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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부동산 경기 둔화하자 지난해 인구이동 50년 만에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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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연속 수도권 인구 순유입
서울은 줄고 경기·인천 계속 늘어
한국일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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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인구 100명 중 다른 지역으로 이사한 사람이 12명에 그쳤다. 50년 만에 가장 낮은 인구이동률이다. 빠르게 치솟은 금리와 부동산 경기 둔화로 주택 거래가 얼어붙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2022년 국내인구이동통계 결과’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이사한 사람은 615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14.7%(106만1,000명) 줄었다. 이사한 뒤 주민센터에 제출하는 전입신고서를 기초로 집계한 결과로 감소폭은 1979년(108만6,000명) 이후 가장 컸다.

인구 100명당 이동자 수를 뜻하는 인구이동률(12.0%) 역시 1972년 이후 50년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노형준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주택시장이 전년에 비해 덜 활발했고, 주택 관련 이동 수요가 줄면서 국내 인구 이동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1~11월 주택매매량은 48만 건으로, 1년 전 같은 기간(96만1,000건)보다 절반 이상 줄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주택 관련 사유로 이동한 인구(211만6,000명)도 같은 기간 59만8,000명(약 22%) 쪼그라들었다. 시·도마다 편차가 커 서울의 경우 2021년 9만5,900명이던 주택 관련 이동자 수가 지난해(5만8,600명) 약 39% 줄었다. 경기는 같은 기간 7만7,600명에서 2만7,700명으로 약 64% 급감했다.

주택 관련 이동 사유에는 내 집 마련이나 재개발·재건축, 전·월세 계약기간이 끝나 이사한 경우 등이 포함된다. 인구 이동 이유 중 이러한 주택 관련 부분이 전체의 34.4%로 가장 컸고, 가족(23.7%), 직업(23.4%)이 뒤를 이었다.

수도권 집중 현상과 서울 이탈 현상도 반복됐다. 지난해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에는 3만7,000명이 순유입되면서 2017년부터 6년째 순유입 흐름을 이어갔다. 연령별로는 20대 비율이 가장 높았다. 젊은층이 수도권 대학에 진학하거나, 수도권 소재 기업에 취업하면서 이동하는 추세가 계속되고 있다는 얘기다. 지방 대학·기업의 구인난이 심화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전입자보다 전출자가 많아 순유출이 일어난 곳은 17개 시·도 중 10곳이었고, 그중에선 서울(3만5,000명)의 순유출 규모가 가장 컸다. 서울은 지난해까지 33년째 인구가 순유출되고 있다. 인구가 순유입한 곳은 △경기(4만4,000명) △인천(2만8,000명) △충남(1만4,000명) △세종(1만 명) 등 7곳이다.


세종=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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