰폰 사업에 나서면 알뜰폰 시장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하다”며 “물론 가입자 이탈이 대규모는 아니겠지만 충격이 불가피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전 신청이 15만명(29일 0시 기준)이면 적지 않은 숫자지만 통신3사를 뒤흔들 정도라고 보고 있지는 않다”며 “KB리브엠이 출시됐을 때 통신업계에 미칠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됐지만 그 정도 수준은 아니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토스모바일의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정 기간 특정 통신사 요금제를 사용하면 할인받을 수 있는 선택약정 요금할인 제도를 이용하는 비중이 적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사전 신청자 10명 중 7명이 통신3사 가입자인 상황을 고려하면 이같은 전망이 힘을 얻을지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금융권에서 출시한 알뜰폰이 경쟁우위를 확보하려면 금융 서비스와 연계된 상품을 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KB리브엠이 알뜰폰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는 이유도 국민은행 금융 서비스와 결합한 상품으로 이용자를 공략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이를 뒷받침한다.

토스 관계자는 “토스페이의 캐시백 혜택이 토스 금융 서비스와 연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의 토스 금융 서비스와 연계된 추가 혜택이나 서비스에 관한 가시화된 계획은 없는 상태다.

이승훈 토스모바일 대표는 “토스가 금융 플랫폼으로 간편 송금, 주식거래, 인터넷뱅킹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에서 혁신을 이룬 것처럼 통신 서비스 영역에서도 소비자들이 불편함을 느꼈던 부분을 개선해 나가겠다”며 “편리하고 직관적인 통신 서비스를 기반으로 다양한 혜택을 더해 새로운 통신의 기준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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