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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여객 회복은 느린데 항공화물 운임은 34% 급락…"경기침체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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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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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 전환으로 기대를 모았던 대형항공사(FSC)의 실적에 오히려 빨간불이 켜졌다. 펜데믹 기간 대형항공사(FSC)를 먹여 살린 화물사업이 운임 하락으로 부진을 맞은 가운데 여객 사업 회복은 예상보다 지연되면서다.

30일 홍콩 TAC 지수에 따르면 발틱항공화물운임지수(BAI)는 지난 23일 2604포인트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하락했다. 사상 최고점을 기록했던 2021년 12월(5254포인트)과 비교하면 50% 떨어졌다.

각국이 방역 규제를 완화하면서 국제선 여객 공급이 증가하자 여객기를 통한 화물 공급도 함께 늘어났다. 여기에 경기침체까지 겹치면서 운임이 급락 중이다. TAC 지수는 "글로벌 경기가 침체하면서 항공운임도 하락하고 있다"며 "올해 새롭게 갱신되는 (운임)계약들도 낮은 가격대에서 체결되고 있으며, 소비자 수요 하락도 데이터에서 보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1700선을 오가던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치지만 화물사업에는 적신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국제선 하늘길이 막히자 여객기를 화물기로 전환해 막대한 수익을 봤다. 대한항공은 이에 2021년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515% 증가한 1조4644억원을 나타내며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아시아나항공도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 화물사업에 힘입어 3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항공화물이 2021년 말 고점을 찍은 뒤 지난해 내리 하락세를 보이자 항공사들은 다시금 화물기로 개조했던 여객기를 다시 여객기로 되돌리고 있다. 여객사업이 다시 살아나리라는 기대에서다. 대한항공은 이달 기준 화물기로 개조한 여객기 16대 중 15대를 여객기로 복구했다. 나머지 한 대는 오는 2월 중에 복구할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지난 16일 7대를 전부 여객기로 되돌렸다.

그러나 기대만큼 여객사업은 살아나지 않고 있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주간 운항횟수는 코로나 직전인 2019년의 절반에 못 미친다. 지난해 11월에는 43%, 12월에는 49%, 이달에도 49%대로 유지 중이다. 최근 일본을 중심으로 국제선 여객이 살아나고 있지만 저비용항공사(LCC)와의 경쟁이 치열하다.

당초 일본 노선은 당초 제주항공이 코로나 이전부터 운항편수와 여객 수송 1위를 차지해왔으며, 지난 10월 일본이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 이래 선두 자리를 유지 중이다. 다른 주력 매출 노선인 중국은 여전히 빗장을 걸어 잠근 상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중국에서 코로나가 재확산하는 가운데 관련해 국내 방역도 강화되면서 1분기 말까지 50% 돌파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중국이 괜찮아지면 더 빨리 회복할 수는 있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이미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국제선 여객 매출액 증가분이 화물 부문의 역신장 속도를 만회하지 못해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21% 하회할 전망"이라며 "올해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48% 감소한 1조4700억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화물사업이 계속 하락해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귀할지는 미지수다. TAC 지수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대만 갈등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 인플레이션 등 거시적 요소에 따라 불확실성이 유지될 것"이라며 "항공운임이 (리스크에 대한)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여객 사업의 경우 오는 2분기에는 개선될 것으로 항공업계는 보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하계스케쥴이 새롭게 시작되는 3월 마지막 주부터는 미주·유럽·동남아 등 주요 노선별 운항횟수를 늘려 전체 여객 운항횟수를 60%대까지 회복할 계획"이라며 "수요 회복 노선을 중심으로 공급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한결 기자 ha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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