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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은사 될 뻔한 모리뉴 앞에서 철벽수비 선보인 김민재… 나폴리, AS로마 꺾고 4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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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나폴리에서 활약 중인 김민재(왼쪽)가 30일 이탈리아 나폴리의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 경기장에서 열린 AS로마와의 2022~2023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안방경기에서 1-1로 맞서던 후반 41분 결승골이 터지자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나폴리는 AS로마를 2-1로 꺾고 리그 4연승을 질주했다. 나폴리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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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27·나폴리)가 토트넘(잉글랜드) 감독 시절 자신을 영입하려 했던 조제 모리뉴 AS로마 감독(60)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나폴리는 30일 이탈리아 나폴리의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 경기장에서 열린 2022~2023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안방경기에서 AS로마에 2-1로 승리했다. 4연승을 달린 나폴리는 승점 53(17승 2무 1패)으로 2위 인터밀란(승점 40·13승 1무 6패)과의 승점 차를 13까지 벌렸다.

리그 종료까지 18~19경기가 남은 가운데 인터밀란이 5연승, 나폴리가 5연패를 동시에 해야 두 팀의 순위가 바뀔 수 있다. 올 시즌 인터밀란이 4연승을 두 번 했던 반면 나폴리는 연패를 한 적이 없다. 미국 통계업체 파이브서티에잇은 나폴리의 우승확률을 92%로 예측했다. 나폴리가 리그에서 마지막으로 우승한 건 1989~1990시즌이다. 당시 리오넬 메시(36·파리 생제르맹) 이전에 아르헨티나의 ‘축구영웅’으로 불린 디에고 마라도나(1960~2020)가 활약하던 시기였다.

중앙수비수로 풀타임을 소화한 김민재는 이날 빈 틈 없는 수비를 선보였다. 축구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에 따르면 김민재는 걷어내기 9회, 슈팅저지 2회를 기록했다.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기록이다. 여기에 태클 2회, 패스성공률 93.2%를 기록하는 등 후방에서 활약했다. 중앙을 책임진 ‘김민재-아미르 라흐마니’ 콤비의 수비에 AS로마가 내세운 스리톱 공격진은 슈팅 2회에 그칠 정도로 고전했다.

김민재의 활약에 애를 태운 사람이 있다. 적장인 모리뉴 AS로마 감독이다. 경기 후 모리뉴 감독은 “김민재와 라흐마니는 대인 수비가 아주 강한 선수들이다. 그 중 김민재는 환상적 선수였다”고 극찬했다. 올 시즌 7골을 기록했지만 이날 슈팅 1개에 그쳤던 AS로마의 간판 공격수 파울로 디발라(30)의 경기력을 언급하던 도중 나온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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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로마와의 경기를 앞두고 몸을 풀고 있는 김민재(나폴리). 나폴리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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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와의 경기 전후로 모리뉴 감독의 머리 속에는 김민재만 있는 듯 했다. 경기 하루 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모리뉴 감독은 “토트넘 감독 시절(2019~2021년) 김민재 영입을 원했다. 김민재와 몇 차례 영상 통화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토트넘은 이적료로 500만 유로(약 67억 원)를 제시했으나 당시 김민재의 소속팀이었던 베이징 궈안(중국)은 1000만 유로(약 134억 원)를 원했다. 당시 토트넘은 이를 지불하는 게 불가능했다”며 “김민재가 활약하는 곳을 보라. 그 ‘쓰레기 수비수’가 나폴리에서 뛰고 있다”고 덧붙였다. 돈을 아끼다 빅리그 최정상급 수비수로 성장한 김민재 영입에 실패한 토트넘을 향해 독설을 날린 것이다.

김민재가 수비를 맡고 있는 나폴리는 이번 시즌 세리에A에서 가장 적은 실점(15점)을 하고 있다. 사제지간이 될 뻔한 모리뉴 감독 앞에서 김민재는 이날도 철벽수비로 나폴리에게 승리를 안기며 모리뉴 감독의 속을 더 아프게 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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