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사건은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첫 불을 붙인 핵심 사건이다. 그는 과거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 개발 사업의 최종 결정권자로서 측근들을 통해 민간개발업자들에 특혜를 몰아주고 그 대가로 428억원의 지분을 약속받았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미 측근들이 민간업자들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물증과 진술이 나와 구속 기소되는 등 이 대표의 관여 정황이 속속 드러난 상황에서 검찰이 재판에 넘기기 전 그의 소명을 듣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검찰조사에 임하는 이 대표의 태도는 실망스럽다. 당당히 조사를 받겠다는 공언과 달리 여론전을 통해 검찰과 정권 때리기에만 몰두하고 있어서다. 소환과정에서부터 검찰과 신경전을 벌인 데 이어 이날 출두할 때와 조사를 마치고 나올 때 그는 “윤석열 검사독재정권이 법치주의 헌정 질서를 파괴한다” “검찰이 기소를 목표로 조작한다”며 사안을 정치적 시빗거리로 몰아가는 데 급급했다. 조사 중에도 33쪽의 서면진술서로 대부분의 답변을 갈음하는 등 사실상 묵비권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장동 의혹은 전형적인 지방 토착비리로 문 정부에서 수사가 시작됐다. 그런데도 이를 윤 정부의 정치적 탄압으로 프레임을 걸고 양심수처럼 행동하는 건 국민을 호도하는 일이다. 대선에서 석패한 국회 다수당의 대표에 대해 검찰이 “없는 사실을 조작해 범죄자로 몰아간다”는 그의 선동이 양식있는 대다수 국민에게 먹힐지 의문이다. 통상 억울한 피의자는 조사 과정에서 적극 소명하게 마련이다. 이 대표도 혐의가 없다면 법리로 당당히 승부하면 된다. 극렬 지지층이나 민주당을 방패막이로 삼을 게 아니라 스스로의 힘으로 혐의를 벗어야 자신도 살고 당도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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