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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단독] 美 금융당국, 3배 ETF 금지…서학개미 최애 종목들 이젠 못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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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융당국이 파생상품 관련 규정을 강화하면서 미국 시장에서 앞으로 3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나오지 못하게 됐다. 국내 투자자들도 나스닥100지수 상승률의 3배 이익을 내도록 만들어진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TQQQ) ETF 등 미국 시장에 상장된 3배 레버리지 상품에 많이 투자해왔기 때문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해 8월부터 파생상품 관련 규정인 18f-4를 강화해 적용하기 시작했다. 레버리지와 인버스 ETF에 활용되는 레버리지 제한에 관련 규정인 18f-4는 지난 2021년 2월 19일 효력이 발효됐지만, 1년 6개월간 유예기간을 거쳐 지난해 8월 19일부터 적용됐다.

이 규정의 핵심 내용 중 하나는 레버리지 리스크를 200%까지로 제한한 것이다. 또 200% 이하의 레버리지 비율 상품이라고 하더라도 SEC가 투자 위험성이 크다고 판단하면 승인을 내지 않도록 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우량 기업의 우선주(preferred stock)를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상품에 대해서는 레버리지를 250%까지 허용하지만, 이를 제외한 대부분의 금융투자 상품은 2배 이상의 레버리지를 추종하도록 설계할 수 없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SEC는 3배 레버리지 ETF 상품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미 출시됐던 ETF는 계속 운용을 하도록 허용하되 앞으로 신규 상품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SEC가 2배 ETF에 대해서도 일부 레버리지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되는 상품은 출시를 허용하지 않는 등 굉장히 보수적이고 강한 규제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미 자산운용사인 AXS인베스트먼트가 18f-4의 유예기간인 지난해 2월 9일 SEC에 승인 신청을 제출한 테슬라 기초자산 2배 ETF(AXS 2x TSLA Bull ETF)는 레버리지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해 SEC가 승인을 보류했고 AXS는 레버리지 비율을 1.1배~1.75배로 낮춰 출시했다.

조선비즈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18f-4 규정 문구. 펀드(ETF)의 최대예상손실액(VaR‧Value at Risk)이 200%를 초과할 수 없고, 우량 우선주도 250%를 넘을 수 없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 = SEC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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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당국의 이런 입장으로 향후 미국에서 3배 이상의 ETF 시장이 축소되고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 선택지도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투자자들은 미 3배 ETF의 주요 투자자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7월 22일부터 지난 26일까지 6개월 동안 국내 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투자상품 중 2위부터 5위까지는 모두 3배 레버리지 ETF 상품이었다.

나스닥지수 상승의 3배를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TQQQ) ETF가 5억8219만2297달러(약 7160억원) 순매수해 순매수 2위를 기록했고,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역으로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X ETF’(DIREXION DAILY SEMICONDUCTOR BEAR 3X ETF)(순매수 금액 3억2542만2093달러‧3위) 등도 투자자들이 몰렸다.

한편 국외 시장에서 3배 이상의 레버리지 상품이 거래되는 곳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나스닥거래소(NASDAQ), 영국 런던증권거래소(London Stock Exchange)다. 런던증권거래소에는 최대 5배 레버리지 상품도 거래되고 있다.

조선비즈

그래픽=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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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용 기자(jh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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