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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르포] “강남서 단체로 왔어요” 노원 재건축 온기는 돌지만 거래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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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지난 28일 오후 서울 노원구 상계1단지의 모습./조은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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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이후 첫 주말이었던 지난 28일 오후.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재건축 아파트 인근 공인중개업소에서는 전화벨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영하의 추운 날씨였지만 삼삼오오 모여 찾아오는 손님도 오전부터 이어졌다고 했다. 이달 초 상계1·2·6, 상계 한양 등 4개 단지가 일제히 안전진단을 통과해 재건축이 확정된 이후 매일 상당한 문의가 온다는 게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얘기였다.

상계6단지 인근의 A 중개업소 대표는 “오전에 강남에서 부동산 투자 강의를 듣는다는 사람들이 팀을 이뤄 방문을 했다”면서 “설 연휴가 지나서인지 오늘은 유난히 방문이 많다”고 했다. 상계1단지 인근의 B 중개업소 관계자는 “오늘 강남, 목동을 비롯해서 서울 곳곳에서 손님들이 왔다”면서 “급매부터 가격 순서대로 안내하는데 관심이 많더라”라고 했다.

이들 단지를 가보니 재건축 확정을 축하하는 건설사들의 현수막이 곳곳에 붙어있었다. 현대건설과 GS건설, DL이앤씨, 롯데건설 등 대형건설사들이 벌써 시공권을 따내기 위해 경쟁을 시작한 분위기였다. 2021년 1차 정밀안전진단을 받은 후 진척이 없던 이 단지들은 정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안전진단 합리화 방안이 적용된 이달 초 일제히 2차 공공기관 정말안전진단의 벽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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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오후 서울 노원구 상계2단지 내에 안전진단 통과를 축하하는 건설사들의 현수막이 걸려있다./조은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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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 문의는 이어졌지만, 정작 거래로 이어지는 건 아직 많지 않았다. 최근 거래절벽의 여파로 이곳에도 ‘관망세’가 이어지는 데다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가격을 올리고 있어서다. 매수희망자와 집주인들이 분위기를 파악하고 있는 시기로 보였다.

상계6단지의 경우 전용 58㎡기준으로 지난해 11~12월 5억2000만~7000만원에 실거래가 이뤄졌고 최근 5억 후반대에 급매가 일부 거래됐다. 현재 나온 매물은 모두 6억원 이상이다. 상계1단지는 지난해 가장 작은 전용 32㎡와 일부 소형을 제외하고는 최근까지 거래가 없었고, 2단지 또한 작년 평형별로 1~2건을 제외하고는 거래가 전무했다. A 중개업소 관계자는 “1층 급매가 6억원에 나와 있다”면서 “집주인들이 가격을 올리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상계동 재건축 추진 단지들의 매매가격은 추진 속도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시공사를 GS건설로 확정한 상계5단지는 내년 이주를 앞두고 있어 상계동에서 진도가 가장 빠르다. 그만큼 가격대는 상당히 높게 형성돼 있었다. 전용31㎡ 단일면적으로 구성됐는데, 6억원에 급매 물건이 나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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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오후 서울 노원구 상계5단지 정문 앞의 모습./조은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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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계5단지 맞은편 C중개업소 대표는 “재건축 후 30평형대를 배정받기 위해서는 추가분담금으로 5억~6억원 정도가 더필요하다고 봐야 한다”면서 “5단지는 노원역과 가깝고 길 하나 건너 초·중학교가 있어 인기가 있다”고 했다.

이번에 재건축이 확정된 단지 중에서는 규모가 작고 평형 구성이 단순한 상계 한양이 진도가 가장 빠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아파트는 최근 급매가 다수 회수된 가운데 전용86㎡의 경우 8억8000만원이 최저가로 나와 있었다.

30일 출시되는 ‘특례보금자리론’에 대한 문의가 이어진다는 것도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공통된 이야기였다.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 최대 5억원까지 최저 3%대의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상품으로, 노원구 구축 아파트는 80% 가량이 주택 가격이 9억원 아래라 대상이다.

상계동의 D중개업소 관계자는 “특례보금자리론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도 포함되지 않고, 주택가격 기준이 9억원 이하라 이 일대 재건축을 투자하려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은 분위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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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오후 서울 노원구 월계동 월계시영(미·미·삼)의 전경./조은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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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구에서 다음 안전진단 통과 순번으로 지목된 월계시영 일명 미·미·삼(월계미성·미륭·삼호3차) 역시 규제완화 영향을 받고 있었다. 총 3930가구의 대형 재건축 단지임에도 이날 기준 급매는 3건, 전체 매매 매물은 12개 정도만 남은 상황이었다. 삼호3차 전용 59㎡는 지난 21일 6억9000만원(2층)에 거래됐는데 직전 거래(6억4750만원)보다 4000만원 이상 상승한 가격이다.

D중개업소 관계자는 “미·미·삼이 광운대역세권 개발과 맞물리면서 급매를 찾는 손님이 굉장히 많은데 가구수에 비해 매물이 많지 않다”고 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까지 주간 하락폭이 1%를 넘어섰던 노원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5주 연속 하락세가 둔화하며 낙폭을 지난 23일 기준 전주대비 0.31%까지 줄였다.

조은임 기자(goodn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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