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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해수부, 남극 '난센 빙붕' 860m 두께 얼음 뚫고 해저 탐사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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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열수시추' 기술로 탐사…세계 네 번째 기록
"해수면 상승 예측 정확도 향상 기여 기대"
뉴시스

[서울=뉴시스] 남극 난센 빙붕 및 열수 시추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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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해양수산부(장관 조승환)와 극지연구소(소장 강성호)는 한국이 주도하고 영국 남극조사소가 참여한 국제연구팀이 남극 '난센 빙붕' 860m 두께의 얼음을 뚫고 빙하 아래 해저를 탐사했다고 30일 밝혔다.

난센 빙붕은 남극 대륙빙하와 이어진 수백 미터 두께의 얼음덩어리로, 빙하가 바다에 빠지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이번 성공은 전 세계 빙붕 '열수시추' 탐사 중 영국 남극조사소의 기록에 이어 네 번째다. 열수시추는 섭씨 90도 이상으로 끓인 물을 얼음에 고압으로 뿌려 구멍을 만들고, 빠르게 바닥까지 뚫는 기술이다.

온난화로 인해 빠른 속도로 남극 빙하가 녹아내리는 현상은 전 지구 해수면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피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남극 빙하가 얼마나 빨리 녹아내릴지, 해수면이 얼마나 상승할지 예측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바다와 맞닿아 있는 남극 빙붕 아래쪽의 해양환경(수온·염도·유속 등)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빙붕은 바다와 맞닿은 대륙빙하(지반선 부근)에 가까워질수록 얼음이 두꺼워져 얼음을 뚫기가 쉽지 않다.

극지연구소 이원상 박사 연구팀은 빙붕 아래 남극 바다를 탐사하기 위해 열수시추 방식으로 얼음을 뚫는 데 성공했다. 열수시추 때에 만들어놓은 구멍(시추공)이 다시 얼어 막히기 전에 끝까지 뚫고 관측 장비를 설치하는 게 관건이다.

우선 얼음을 뚫는 주변 지역의 크레바스(빙하가 갈라진 틈)를 정밀하게 조사해야 하고, 지속해서 열을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남극이라는 극한 환경에서 많은 물을 확보해야 하는 등 어려운 조건을 이겨내야 하는 고난도 기술이다.

우리나라 극지연구팀은 기술 지원을 위해 참여한 영국 남극조사소 연구진과 함께 지난해 12월 남극장보고과학기지에서 약 30㎞ 떨어진 난센 빙붕에 캠프를 설치하고, 얼음 아래에 거대한 공간을 만들어 물을 채우는 방법으로 물을 확보했다. 이어 올해 1월3일부터 5일까지 총 42시간의 끊임없는 열수시추 끝에 860m 두께의 얼음을 뚫는 데 성공했다.

이번 난센 빙붕 시추는 1300m 가까이 되는 두께의 빙붕 열수시추를 하기 위한 기술 확보가 목적이다. 연구팀은 이번 경험을 토대로 2025년에 서남극 '스웨이츠 빙하'에서 빙붕 열수시추(1100~1300m)에 도전할 예정이다.

스웨이츠 빙하 지역 하부를 탐사하게 되면 빙하가 녹는 속도를 더욱 정확히 예측하고 기후변화 예측 모델의 정확도를 향상할 수 있다. 스웨이츠 빙하는 남극에서 가장 빠르게 녹고 있는 빙하로, 전부 녹으면 지구의 평균 해수면이 65㎝ 오르고, 주변 다른 빙하가 녹는 것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운명의 날' 빙하로 불린다.

조승환 해수부 장관은 "남극의 혹독한 추위와 강풍이라는 극한 환경에서 1000m에 가까운 두꺼운 얼음을 단기간에 뚫고 그 아래를 탐사하는 것은 인류의 한계에 도전하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우리나라의 이러한 성공이 이어질 수 있도록 관련 연구를 지원하고, 이를 통해 더욱 정밀하게 해수면 상승을 예측하는 등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ky032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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