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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 알뜰폰, ‘데이터 캐시백’ 앞세워 통신시장 ‘메기’로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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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초기의 카카오톡 로고(왼쪽), 친구목록(가운데), 채팅방(오른쪽). /카카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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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3월 18일,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이 출시됐다. 무료 서비스를 표방하던 카카오톡은 출시 하루 만에 한국 앱스토어 소셜 네트워크 분야 1위에 올랐다. 전화번호 등록만으로 지인과 대화할 수 있고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무료 채팅이 가능해 인기를 끌었다.

당시 SK텔레콤은 네이트온 등 PC 메신저 서비스를 7년 넘게 서비스하는 등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는 충분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1회당 30원씩 연간 1조원 수준의 문자메시지(SMS) 매출을 포기하기 어려웠다. 이후 네이트온UC(SK텔레콤), 올레톡(KT), 와글(LG유플러스) 등 통신사들이 메신저 서비스를 내놨지만 이미 시장을 선점한 카톡의 상승세를 막기 어려웠다. 카톡은 출시 1년 만에 가입자 1000만명을 돌파한 뒤 이듬해 4000만명을 넘어섰다. 이후 현재까지 점유율 96%의 독보적인 서비스가 됐다.

30일 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가 신규 알뜰폰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통신업계에 파장이 일고 있다. 그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5세대 이동통신(5G)에서 10GB(기가바이트), 100GB 등 2가지 요금제로 양분하면서 가입자가 사용하지 못한 데이터에 대한 이른바 ‘낙전수입’을 취해왔다. 하지만 신규로 진입하는 토스 알뜰폰이 가입자의 남은 데이터를 돌려주는 캐쉬백을 무기로 내세우면서 가입자를 빼앗기지 않으려는 통신 3사도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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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SK텔레콤 네이트온UC, KT 올레톡, LG유플러스 와글.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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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용하지 못한 데이터를 돌려준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토스는 이날 오후 알뜰폰 페이지를 오픈하고 신규 요금제를 공개하면서 본격적인 개통에 나섰다. 금융사업자의 알뜰폰 시장 진출은 국민은행의 KB리브엠에 이어 두 번째다. KB리브엠은 최근 한 소비자 만족도 조사에서 통신 3사와 기존 알뜰폰 업체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할 만큼 호평을 받고 있다.

토스모바일 요금제는 ▲데이터 100GB(5만9800원) ▲데이터 71GB(5만4800원) ▲데이터 15GB(3만5800원) ▲데이터 7GB(2만4800원) 등 총 4종으로 구성됐다. 데이터 100GB와 71GB 상품은 미사용 잔여 데이터에 따라 최대 1만원 토스포인트 캐시백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토스모바일은 서비스 오픈을 기념해 3개월간 ▲100GB 3만9800원 ▲71GB 3만4800원 ▲15GB 2만5800원 ▲7GB 1만4800원 등 최대 2만원을 할인해 요금제를 제공하기로 했다.

각 요금제에 따라 세부적인 차이는 있지만, 데이터 100GB 요금제 기준으로 10GB 미만을 사용할 경우 소비자는 1만원 상당의 토스포인트를, 10~30GB 미만을 사용할 경우 5000원 상당의 토스포인트를, 30~70GB 미만을 사용할 경우 2000원 상당의 토스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여기에 통신비를 토스페이로 결제할 경우 5000원을 토스포인트를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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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모바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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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립받은 포인트는 무신사(패션), 배달의민족(음식), 여기어때(숙박), 교보문고(도서) 등 7000여개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토스모바일은 지속적으로 가맹점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그간 이동통신 가입자들 사이에서 다 쓰지 못하고 남은 데이터에 요금 할인 등 보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컸다. 하지만 통신 3사는 수익성을 이유로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다. 남은 데이터를 이월해주거나 가족 등에게 데이터를 공유해주는 서비스가 있었지만, 대부분 용량 제한을 걸어놓으면서 실효성이 떨어졌다. 토스 알뜰폰의 캐시백 제도는 사실상 가입자가 실제 사용한 만큼만 비용을 지불하는 시대를 개척한 셈이다.

통신 3사가 캐시백 개념을 도입하지 못했던 것은 그간 100GB 고가요금제를 중심으로 판매하면서 유휴 데이터에 대한 낙전수입을 포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보통 통신사의 경우, 전체 가입자에게 제공되는 데이터량 만큼의 시설투자를 집행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전체 가입자의 데이터 제공량이 1000GB라면 절반 수준인 500GB만큼의 시설투자를 집행한다. 모든 가입자가 데이터를 전부 사용하진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기준 5G 가입자 1인당 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25.8GB이다. 또 트래픽이 줄면 설비사용 및 트래픽 안정화에 들어가는 비용도 추가적으로 줄 일 수 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지난해 8월 30GB대의 중간요금제가 나오기 전까지 5G 출범 후 4년간 10GB와 100GB 등 2가지 요금제로 양분됐고, 소비자들은 데이터 사용량이 너무 적은 10GB 요금제 대신 울며 겨자먹기 심정으로 100GB 요금제에 가입해왔다”라며 “통신 3사가 더 세분화 된 중간요금제를 출시하거나 사용하지 못하는 데이터에 대한 캐시백 등의 정책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 통신 3사 ‘데이터 캐시백’ 도입할까

통신 3사 입장에서도 답답한 상황이다. 토스 알뜰폰이 내세운 ‘데이터 캐시백’은 가입자들이 가장 많이 요구하던 부분이다. 전문가들은 토스 알뜰폰이 과거 카카오톡의 탄생처럼 통신업계의 ‘메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통신사들이 데이터 낙전수입을 포기하지 못하면서 결국 토스 알뜰폰이라는 강력한 경쟁사를 탄생시켰다는 의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무선통신 서비스 가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SK텔레콤 가입자 수는 총 3069만명으로 점유율은 39.9%다. SK텔레콤 점유율이 40%대 아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국내 알뜰폰 시장은 2011년 도입 이후 가입자가 꾸준히 늘어나며 지난해 1200만명을 돌파했다. 알뜰폰 가입자 점유율도 꾸준히 늘어 16.4%에 도달,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20.8%)를 바짝 뒤쫓았다.

토스 알뜰폰이 무서운 것은 가격뿐만 아니라 가입자 잠재성이다. 토스는 금융 플랫폼 토스를 사용하는 2400만명 가입자를 공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토스의 절대 지지층은 20~30대다. 토스 앱은 전체 20대 인구 700여만명의 80%, 30대의 67%를 가입자로 확보했다. 토스증권 계좌의 70%도 20~30대가 갖고 있다.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자급제 스마트폰을 구입하고 알뜰폰 요금제에 가입하는 게 통신비를 절약하는 방법으로 통하고 있다. 토스 관계자는 “통신 3사 가입자가 토스모바일 요금제로 변경할 경우 약 20% 이상의 통신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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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스퀘어 매장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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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모바일은 알뜰폰의 부족한 점으로 지적됐던 고객센터, 멤버십 혜택 등도 개선했다. 24시간 고객센터를 운영하고, 토스 앱에서 쉽게 개통할 수 있도록 했다. 잔여 데이터 확인도 앱에서 할 수 있다. 가입 시 필요한 유심은 무료로 배송한다.

일반적인 경우 알뜰폰 앱을 별도로 다운받아야 하는데, 토스 이용자라면 기존 앱에서 해결이 가능해 번거로움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토스페이로 결제하면 10% 캐시백 혜택도 제공한다. 이는 멤버십 혜택과도 연동될 전망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테슬라 스페이스엑스가 제4 이동통신으로 들어올 수 있다는 등 여러 가지 얘기가 있는데, 통신사 입장에서 가장 무서운 기업이 토스 알뜰폰이다”라며 “현재 토스알뜰폰의 캐시백 개념이 어느 정도 성공할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데, 가입자를 빼앗기지 않으려는 통신 3사 역시 비슷한 요금제를 신설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박성우 기자(foxps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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